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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류 독감 관련 특허 출원 동향
  글쓴이 : 김현수     날짜 : 07-05-15 05:03    
 

 






지난 3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판데믹 인플루엔자 미디어 브리핑에서 "조류독감의 변형이 될지 다른 바이러스로 인한 것일지는 분명치 않지만, 전 세계에 죽음의 공포를 드리울 신종 슈퍼 독감의 출현이 임박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조류독감은 세계적으로 1983년 벨기에·프랑스 등 유럽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이래 2007년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감염과 사망자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3년 고병원성 조류독감 발생이 처음 확인된 이래 현재까지 모두 6건의 고병원성 조류독감의 발생이 보고되었으며, 지금까지 4명이 항체양성반응을 보였으나 다행히 이들은 무증상 감염자로 판정되었다.


조류 독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중 현재 인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A(H5N1)형으로, 다행히 이 형의 바이러스는 사람사이의 전염성이 강하지 않은 형이다.


그러나 일반 독감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일어나므로 언젠가 전 인류에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출연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특허청(청장 전상우) 자료에 따른 지난 10년간(1997년-2006년) 조류독감과 관련된 특허출원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출원(국내출원)한 경우는 2003년까지 6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4년 24건, 2005년 37건, 2006년 17건으로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된 이후에 크게 증가하였다.


국내출원을 유형별로 보면, 살균ㆍ소독 장치 및 용기에 관한 출원이 22건(26%)으로 가장 많고, 조류독감치료제 관련 출원이 20건(24%), 음식물 가공(조리방법 등) 관련 출원이 18건(21%), 가축사료 및 사육기술(사료첨가물 등) 관련 출원이 13건(15%) 등의 순이며, 특히 조류독감 치료제의 경우는 2003년까지 1건에 불과하던 출원이 2004년 4건, 2005년 10건, 2006년 5건으로 매년 꾸준한 출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에서의 출원(국외출원) 유형을 보면, 우리와 달리 조류독감 치료제에 관한 출원이 269건(78%)으로 가장 많고, 시험 진단방법 및 백신 제조방법이 35건(10%), 살균 소독제 15건(4%) 등의 순으로 조류독감 치료와 관련된 출원이 단연 앞선다. 국가별 출원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 출원의 71%를 차지하여 압도적으로 높고 그 다음으로는 유럽(17%), 일본(12%) 등이 뒤를 이었다.


조류 독감의 예방과 치료의 관건은 끊임없이 변하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또는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일반 독감 치료제로 사용되어 오던 타미플루(tamiflu), 아만타딘(amantadine), 리만타딘(rimantadine), 자나미비르(zanamivir)가 전부인 실정이다.


현재 조류독감 치료제로 가장 널리 알려진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가 원 특허권자인 미국의 Gilead와 라이센스 계약 하에 그 특허권이 끝나는 2016년까지 독점 생산권을 위임받아 생산하고 있는데, 그 생산량이 전 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또한 다른 제약회사가 타미플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로슈와 서브라이센스 계약을 맺어야만 한다.


그러나 2005년 동남아에서 조류독감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하자 그해 10월 인도 제약회사 시플라(Cipla)는 로슈와의 서브라이센스 계약 체결 없이 타미플루 복제약을 제조 판매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그 뒤를 이어 대만도 위급 상황의 경우 로슈와의 협의를 기다리지 않고 국내 자체 생산의 의지를 밝혔다.


우리나라도 국가적 비상사태나 극히 긴급한 상황아래에서 특허가 개발자만을 일방적으로 보호하지 않고, 사회 공공 이익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국내 특허법 제107조(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에 의하면 조류독감의 창궐과 같은 비상사태 시 타미플루의 국내 생산이 가능하도록 그 근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국제 조약상에서도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서 마련한 TRIPS 협정과 공중보건이라는 선언에서 "협정 체약국들이 공중보건을 지키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의약품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하여 각 체약국들이 강제실시권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분명히 하고 있다.


강제실시권의 행사 등 전 세계 각국의 압력이 가해지자 로슈는 강제실시와 같은 제약을 받기 전 자발적으로 제3국의 회사에 서브라이센스 협정을 체결하여 그 생산량을 충당하면서 회사의 독점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는데 2006년 11월 시점으로 로슈는 10개국에 15개 업체와 서브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미플루는 독감 증세를 보이고 난 후 이틀 내에 투여되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즉각적인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은 타미플루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전 인구의 2%에 해당하는 약 백만명분의 타미플루만을 비축하고 있을 뿐이며, 확보된 타미플루도 5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져 새로운 약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고 이 또한 변종 독감 바이러스 출현 시 효력이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수입약인 타미플루에 의존하기보다는 우리나라도 변종 조류 독감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하여 항바이러스제, 백신 개발 및 이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제약 업계 및 이에 관련된 연구 분야에 범국민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2007.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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