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의원 [구로의 경쟁력] 남구로 인력시장 커피 봉사 어머님의 행복
남구로 인력시장에서 커피 봉사하시는 홍병순 어머님 (2015.4.9.)
새벽 4시. 거리는 잠에서 깨어나기 전 한산한 모습이지만, 남구로역 부근은 북새통을 이룹니다. 남구로역 삼거리에는 하루 일자리를 찾기 위해 몰려든 건설 노동자들과 이들을 공사 현장으로 나르기 위한 봉고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남구로 인력시장. 서울 최대 규모의 인력시장으로 건설 경기를 한 눈에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못 구해 낙심하고 있는 노동자들 사이로 빨간 모자를 쓴 어머님 한 분의 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일감을 구하지 못한 채 남구로역 주변에서 떨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차 한잔 건네고 계신 홍병순 어머님.
“벌써 새벽 6시네. 아직까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오늘 하루는 허탕 쳤다고 봐야죠. 공사장 일이라는 게 늦어도 새벽 5시에는 여기서 떠나야 쓰니까.”
해가 뜨기 시작하자 어머님의 얼굴에 걱정이 스칩니다.
홍병순 어머님은 매일 새벽 2시40분이면 나갈 채비를 하십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하는 봉사활동을 위해 3시면 남구로역에 나와 차와 커피를 만들기 위한 물을 끓이기 시작하십니다. 벌써 이 일을 한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며 과거를 회상하셨습니다.
“6.25 전쟁 시절에 태어나 먹을 것 없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먹을 것 마실 것을 도와주던 어른들이 항상 고마웠습니다. 그 때 느꼈던 마음 때문일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살아오면서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돕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홍병순 어머님이 봉사 활동을 시작하신 것은 20년 전, 군대를 갓 제대한 아드님이 인력 시장에서 일을 구하던 시절부터였습니다. 춥고 배고프게 하루 일감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커피 봉사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오로지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비를 들여 커피 봉사를 한지 십여 년, 2007년 이후부터는 구로구청의 도움으로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커피 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며 함박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바라는 것 없어요. 그저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새벽 이른 시간이었지만 화장을 곱게 하시고 환한 얼굴로 노동자들에게 차를 건네는 내내 즐거운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홍병순 어머님의 모습. 이 모습에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때 풍기는 자신감과 행복함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건강한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웃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어머님. 남편 분이 병상에 계시는 상황에서도 구로구청이 수여하는 ‘우수 구민 봉사상’으로 받은 상금을 기꺼이 기부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홍병순 어머님과 같은 분들이 묵묵히 역할을 해주시는 덕에 구로가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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