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흑인, 아시아계 등 미국내 소수인종의 양적·질적 파워가 확대되고 있다. 소수인종은 1990년 6,283만명에서 2007년 1억 137만명(총인구의 33.7%)으로 늘어났고, 하와이와 남서부 일부 주에서는 이들이 오히려 인구의 과반이 넘는다. 2003∼06년간 소수인종의 연평균 가계소득증가율은 5.0%로 백인계(3.9%)를 상회하고 있고, 다수의 글로벌기업 CEO 배출과 활발한 창업활동 등 질적성장도 구가하고 있다. 소수인종의 지속적인 이민증가와 높은 출산율, 평등한 고용기회 보장 등을 위한 법률 및 제도적 지원 등이 소수인종의 양적·질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소수인종의 부문별 변화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시민권자로서 투표권을 갖는 소수인종의 수가 2004년 현재 전체 유권자의 21.9%를 차지하고, 특히 흑인계인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할 정도로 정치적 파워가 급부상했다. 다수의 소수인종이 정부요직에 등용되고, 상·하원 및 주정부 진출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둘째, 이민을 통해 유입된 소수인종의 풍부한 노동력이, 일손이 부족한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1990년대 미국경제의 고성장-저물가 기조를 뒷받침했다. 1980∼2000년간 이민 노동력은 미국 전산업 평균임금을 3% 낮춘 것으로 분석되고, 정부의 세수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7년 소수인종의 총 구매력은 2000년 대비 1.6배 증가한 2.3조달러에 달하며,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셋째,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소수인종의 다양한 문화가 각기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샐러드그릇(Salad Bowl)'이 새로운 키워드로 대두되는 가운데, 스포츠·TV 등 문화 전반에 소수인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흑인계의 힙합 음악과 배기패션, 히스패닉계의 타코와 마가리타 등이 대중화되었을뿐 아니라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등도 새로운 문화의 본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인종간 갈등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이며 사회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겨져 있다.
앞으로 글로벌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간 인구이동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내 소수인종의 비중확대도 이민정책뿐만 아니라 그 배후에는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이동이라는 글로벌화 추세가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인력의 유입은 고용확대와 경제성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어 적극적인 이민문호 개방정책을 추진한 선진국은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 1990년 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수가 2007년 1백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미 다인종·다문화사회의 초입에 들어섰고, 앞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우려되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의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한국사회는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상호이해와 수용의 폭을 넓히고, 국내의 성숙한 다인종·다문화 환경이 결국 자국민과 자국기업의 해외진출에도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3D 업종 등 블루칼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급 외국인 인력의 유입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2008.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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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빙메이커투 : 기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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