일시: 2017년 7월 10일 오전 11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심상정 정의당 대표 퇴임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의당 대표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내일이면 2년의 임기가 종료됩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국가로 보나 정의당으로 보나 중대한 전환기에 당대표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2015년 당대표를 맡으면서 정의당을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당원 수와 지지율이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량적 성장보다, 제가 임기 중에 가장 주력했던 일은 정의당을 현대적인 정당체제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정의당이 진보적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유능한 정책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해 정책미래내각을 구성했습니다. 예산과 조직 혁신을 통해 풀뿌리 조직을 강화,확대했습니다. 또 교육연수원을 통해서 당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일상적 교육 시스템도 갖춰왔습니다. 이제 정의당은 과거 낡은 정파 질서를 넘어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현대적 정당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은 저와 정의당에게 뜻깊은 선거였습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라는 정의당의 비전을 국민께 또렷이 제시했습니다. 특히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크게 호응했고, 국민들로부터도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정의당에 따라붙었던 군소정당이라는 딱지는 더 이상 정의당의 숙명이 아닙니다. 운명도 아닙니다. 이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입니다.
제가 정의당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무엇보다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촛불시민들의 열망을 받아 안아 탄핵정국을 선도해낸 것입니다. 촛불의 의미를 그 어느 정당보다 가장 철저히 인식했고, 한발 앞서 행동했으며, 일관성을 갖고 촛불시민과 함께 실천해왔습니다. 이는 다른 정당들처럼 선거용으로 벤치마킹한 진열 상품이 아니라, 촛불시민의 요구가 바로 정의당의 비전이고, 존재이유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촛불시민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저는 이것이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 시민들의 고단한 삶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60년 기득권 체제도 여전히 공고합니다. 무엇보다 촛불 이전에 구성된 낡은 국회가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임을 앞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촛불시민혁명은 정권교체를 넘어 2020년 총선혁명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기득권 편향의 낡은 국회를 바꿔야 합니다.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18세 투표권 도입 등 정치개혁에 계속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주십시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주십시오. 거침없는 개혁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임기를 마치고 정의당의 자랑스러운 당원이자 국회의원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더 큰 사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 청년과 여성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꿈을 이뤄가는 것입니다. 이제 국민의 삶 한복판에서, 일터에서, 지역에서 시민 여러분을 만나고 대화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내일 확정될 정의당의 4기 지도부에도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를 보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질의응답
-임기 중 가장 뜻 깊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었다면.
=제가 가장 주력했던 일은 우리 정의당이 대중정당으로서의 기틀을 만드는 것이었고,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그것을 보람되게 생각한다. 가장 큰 자부심은 역시 촛불시민혁명에 밀착해서 탄핵정국을 선도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 어느 정당보다 촛불의 의미를 정확하게 인식했고, 한 발 앞서 실천했고, 일관성을 갖고 탄핵정국을 선도해왔다고 자부한다. 그것이 대통령 선거로 연결돼 정권교체로 이어진 것이라고 본다.
-임기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아직 저희 당이 6석의 작은 정당이다. 차기 지도부가 군소정당 딱지를 떼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군소정당 딱지를 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차기지도부가 군소정당 딱지를 떼기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우선 당의 체력을 강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정의당이 집권능력을 갖춘 유력정당이었다면, 아마 더 전폭적인 성원이 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다. 차기 집행부는 군소정당에서 유력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당의 체력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중요하다. 그것은 내년 지방선거승리로 가시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선으로 지지도, 인지도를 많이 높인 심상정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하는게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과감하게 대표직에 도전안하겠다는 결심했다. 이유가?
=강하고 매력적인 정당을 위해 필요한 게 많다. 그 중 리더십을 두텁게 형성하는 것이 강한 정의당으로 가는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심상정, 노회찬의 발밑이 비어있다는 지적을 많이 해왔다. 당이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추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지금이 당의 새로운 지도력을 확충하는데 적기라고 판단했다. 저는 여전히 당원으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 정의당의 집권시대를 열어가는 무한책임의 당사자로 함께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 할지? 대표 후보들 심상정 노회찬에게 어떤 역할 맡기겠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아직 제가 들어본 바는 없다. 차기 지도부가 역할을 주면 무조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 이외에도 대선시기에 제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거다. 그래서 당대표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그런 시민들과 광범하게 만나고 소통하고 힘을 모아가겠다는 말씀 드린다.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들과의 만남을 중심에 놓겠다. 그리고 정개특위가 구성이 돼서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을 실현하는데 제가 국회에서 해야 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대교체가 정의당에서 화두였고 필요성을 인정해서 이번에 연임 안하는데 2년 동안 후진 양성 위해 어떤 노력 했나.
=저희는 세대교체라기보다는 새로운 지도력을 확충한다는 표현을 쓴다. 제가 교체될 만큼 연로한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다른 기성정당들은 저같은 사람이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우리 당이 그동안에 승자독식 선거제도 하에서 지역구 돌파의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지역구 돌파를 한 사람이 심상정하고 노회찬이기 때문에 둘만 국민들이 크게 기억을 하고 계신 거라 본다. 그래서 당대표를 바꾼다고 해서 저희가 새로운 지도력 기반이 확충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서 유능한 정의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공직의 기회를 도모할 수 있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거제도 개혁 없이 정의당의 세대교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의당이 집권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또 작게는 정의당의 새로운 지도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마 4기 지도부도 마찬가지고 저도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 정의당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후반기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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