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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 원하시는 분 함께해요 [ 상식이 통하는 정치 시민모임 ] 2015 . 1 . 1 ~

세종시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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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 이해찬 세종시 국회의원.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 - ‘대통령’을 중심으로」정책토론회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4-12-12 23:12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 -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책토론회


 

<인사말>

개헌 논의 지평의 확대를 제안하며
- 한국형 권력구조의 모색과 개헌논의의 공론화

이해찬 (국회의원, 前국무총리)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이렇게 바쁘신데 많은 분들 참석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특히 이재오 의원님 더더욱 고맙습니다. 인사말은 나눠드린 책자에 나와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다시 말씀드리기 보다는 경험적인 얘기를 말씀드리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학생운동을 유신 때부터 시작했거든요. 1972년에 대학교 1학년 때 유신이 나는 바람에 우리나라 체제가 잘못되어간다는 자각 때문에 시작했는데 지금 42년이 됐습니다. 아까 다른 분들이 말씀드린 것처럼 42년 동안에 사회가 엄청나게 변화를 했는데, 권력구조라든가 정치체제는 그때에 비해서 크게 변한 게 없어요. 71년도 권력구조가 지금이랑 똑같아요. 41년 동안 사회성격 자체가 완전히 변했는데 헌법이라든가 권력구조라든가 이런 것들은 군부독재 시절에 없어졌던 국정감사•조사권 정도만 부활됐지 나머진 달라진 게 없어요. 지금 와서 보면 경제, 사회적으로 많이 발전되었는데 정치체제는 발전을 못하는 그런 답습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구조 속에서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이 거듭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국무총리 할 적에 노무현 대통령하고 서로 합의했던 게 뭐냐면 헌법정신을 살려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역할을 제대로 해보자. 노무현대통령이 먼저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외교, 국방, 통일에 관한 부분은 국정과제로 해서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고 나머지 분야는 전부 총리가 관장해라. 다만 총리과제 중에서 대통령의 관심 분야는 이양을 해달라 이렇게 합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외교, 통일, 국방은 청와대가 직접 관장을 하고 나머지는 총리실에 정책상황실을 만들어서 모든 과제를 총리가 책임지는 역할분담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상호간의 소통이 많아야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의 뜻이 반영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매주 월요일에 오찬을 2시간동안 합니다. 대통령비서실장, 정책실장이 참여하고 총리실의 국무조정실장, 비서실장이 참여하는 6인 회동을 통해서 그 주에 회의한 과제를 거기서 종합적으로 정리를 해요. 그리고 다음날인 화요일에 국무회의를 누가 주제할 것인가. 국정과제가 있는 국무회의는 청와대에서 주재를 하고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지 않는 과제는 총리가 국무회의를 해서 정부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합니다. 거기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법안을 만듭니다. 그 다음 수요일은 정책조정회의를 하는데 대통령의 수석비서관들이 다 참석을 하고 총리실의 정책실장하고 국무조정실장하고 각 부처의 장‧차관들이 나옵니다. 정책조정협의회는 총리가 주관해서 하죠. 주관에서 할 적에 의사결정의 최종적인 권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총리가 갖습니다. 조정된 내용을 가지고 토요일 당‧정‧청 협의회를 합니다. 거기서도 청와대에서 수석들이 다 나오고 당에서 원내대표하고 정책위 의장하고 당대표가 나와서 당‧정‧청 협의회를 거칩니다. 이 시스템을 매주 돌리는 겁니다. 당하고도 소통이 되고 대통령하고 총리하고도 소통이 되고 이렇게 되어야 이게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거거든요.

 

  그 시스템을 쭉 했는데 그렇게 운영해도 한계가 있는 게 뭐냐면 총리의 임기가 보장되어있지 않는 겁니다. 다른 국회에서 동의를 받은 사람들은 임기가 다 보장이 되어 있습니다. 헌법재판관이니, 대법관이니, 대법원장이니 다 임기가 보장이 되어있는데, 총리는 동의는 받았는데 임기가 보장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안정적이지 못한 거죠. 그러니까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을 총할한다고 되어있는데 임기가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총리가 자기주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책임 있게 결정한다는 게 한계가 있는 거예요. 노무현 대통령 때는 가능한 한 총리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그렇지 않으면 총리 나가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가지고서는 사실상 내각수반과 국가원수가 분리가 되질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엔 그런 걸 안정화시키려면 총리 임기제를 해야 해요. 예산편성권도 총리한테 줘야 해요. 제가 2005년에 2006년도 정부예산 편성 전권을 부여받았어요. 대통령이 큰 가이드 라인만 주고 편성권 자체를 총리가 했고 예산국회 나가서하는 시정연설도 총리실에서 작성을 해가지고 직접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대독총리’라는 말이 없어진 거예요. 대개 대통령이 한 말을, 청와대가 쓴 것을 총리가 가지고 나와서 그대로 읽어서 대독총리라는 말이 나온 거거든요.

 

  나중에는 대통령이 차관 추천권까지 총리실로 다 넘겼어요. 그러니까 내각이 확실하게 통할이 되는 거죠. 장관은 제청권을 가지고 있는데 차관에 대해서는 총리실이 추천권을 안가지고 있었어요. 그냥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총괄을 하는데 그때 총리실로 다 넘긴 겁니다. 그러니까 국무조정실이 잘 돌아가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대통령은 훨씬 국정과제에 전념하게 되고 나머지는 총리실에서 다 총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추진했던 과제 중에서 의미 있었던 것이 방폐장(방사능폐기물처리장) 선정하는 문제라든가, 혁신도시 기관 배분하는 거라든가, 부동산 대출제한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총리실 주재로 다 처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살려서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많이 줄일 수 있었습니다.

 

  헌법상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에 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중립적인 사법기관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법기관이 중립적으로 될 수가 없죠. 또 공영방송의 사장과 이사장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죠.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지켜야 하는 기관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제 이상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이러한데 실제로 나라가 커지고 규모가 커져서 대통령이 다 하고 싶어도 하지를 못해요. 대통령이 외국 출장을 일 년에 6~7번 나갑니다. 그 기간 동안에 의사결정을 누가 하겠습니까? 한 번 나가면 보통 일주일 내지 열흘 걸리는데 총리가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권한을 안 가지고 있으면 그 기간 동안은 공백이 되는 거거든요. 대통령이 꼭 참석해야 하는 국제회의가 많아졌어요. 그 기간 동안 총리가 내각을 관장하고 있지 않으면 공백이 생기는 거죠.

 

  청와대가 권한을 많이 가지고 있을 때 문고리가 생기는 겁니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될 때 생기는 거거든요. 인사권이 내각에 총리실에 있다고 하면 총리실에는 문고리가 안 생겨요. 왜냐면 총리실은 장관들이 만나기가 쉽잖아요. 대통령은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교육부 장관 할 때 김대중 대통령이 장관을 잘 만나주시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일 년에 4번 정도, 분기별로 한 번 봤던 것 같아요, 아마 박근혜 대통령 1년에 한 번도 못 만나는 장관들 많을 겁니다. 최근에 제가 전해 듣기로는 대면보고를 청와대 수석들이 못한다는 거 아닙니까? 수석들도 대면보고를 못하는데 장관들이 대통령 직접 보고 드리는 게 몇 번이나 되겠습니까. 대면보고 거기서 문고리가 작동되는 겁니다. 문고리가 보고서를 늦게 올리기도 하고 빨리 울리기도 하고. 문고리 쪽으로 자꾸 작동이 되다 보니까 이런 사태가 발생되는 겁니다. 옛날에는 문고리에서 통행료도 많이 받아먹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 그 문고리에 있는 사람들 잡혀가고 그랬잖아요. 요새는 통행료를 받아먹지는 않겠지만 권력은 왜곡되는 겁니다. 권력을 분권화 시켜야 합니다.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분권화시키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을 분권화 시키고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의 권한을 정확하게 분권화 시키는 겁니다.

 

  다른 나라의 헌법 제도, 기성품을 사오면 안됩니다. 헌법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 맞춤형이 되어야 합니다. 미국의 대통령제를 얘기하는데 미국 대통령제는 나중에 생긴 겁니다. 지방의회가 먼저 생기고 지방정부가 생기고, 나중에 연방정부가 생기고 연방대통령제가 생겼습니다. 이미 지방정부가 권한을 다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한테 떼어준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대통령제는 제왕적일 수가 없는 거예요. 입법‧예산편성권을 의회가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편성권 자체가 없잖아요. 우리가 예산 심의해보면 경제부처의 과장 하나가 국회의원한테 편성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합니다. 삭감권은 있지만 편성권은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할 말이 없어요. 항목을 신설하지 못합니다.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죠. 기재부 과장 정도 되면 똑똑해가지고 항목 신설하는데 왜 편성권을 침해하느냐고 합니다. 이게 우리나라 예산심의의 수준입니다. 그니까 사정사정해서 끼워넣기 하는 겁니다. 그래서 감사기능이라든가 예산편성권이라든가 이런 것을 국회에 많이 부여해 줘야합니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돌아갑니다.

 

  이런 내용을 잘 담아서 개헌논의가 충실하게, 선거구제 개편이라든가 이런 것까지 포함해서 충실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2015년, 16년이 어떤 새로운 분기점이라고 봅니다. 87년도가 분기점이라고 본다면 15년, 16년이 이 헌법제도를 잘 만들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보기 때문에 제가 이런 정책 토론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오늘 좋은 토론을 하는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http://www.lhc21.net/comm/bbs/board.php?bo_table=news&wr_id=299

 

토론회 책자 수록 인사말
 
존경하는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님, 국회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의 이재오 고문님을 모시고 개헌과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꺼이 토론을 맡아주신 강원택교수님, 김대환 교수님, 이규영 교수님, 이준한 교수님, 이현출 심의관님과 토론회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오랫동안 학계와 정치권에서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습니다. 故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하기도 하셨고, 18대와 19대의 국회의장님들도 개헌 논의를 위한 자문기구를 운영하고 보고서를 내신 바 있습니다. 개헌 필요성에 대한 학자와 전문가들의 논문과 세미나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주변 상황에 의해서, 때로는 정략적인 이유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덕분에 한국의 권력구조가 가지는 한계와 폐단이 심화되어 온 것 역시 사실입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은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현 권력구조를 만들어낸 87년 헌법은 역사적 역할이 있었고, 또 충분히 그 역할을 해 냈습니다. 민주주의의 실현이 가장 큰 과제였던 시기, 대통령 직선제와 단임제 권력구조를 규정한 이 헌법은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한 절차적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이뤄낸 소중한 헌법입니다. 특히 이 헌법을 쟁취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애정도 깊고 보람도 있는 헌법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7년이 지나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하는 지금, 87년 체제는 그 역할보다 한계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독재시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가 남아있고, 현 정부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의 역할은 유명무실하고 과도한 대통령의 인사권 때문에 행정부와 각종 공공기관은 물론, 사법부와 언론의 독립성과 중립성까지 훼손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의 권한과 책임이 과도하게 집중되다 보니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헌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정당이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와 문화,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법률과 제도들 역시 그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근본은 헌법에 있기에 이 폐단을 고치는데 있어 출발점은 개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대적 변화 역시 새로운 헌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7년간 우리 한국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실현했고 당시와 지금의 경제 규모는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 시민의식은 성숙했고 쌍방향 정보사회는 더 이상 정부의 불통과 전횡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냉전구조의 해체와 다변화된 국제질서는 보다 효율적인 정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심화되는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사회, 저성장 경제로의 변화는 국가 역할의 변화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 헌법구조로는 이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새로운 내용은 새로운 형식을 요구합니다. 이제 87년 체제에 담았던 내용은 시대적 변화에 의해 한계를 맞이했습니다. 키가 크면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어야 하듯이 이제 한국은 새로운 헌법, 새로운 권력구조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


 

새로운 권력구조 - 21세기 한국과 한국인에게 적합한 권력구조


 

한국의 미래 권력구조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저는 권력구조에 대해 논의할 때 항상 견지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권력구조든 현재 한국과 한국인에게 맞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입법자 솔론에게 “최상의 헌법이란 무엇인가?” 라 묻자, 솔론은 “어느 국민이 어느 시대에 필요로 하는 것인지 먼저 말해 달라.”고 대답했다 합니다. 이 예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국민에게나 항상 맞는 권력구조는 없다는 것입니다. 최상의 권력구조는 ‘특정한 시기 특정한 국민에게 가장 적합한 권력구조’입니다.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잘 작동하는 권력구조들을 보면, 각기 자신의 역사적 맥락, 정치문화와 구조, 상황에 맞춰 설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식 대통령제는 연방국가이자 의회와 사법부의 권한이 막강하고 집행부의 여러 권한이 분산되어 공유된 미국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체제입니다. 재상제라 불리며 칭찬받는 독일식 내각제도 민주주의와 안정을 동시에 중시하는 독일인의 정치적 성향과 함께, 서구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 전통을 가졌기 때문에 모범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또 일단 설계된 제도라도 헌법상 변화나 관행의 축적을 통해 자신에 맞게 발전, 변형시킨 사례도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는 개헌을 통해 대통령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최근 언급되고 있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정부제, 일명 분권형 대통령제는 대통령 불개입의 관행을 축적해서 지금은 내각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권력구조들은 각기 미국인, 독일인, 프랑스인, 오스트리아인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 구조에 적합하게 발전되어 왔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체제들입니다. 하지만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이’ 그 나라에서 잘 운영된다 해서 한국에서도 잘 운영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외국의 권력구조는 베껴야 할 ‘답’이 아니라 참고할 ‘사례’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 권력구조의 역사적, 정치적 맥락을 감안하고 장단점들을 분해, 융합, 제거하여 한국의 역사적 맥락, 현실, 과제에 맞는 ‘한국형 권력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제헌헌법 이래로 대부분의 기간 동안 국무총리를 가진 대통령제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만큼 국민에게 익숙하고 또 운영 경험도 축적된 권력구조입니다. 국민에게 주는 혼란이나 새로운 체제의 운영 경험을 생각할 때 과연 이 체제를 송두리째 바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까에 대해 저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 중임제와 임기 있는 책임총리제를 결합하고 입법부의 강화, 사법부/독립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 제고, 권력기관들의 견제 장치를 확보하는 ‘한국형 대통령제’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행 5년 단임제는 대통령이 자신의 아젠다를 수립하고 재원을 확보하여 집행을 완결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장관과 총리를 했던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임기 첫 해의 예산은 전임 대통령이 만든 것이고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상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습니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인데 국정 아젠다를 기획하고 추진을 시작하는 데만 3년 정도 걸립니다. 그래서 5년 단임제에서는 임기 내 완성을 위해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거나 전임 대통령이 추진한 정책이 변형 또는 방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소한 4년 또는 5년 중임제는 되어야 대통령이 자신의 아젠다를 일정 수준 완결할 시간을 갖게 됩니다.


 

더구나 단임제는 일단 당선되면 대통령이 선거로 평가받지 않으므로 소통의 유인이 약하고 자신의 정치적, 정책적 행동에 대한 책임성도 낮습니다. 이에 비해 중임제는 첫 임기에 기획하고 추진한 국정 아젠다를 다시 평가받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소통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소통과 책임이란 측면에서 단임제와 중임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 대통령제에서 나타나는 제왕적 리더십을 방지하고 완화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약하고 국회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일정 부분 달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사법부와 헌법재판소에 대한 인사권, 감사원 인사권, 선거관리위원회 인사권을 국회로 이관해야 합니다. 아울러 법적, 제도적 정비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중앙은행과 공영방송의 인사권도 국회로 이관하여 독립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가정보원, 검찰, 국세청, 경찰의 4대 사정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설계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가칭 ‘공직자비리수사위원회’를 독립위원회로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국회의 예산·결산, 정책 평가, 회계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제왕적 리더십을 견제하는데 유용할 것입니다.


 

책임총리제는 대통령의 제왕적 리더십을 견제하고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위한 또 다른 헌법 설계입니다. 한국의 국무총리가 유명무실한 의전총리, 방탄총리가 되는 것은 대통령의 자의적인 해임권 때문입니다. 연임 가능한 국무총리 임기제를 도입하고 일상적 국정운영과 국회와 관련된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헌법에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관 이하 고위공무원단 인사권을 국무총리에게 부여하여 국무총리의 행정부 실무 장악력을 확보하고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정책조정회의를 헌법기관으로 만드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무총리가 명실상부한 책임총리가 되어 대통령과 국정을 나누어 맡음으로서 복잡한 현대 행정을 효율적으로 분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제가 제안하는 한국형 대통령제는 좀 더 깊은 연구와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한 아이디어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국민에게 익숙하고 운영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는 한국 현실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권력구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범국민적 논의 기구와 개헌 논의의 백화제방


 

87년 헌법은 우리나라 현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로 인해 긍정적인 역할보다는 오히려 국가의 새로운 도약을 질곡하는 폐해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요구와 내/외 환경의 변화가 현 헌법체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성숙, 민생을 풍요롭게 하는 경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복지, 평화로운 한반도와 동북아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헌법이 필요합니다.


 

다만, 한꺼번에 바꾸기 보다는 가능하고 시급한 과제부터 순차적으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조항을 한 번에 개정하려 한다면 논의가 너무 확장되어 아예 개헌이 좌절되거나 일부 분야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헌법 개정은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수 있습니다. 저는 전국 선거와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일치시키는 것으로 그우려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차기 총선에는 가장 시급한 권력구조를, 차기 대선에는 기본권과 경제·복지 조항을, 차기 지선이나 차차기 총선에는 기타 사안을 개정한다면 충실한 논의와 국민적 관심, 그리고 비용 절감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개헌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가장 시급한 ‘권력구조의 개편’을 위해 금기 없고 다양한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회가 주도하여 학계와 시민사회 모두가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토론하는 범국민적 개헌 논의기구 창설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국회 내에 공식기구로 ‘권력구조 개편 특별위원회’ 설치도 제안합니다. 범국민적 논의기구에서는 다양한 제안을 논의하고 국회 권력구조 개편 특별위원회에서는 논의기구의 결과를 적극 수용하는 형식으로 개헌 논의를 진행한다면 국민적 논의와 실효성 있는 진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가 개헌과 한국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검토하는 ‘개헌 논의의 백화제방(百花齊放)’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내외 귀빈 여러분과 전문가 여러분, 그리고 참석자분들께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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