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앤화 '전방위' 평가절상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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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앤화 '전방위' 평가절상 조짐
中 당국 노력 불구, 절상 가속도...7.4위앤 선 대비해야
대중 수출보다 투자업체에 영향 커, 섬유·완구는 발등의 불
중국 내수형 기업으로 변신하고 서비스업 진출해야
지난해까지 주로 미 달러에 대해 평가 절상된 위앤화가 올 들어 유로화 및 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전방위 평가절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 31일 7.7776 위앤을 기록한 대미달러 환율은 연초대비 0.38%의 절상률을 보이며 지난해 전체 평가절상률(3.35%)의 10분의 1을 넘어섰다. 대유로 환율은 지난해 5.43% 평가 절하됐지만 1월에는 1.93% 평가 절상으로 반전됐다. 홍콩달러에 대해서는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위앤화 가치가 홍콩달러를 넘어서며 0.62%의 절상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대엔화 환율 역시 2.3%나 평가 절상됐다.
위앤화 환율은 2005년 7월 22일 환율제도 변경 이후 미 달러뿐 아니라 복수통화 바스켓(*주:참조)에 편입된 각국 통화의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고 있다. 위앤화는 2005년 7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미달러 대비 3.7% 평가 절상됐지만 약 15개 통화 구성으로 추정해 본 복수통화 바스켓 기준 절상률은 1% 내외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환율 변동이 소폭이 그쳤다는 것이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1월 한 달 간 미 달러는 물론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일제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대유로, 홍콩달러, 엔화 환율 절상 폭이 눈에 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금융당국의 잇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평가 절상률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임을 예고한다.
주요 기관들은 벌써부터 올해 환율 전망을 새로 내놓고 있다. UBS는 종전 달러당 7.72위앤을 7.64위앤으로 수정했고 스탠다드 차터드는 7.49∼7.56선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레만브라더스는 7.50위앤선을 전망하고 있고 시티뱅크와 도이치방크는 각각 올해 5∼7%와 4.5%의 평가 절상률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높은 폭의 평가절상 전망은 중국 기관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위앤화 평가절상율이 지난해 3.3%에서 올해는 4.15%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대부분 기관들은 미 달러 기준 환율 전망치를 내놓고 있어 현재와 같이 비(非)미 달러대비 위앤화 환율이 보다 큰 폭으로 평가 절상될 경우 실제 위앤화 환율은 기관별 전망치보다 더 낮은 7.4위앤 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시에 큰 폭의 평가 절상이 단행되기 보다는 '가랑비에 옷 젖듯'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은 대중국 수출기업보다는 현지 투자기업에게 보다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다.
위앤화 평가절상은 중국 측에서 볼 때 수입 확대와 해외투자 증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앤화 강세에 따른 대중국 수출 증가분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이 에너지 등 비축물자 수입 확대에 정책적 무게를 두고 있고 일반 상품은 중국 내 자급률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원부자재가 최근 중국의 가공무역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도 감안해야 한다.
대신 유력 중국기업의 대한국 투자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 중국 제조업체들은 원가상승에 직면해 수출가격 인상에 나고 있지만 해외 수입상들이 "중국 제품은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이른바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내세우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조 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고 활용 방안의 하나로 지난해까지 주로 자원 확보 및 인수합병(M&A)에 집중된 해외투자를 올해는 제조업 투자로 크게 확대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국 기업들은 수출품 제값받기 차원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보다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호할 것이며 이는 대한국 투자유치에 청신호로 볼 수 있다.
대중 투자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별, 영업형태별, 지역별로 매우 복합적이다.
▲업종별 영향 = 대체로 의류방직, 경공업 제조, 가전제품, 전자부품 등 저부가가치형 노동집약 업종에게 불리하고 가격과 비용에 민감하지 않은 하이테크형 제조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수혜 업종으로는 부동산, 금융, 식음료, 상업무역, 정보 서비스, 관광, 식당 등 서비스업종이 꼽힌다. 섬유와 완구 등 노동집약도가 특히 높은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일손 부족으로 이미 영업 이윤율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처지라 발 등의 불이다.
한국으로부터 임가공비를 미 달러로 송금 받는 칭다오 소재 섬유업체 A사는 최근 환차손에 따른 영업 손실액 3∼4% 가량 증가해 추가 투자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수보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환율 요인까지 겹치게 되면 한계 상황에 직면하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내 업종 전환 또는 제3국 이전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영업형태별 영향 = 같은 업종이라도 영업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받게 된다. 전자업종의 경우 '중국 생산-제3국 수출' 기업에게 불리하고 '중국 생산-중국 판매'형 기업은 유리하다.
난징(南京) 소재 중견 전자업체 B사는 중국산 원자재를 가공해 제3국 수출하는 형태로써 평가절상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으며 원자재 구매선을 해외로 다변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 원부자재를 도입, 현지 생산 후 중국에 판매하는 칭다오 소재 대기업 C전자는 위앤화 평가절상으로 이윤이 증가했다. 상하이에 소재한 100% 내수 판매 전자업체인 D사의 경우 위앤화 환율에 관심이 없을 정도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있다.
▲지역별 영향 = 중국 투자기업들은 지역별로도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노동집약형 산업이 밀집한 동부 연해지역은 충격이 비교적 크지만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중서부 내륙지역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서부 지역은 경제와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부 연해지역에 비해 내수 위주형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투자기업의 위앤화 평가절상 가속화에 따른 대책으로는 △원자재 조달선 해외 다변화 △판매처 중국 내수 위주로 재편 △수출가격 인상(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결재 대금 차별화(내수 거래: 위앤화, 수출: 달러 기준) △환 헤징(달러 구입, 위앤화 환전) △내부 인력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이 있다.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도 고려할 수 있으나 수출 이익률이 낮은 기업이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대미 수출물량을 유로 사용권으로 전환할 경우 채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위앤화가 미 달러에 대해서는 3.35% 평가 절상됐지만 대유로 환율은 5.43% 평가 절하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대미 달러 평가 절상률보다 대유로 평가 절상률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나아가 주요 통화대비 환율이 일제히 상승함에 따라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환차손을 막아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졌다.
KOTRA 양장석 동북아팀장은 "방어적 대응과 함께 환율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내수 서비스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비스업종의 신규 투자는 물론 이미 진출한 제조업 기반 기업도 서비스업 진출 가능성을 전향적으로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주: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Multiple Currency Basket Peg System)
교역비중이 큰 복수 국가 통화의 가치 변동치를 가중 평균해 자국 통화의 환율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특정 통화의 급등락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으며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바스켓 편입 통화의 종류와 비중은 극비에 붙여진다. 이것이 공개될 경우 국제환투기 세력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5년 7월 22일부터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했다. 중국 역시 통화구성 비율을 공개하지 않지만 주요국과의 교역 비중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교역 비중은 미국 20.5%, 일본 12.8%, 홍콩 13.2%, 한국 10.8%, 대만 8.8% 등이며 이는 복수통화바스켓 환율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200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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