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사원 채용 시 대기업일수록 비정규직 비율 매우 높다"

시민이 만드는 생활밀착 뉴스/정보  - 카빙메이커투 :한 이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중소기업일수록 정규직의 채용 비율이 높고 대기업일수록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졸사원 채용 시 주요한 선발 기준으로 사용되는 외국어 능력이 업무수행에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지만 기업들은 마땅한 선별 방법이 없어 이를 주요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학 교육의 직접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의 능력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습득하는데 입사 이후 평균 약 8.36개월 정도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이원덕)의 채창균 연구위원이 전국의 532개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2005년도에 채용된 그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들 3,400명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대졸신입사원의 채용과 교육훈련』보고서에서 밝혀졌다.

□ 주요 연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일수록 정규직 채용비율이 높아지는 반면 대기업으로 갈수록 비정규직의 채용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수 50-99인 기업의 경우 비정규직 채용비율은 6.4%에 불과한 반면, 1,0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그 비율이 28.0%에 달한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채용의 확산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가 주로 대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임금 등 근로조건이 중소기업 정규직에 비해 높을 가능성이 있고 중소기업 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도산 가능성 등에 따른 고용불안 여지가 여전히 높을 것이므로, 대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 채용 시 마땅한 선별기제가 별로 없어 TOEIC 등 영어 시험점수를 중시하고 있지만 정작 업무수행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어 공부에 대한 취업 준비생들이 하고 있는 과도한 투자는 사회적·개인적 차원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유발하는 측면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이 TOEIC 등을 중시함에 따라 많은 대학생들이 취업준비 차원에서 영어 공부에 몰두하나 실제 직장에서의 영어활용도가 다른 직업능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음

직업기초능력(급격한 사회 변화 또는 직종이나 직위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돕는 능력) 중 외국어 능력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

전문대학 졸업생의 경우 5점 척도 상에서 3.27, 4년제 대학 인문사회계열 졸업생에 대해서는 3.57, 이공계열 졸업생에 대해서는 3.40에 불과. 이는 다른 직업기초능력인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대인관계능력보다 기업들이 평가하는 중요도가 매우 낮은 수준

중요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업기초능력에 비해 측정하기가 용이하고 여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존의 시스템이 있어 관련 정보의 획득도 용이하여 이를 채용 시의 주된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

한편,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판단에 기초할 때 대졸 신입사원이 기업의 현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습득하기까지 입사 이후 평균 약 8.3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3-5 참조) 이는 그만큼 대학교육과 기업요구간의 괴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괴리를 좁히기 위해 2005년에 대졸 사원을 채용했던 기업들의 경우 약 72.9%가 채용한 신입사원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하였으며, 교육훈련을 실시한 기업들의 경우 신입사원 1인당 평균 248.6만원을 교육훈련비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졸 신입사원 스스로는 현 일자리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습득하기까지 입사 이후 평균적으로 9.68개월 정도 소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 인사담당자의 판단에 비해 1개월 이상 긴 것임

전문대 졸업자에 비해 4년제 대학 졸업 신입사원이, 남자보다 여자가, 그리고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원들이 현 일자리의 업무 수행에 충분한 능력을 습득하기까지 더 많은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

기업과 대졸 신입사원들의 대학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대졸 신규인력들이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이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지를 조사하였다.

전문대학 졸업 신규 채용인력이 기업의 요구 수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응답이 52.9%,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 17.3%인 반면에, 다소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18.2%, 매우 유사한 수준은 1.8%에 불과

4년제 대학 인문사회계열 졸업 신규인력은 기업의 요구 수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응답이 51.9%,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은 18.4%인 데 비해 다소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 20.3%, 매우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 1.7%에 그침

4년제 대한 이공계열 졸업 신규인력은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응답은 48.1%,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반응은 9.8%인 반면에 다소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 31.1%, 매우 유사한 수준이라는 응답 2.9%에 불과

외국대학 졸업 신규인력에 대해서도 역시 기업의 요구 수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유사한 수준이라는 의견보다 많았으나 그 차이는 국내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음

대졸 신입사원의 다수(67.7%)도 대학에서 배운 것만으로 현 일자리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하고 있다.(표 7 참조) 괴리 정도는 전문대학 졸업생에 비해 4년제 대학 졸업생의 경우에, 그리고 여자보다는 남자의 경우에 다소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프로빗 모형의 추정을 통해 기업이 제공하는 교육훈련에 참여할 확률을 비교해보면, 취업해있는 기업과 신입사원의 인적 속성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표 8 참조)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종업원 수 1,000인 이상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성 신입사원이 기업 제공 교육훈련에 참여할 확률은 무려 93.8%에 달하는 반면, 지방 소재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종업원 수 50-99인 규모의 기업에 취업한 여성 신입사원의 교육훈련 참여 확률은 21.6%에 불과해, 그 격차가 현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훈련 참여 확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취업해있는 기업의 규모라는 사실도 특기할 만하다.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남자 신입사원이라고 하더라도 종업원 수 50-99인 규모의 기업에 취업한 경우 교육훈련을 제공받을 확률이 65.6%에 불과하며, 이는 지방소재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1,000인 이상 기업에 취업한 여성 신입사원의 교육훈련 참여 확률(63.9%)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 정책적 시사점

대학 교육의 직접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고등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의 질적 수준)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시 말해 기업이 요구하고 대학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적절한 직업능력을 측정하여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제도적 틀을 갖출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이나 기업의 특성에 따른 훈련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교육훈련 활성화를 위한 다각도의 방안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2007.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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