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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금리와 은행 예대금리의 연계성 분석
  글쓴이 : 김현수     날짜 : 07-09-11 04:32    
 

 

직접·간접금융의 균형발전에 대한 시사점 모색을 중심으로


검토배경


직접ㆍ간접금융의 균형적인 발전은 금융산업 전체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경제성장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데에도 긴요하다


직·간접금융이 상호 경쟁·보완하는 구조가 형성될 경우 성장성 높은 기업의 선별, 위험 분산, 자금조달비용 최소화 등의 금융기능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직·간접금융의 균형발전 정도를 실제로 계측하기는 쉽지 않으며, 주식시가총액 또는 채권시장 규모를 M3로 나누는 방법 등이 활용되고는 있으나 그 유용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직ㆍ간접금융 가격변수간 연계성을 분석*한 후 동 연계성 정도가 파악되는 유로지역 국가와 비교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직ㆍ간접금융간 균형발전 정도를 가늠한다.


* 직접금융 가격변수인 시장금리와 간접금융 가격변수인 은행 예대금리 사이에 긴밀한 연계성이 존재하면 직·간접금융의 균형발전 정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


아울러 각 예대부문별 금리연계성이 개별은행의 어떤 특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도 분석한다.



○ 통계자료(분석기간: 00.1∼07.3월) 및 모형 설정


본고의 실증분석 목적에 맞추어 두 종류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와 유로지역 국가의 상대적인 직·간접금융 균형발전 정도 비교: CD(91일) 및 회사채(3년, AA-) 금리, 예금은행 가중평균 예대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우리나라 개별은행 특성이 예대부문별 금리연계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CD(91일) 및 회사채(3년, AA-) 금리, 개별 예금은행별 예대금리(신규취급액 기준)


모형은 시장금리 변동에 은행 예대금리가 얼마나 신속하게 조정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설정했다.


○ 직접·간접금융의 균형발전 정도 분석


실증분석을 통해 분석한 우리나라의 금리연계성과 기존 연구결과를 통해 파악되고 있는 유로지역 국가의 금리연계성 정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정규모 수준이 정기예금을 제외할 경우 평균적으로 유로지역 국가의 절반 이하이다.


특히 기업대출금리와 장기시장금리간의 조정규모(-0.049)는 유로지역 평균(-0.260)의 20%에 불과하다.


가계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도 대체로 유로지역 평균의 절반 이하이며, 정기예금은 25%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우리나라 직·간접금융의 균형발전 정도가 유로지역 국가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져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특히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이 부각된다.


첫째, 우리나라와 유로지역간에 장기파급승수는 큰 차이가 없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조정속도가 크게 낮아 결과적으로 조정규모가 상당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예금은행이 예대금리 설정시 시장금리 변동을 유로지역 은행들만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경우 유로지역 국가와 달리 시장금리와 기업대출금리간의 연계성에 비해 시장금리와 정기예금금리간의 연계성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경우 유로지역 은행들에 비해 시장금리를 크게 의식하지 않은 채 기업대출금리를 비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그만큼 직접금융이 간접금융과 원활하게 경쟁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개별은행 특성이 예대부문별 금리연계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금리연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별은행의 특성으로는 시장지배력, 신용리스크 및 금리리스크, 초과유동성, 업무영역 다각화, 외국인 주식소유비중 등을 설정했다


분석 결과 기업대출금리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은행별 특성이 금리연계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예금은행이 규모 등 개별은행의 특성에 관계없이 시장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소기업대출금리의 경우 신용리스크로 인해 금리연계성이 저하되는 경향이다.


반면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경우 거의 모든 은행별 특성이 금리연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장지배력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업무영역이 다각화되거나 외국인 주식소유비중이 높을수록 금리연계성이 저하됐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용 및 금리리스크의 노출 정도에 의해 금리연계성이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에는 노출 정도에 의해 금리연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평균적으로 대기업대출의 금리연계성이 중소기업대출의 경우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예금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대기업대출 비중이 4%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대기업대출의 특성이 금리연계성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시사점


본고의 실증분석 결과는 우리나라 직ㆍ간접금융 균형발전 정도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직접금융 육성을 중심으로 직ㆍ간접금융의 균형발전을 위해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금융이 상대적으로 미발달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시장금리 등락에 따른 기업대출금리 변동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본고의 실증분석 결과도 직접금융 육성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선, 회사채 등 장기금융자산의 생산·공급능력이 확충될 수 있도록 금융환경을 조성해야 하겠다.


현재로서는 회사채시장의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장기금융자산 생산·공급능력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만성적인 초과자금수요가 해소되면서 국내기업의 자금조달 행태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기업투자 부진으로 인해 회사채 발행수요도 감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


그러나 장기금융자산 생산·공급을 담당해야 할 직접금융 담당 금융기관의 기능이 미흡할 가능성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이전 자금의 만성적 초과수요 상태에서는 증권회사가 수동적으로 업무를 영위하더라도 회사채 등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었겠으나 지금처럼 기업자금 조달패턴이 구조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에도 증권회사가 과거와 같은 업무행태를 지속한다면 직접금융시장의 양적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ㆍ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ㆍ이 제정되어 증권회사의 대형화가 촉진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더하여 장기금융자산의 생산ㆍ공급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중소기업의 직접금융시장 접근도가 제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다.


외환위기 이후 채권시장이 무보증채 위주로 재편된 이후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 발행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신용등급 AA- 회사채(3년 만기)와 신용등급 BBB- 회사채(3년 만기)의 유통수익률 격차는 2007.7월말 현재 2.76%p에 달하고 있는 반면 예금은행의 대기업대출금리와 중소기업대출금리간의 격차는 0.5%p 내외에서 유지된다.


은행대출은 담보부인 데 반해 채권은 무보증으로 발행되는 상황에서는 利差로 인해 간접금융이 일방적으로 유리하여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이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있다.


증권회사에 회사채 지급보증업무를 다시 허용하거나, 채권보증전문기관을 설립하는 등 중소기업 발행 회사채를 대상으로 신용을 보강하는 방안 검토한다.


다만 증권회사 지급보증업무를 재개할 경우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지급보증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금융감독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일부 은행의 시장지배력이 과도하게 남용되지 않도록 은행산업 구조를 정비하는 노력도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실증분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가계대출 등의 경우 특정 은행의 시장지배력이 클수록 금리연계성이 저하되고 있는데 근거가 있다.


이와 함께 예금은행 예대금리차가 2001년 이후 계속 하락하여 1.5%p 수준까지 축소되고 있는 점, 시장금리와 기업대출금리간의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 등도 우리 은행산업의 경쟁환경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 제기가 있다


이러한 점들은 일부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기업대출금리는 시장금리와 무관하게 가급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예금금리는 시장금리에 근접하도록 조정하는 형태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환위기 이후의 금융구조조정은 은행 대형화, 수익성ㆍ자산건전성 제고 등과 관련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나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대형은행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그에 따라 금리연계성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있다.


현재와 같이 간접금융의 비중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은행간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간접금융 조달비용이 과도하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직접금융시장이 단기간에 자생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200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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