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은행  

2000년대 들어 기업의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의 투자재원이 풍부하다는 인식 확산

반면 경제전체의 투자재원을 의미하는 총저축은 2005년 이후 이례적으로 정체

한편 그간 투자여력과 관련된 논의는 주로 기업의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경제전체의 입장에서 함께 평가하는 데는 소홀

→ 본고는 우리경제의 투자여력을 기업 및 경제전체의 측면에서, 현황과 전망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

◇ 투자여력의 두 측면과 평가지표

기업의 투자여력은 기업이 자체 보유한 투자 가용재원을 의미하는 협의의 개념(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

현금* 규모, 재무위험 및 영업위험 대비 현금보유비율로 평가

* 단기간 내 처분하여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성격의 현금성자산을 의미

경제의 투자여력은 기업, 개인, 정부 등 각 경제주체별 투자여력의 합을 의미*

*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가용재원은 물론 외부에서 조달 가능한 여타 부문의 잉여재원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투자여력 개념

경제의 가용 투자재원인 총저축과 국내총투자간 차액으로 평가

한편 기업 및 경제의 투자여력은 多多益善이 아니며 적정수준 규모로 안정적으로 확충되는 것이 바람직함에 유의

투자여력이 없을 경우에는 투자확대에 애로

반면 적정수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투자여력 보유 시 자원 활용의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 유발

◇ 기업의 투자여력 평가

2000년대 들어 우리기업의 투자여력은 크게 확대되었으나 이는 대기업에 국한된 현상

대기업은 투자여력 평가지표가 모두 크게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현금 비중(현금성자산/총자산)이 소폭 상승에 그치고 영업위험 대비 현금보유비율은 오히려 하락*

* 중소기업의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장기화된 데 주로 기인

2000년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투자여력이 크게 확대*된 것은 부채감축 등에 따른 금융비용부담 경감으로 경상이익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투자는 부진***했기 때문

* 현금성자산 증가율(기간중 연평균): 1991∼97년 16.4% → 2002∼06년 19.3%

** 경상이익률: 1990∼97년 1.8% → 2002∼06년 5.9%

*** 유형자산 증가율: 1990∼97년 16.0% → 2002∼06년 3.3%

→ 앞으로 2000년대 초반과 같은 금융비용부담 경감 추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소극적인 경영행태로는 투자여력의 안정적 확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 기업 재무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금융비용부담률이 2007년 들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2005∼2007년중 5%대에서 정체

◇ 경제의 투자여력 평가

경제의 저축-투자 갭이 외환위기 직후 투자의 큰 폭 둔화로 플러스로 전환되었으나 그 폭이 개인부문을 중심으로 저축이 부진함에 따라 빠르게 축소

특히 2005년 이후에는 호조를 보이던 기업 저축도 감소하여 총저축이 이례적으로 정체됨에 따라 2007년 저축-투자 갭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98년 59.2조원 → 04년 34.8조원 → 07년 10.9조원)

우리경제는 아직까지는 총저축이 국내총투자를 초과하여 소요 투자재원을 경제주체들의 저축으로 충당할 수 있는 상황이나 향후 주요 저축주체인 개인부문의 저축 부진이 심화될 경우 국내 잉여 투자재원이 고갈*되면서 기업투자 확대를 제약**할 우려

* 저축-투자 갭의 마이너스 전환을 의미하며 이 경우 부족한 투자재원을 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국외에 의존하게 되고 경상수지 적자 및 외채 증가를 초래

** 상관관계 분석 및 그랜져 인과관계 검정 결과 개인저축은 기업투자를 1∼3년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

◇ 정책적 시사점

투자활성화를 위하여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의 투자성향(투자/현금보유)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의 투자여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

대기업의 투자성향 제고를 위해서는 투자환경 개선 및 기업경영의 불확실성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

― 감세정책도 기업경영 환경조성 측면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경우 투자증대 효과 극대화 기대

중소기업의 투자여력 확충을 위하여 대기업의 투자 및 수출 증대가 국내 중소기업의 매출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갖춘 중소 부품·소재 업체를 적극 육성

― 투자여력의 제약요인인 매출채권 회수기간 확대를 시정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합리적 거래관행 정착 등 제도적 기반도 구축

기업 투자여력의 안정적 확충은 근본적으로 영업이익 확대를 통해 가능한 만큼 시장개척, 신기술개발 및 생산성 향상 등에 적극 노력

활발한 기업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주된 투자재원인 개인저축의 확대가 가장 중요한 만큼 "기업투자 확대 → 경제성장 → 개인소득 증대 → 개인저축 증대 → 기업투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여 개인저축을 증대

* 시차상관관계 분석결과 기업투자는 경제성장에 1년 정도 선행하며, 경제성장은 당해년도 개인소득과 밀접하게 동행

한편 개인소득과 저축의 경우 대체로 비슷한 추세를 보여 왔으나 최근 저축성향이 급락하면서 개인저축이 소득에 비해 크게 부진

이를 위해 수출 호조, 기업의 투자 증가 및 성장이 고용창출 등을 통해 개인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유도

아울러 개인 저축률 하락의 구조적 요인인 부동산가격 상승, 해외소비 급증, 고령화의 급진전 등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 추진도 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