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스필오버 등 강조해 통화스왑 체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한미간 300억달러 통화스왑 체결에 대해 “리버스 스필오버(reverse spill-over) 등을 강조하면서 신흥시장국이 빠져서는 이번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아침 기자브리핑 자리서 미국이 한국과 총 300억달러 규모의 스왑라인을 설정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며, 공식-비공식 라인을 최대한 활용하며 미국의 통화스왑 국가 대상에 한국이 속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IMF/WB 연차총회 기조연설, 국제금융 주요 인사 면담 등을 통해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시장국도 금융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흥시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선진국으로 전이되는 현상(리버스 스필오버)을 감안할 때 회원국간 정책공조를 함에 있어 신흥시장국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한국이 2400억달러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장애시 주로 미국 국채로 구성된 외환보유고 자산을 팔아야 하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신흥시장국도 동일하게 행동한다면 미국의 시장안정 노력이 허사가 된다는 설명이다.

공동 브리핑에 나선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도 “리버스 스필오버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도움되는 윈-윈 측면을 강조했다. 또 우리 시장이 어려우면 국내에 나와 있는 미국계 은행도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국제 금융사회는 외교적인 동정보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강만수 장관은 또 “스왑라인이 없다 하더라도 2400억달러 외환보유액이면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도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이번 체결로 인해 말이 아닌 시장 매커니즘으로서 시장에 확실한 믿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사람의 IMF에 대한 정서 때문에 IMF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대상 국가에 한국 뿐만 아니라 싱가폴, 멕시코, 브라질이 속한 데 대해 신 차관보 “미국 통화스왑 대상이 유럽이나 강대국들이었으나, 이번 신규 대상으로 신흥시장 국가 중 경제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지리적으로 국제금융의 센터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 거점국가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외에 중국, 일본과의 통화스왑 계약과 관련해 그는 “한중간 40억달러, 한일간 130억달러 규모다”며 “한중, 한일간의 스왑은 위기가 닥쳤을 때 긴급히 쓰는 것이고 한미 스왑은 평상시 쓸 수 있는 개념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길은 국제적 공조 밖에 없다”며 “중일이 아시아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까 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위해서 한중일 간의 스와프를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스왑구조에 대해선 “미국이 기존 10개국과 하고 있는 스왑구조와 같은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