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선택, 여전히 대학서열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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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결과
대학신입생의 학과선택 시 대학서열의 영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의 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측정한 전공 내 대학서열은 대부분의 전공에서 대학서열에 의해 결정되었으며, 1994∼2003학년도 기간 중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대체로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이원덕) 오호영 부연구위원이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1994학년도 이래 진학사에서 매년 축적해온 전국 4년제 대학·학과별 신입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점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대학서열화와 기업』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보고서에서 대학서열은 학과별 정원을 가중치로 계산한 대학별 수능점수로 측정되었다. 분석대상 기간으로 삼고 있는 1994∼2003학년도까지는 4년제 대학 수가 173개에서 221개로 27.7%나 증가한 시기이다. 따라서, 연도별 서열 변화추세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대학수의 증가에 따른 순위변동 효과를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서열의 최정점에 있는 서울대학교가 포함된 1994년, 1997년, 1999년, 2000년, 2003년의 5개 년도를 선택하여 매해 관찰되는 총 118개 4년제 대학교를 분석대상으로 선택하였다.
순위상관계수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전공에서 최근으로 올수록 대학서열과 전공 내 대학서열간의 상관성이 다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대학진학 시 학과선택에 있어서 개인의 재능이나 적성보다 대학의 명성이나 서열과 같은 요인이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하여 큰 차이 없이 여전히 중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서 대학서열은 대학별 평균수능성적 서열을 의미하며, 전공서열은 전공대분류를 기준으로 각 전공 내에서의 학교별 수능점수 서열이다. 예컨대, A대학 인문계열의 서열은 인문계열 내에서의 대학별 평균수능성적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전공계열별로는 인문계열, 사회계열, 공학계열, 자연계열의 경우에는 대학서열과 전공 내 대학서열간에 매우 높은 상관성을 갖는 반면 교육계열은 이보다는 다소 낮은 상관성을 보이고, 의학계열의 상관성이 가장 낮은 특징을 보인다. 교육계열과 의학계열의 상관성이 낮은 것은 전공과 직업세계간의 연계성이 비교적 명확한 전공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대학진학 시 학교보다는 학과가 보다 중시된 결과로 해석된다.
대학별 수능성적 서열의 연도간 순위상관계수를 구한 결과 0.9 이상으로 나타나 매해의 대학순위간에 매우 높은 상관성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1994학년도의 대학서열 형태가 크게 변모되지 않고 2003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또한, 위계선형모형(hierarchical linear model)을 적용하여 1994∼2003년까지의 전기간을 대상으로 학과별 수능점수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 대학교내 개별학과의 수능점수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대학교의 수능평균점수가 50%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분석대상 기간 동안 크게 바뀌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앞서 대학순위가 전공 내 대학별순위와 상관관계가 높다는 분석결과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 분석의 의의
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고려하여 학과선택이 이루어지기보다 특정대학의 졸업장 획득을 목적으로 대학진학이 이루어지는 것은 인적자원개발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진학 시 학교요인(학교의 명성, 전통 등으로 대표되는 서열)이 개인의 학과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는 인적자원개발의 관점에서 핵심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첫째, 대학진학의 주된 동기가 특정대학의 졸업장을 획득하는 것이라면, 대학교육을 통하여 직업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숙련형성이 제대로 되기 어렵고, 전공과 직무간의 일치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대학 4년간의 교육투자가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대학서열을 중시해서 평소 지망하지 않던 학과를 선택한 학생은 학과에서 제공하는 전공교육보다는 고시나 여타 활동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미래 직업세계 준비를 위해 학교교육 이외에 또 다른 분야에 교육투자를 해야 하는 교육비 이중지출에 따른 자원낭비 문제가 존재한다.
○ 정책적 시사점
대학간 경쟁이 대학별 교육의 질을 기초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대학서열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별 교육의 질과 성과에 대한 통계를 체계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기업,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산출된 통계들이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를 담은 정보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적절히 가공하고 지표화하여 교육이해당사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이 어떻게 변모되고 있는지, 각 대학별 교육의 질은 어떠한지, 대학별 졸업자의 능력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에 관한 지표를 만드는 것은 교육수요자의 합리적 선택에 기초한 건전한 대학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0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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