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2(월)(음력시월초사일) 10시 군자봉 정상 군자성황사지(시흥시 향토유적 제14호)에서 주민들의 안녕과 화합을 다지는 군자봉성황제가 열린다. 천여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이어져온 시흥지역의 대표적인 기원풍습이다.

성황제에서 성(城)은 성벽을, 황(湟)은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를 뜻한다. 그러므로 성황제는 지역수호의 필요성이 높았던 시기 성곽도시의 수호신에 대한 신앙체계를 의미하며, 군자봉성황제는 고려의 후삼국 통일 후 경기지역 최대의 호족세력이 된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 일가를 모시를 신앙체계로 그 역사가 천년에 이르는 시흥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무가의례이다.

성황제의 의례순서는 당주 김순덕과 주민들이 봉안한 서낭기를 군자봉정상으로 옮기는 절차부터 시작하여 부정→산신맞이→장군신장→상대감→별상→뒷전의 순서로 굿이 진행되어 각 의례절차를 통해 신을 굿에 청하여 들이는 청배과정, 청해온 신을 가무를 통해 즐겁게 해드리는 오신(가무)과정, 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신청(공수)과정, 굿에 초청된 신들을 돌려보내는 송신과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부대왕(경순왕)과 여러 조상신들에게 주민들과 자손의 번영을 청하고 액을 막아주기를 기원한다. 또 한편으로는 음악적인 화려함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 무가의례의 전승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군자봉성황제는 고려시대 지방권력세력이 선호한 지역수호신에 대한 향촌의례로 시작된 이후, 조선시대에는 마을당제로 성격이 전환되어 그 주체가 마을주민이 되었다. 즉 고려시대부터의 성황제의 주최는 지방자치세력 또는 향촌세력이었고, 무속집단이 의례를 대행하여온 지방분권형 축제의 성격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급속한 이농현상과 도시화의 영향으로 성황제를 담당할 주체를 상실하여 무속집단의 전유물로 여겨져, 단순히 의례의 전승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시흥의 군자성황제는 과거 시흥의 전역과 수원, 안산까지 유가를 돌 정도로 큰 규모의 마을굿 이었으나, 현재는 시흥시 구준물 일대에서만 이루어지는 무가의례로 축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성황제를 단순한 미신이라고 폄하하기에 앞서, 천여년 이어져온 조상들의 소박한 기원과 지역화합을 위한 축제라는 관점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면, 조상의 얼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우리시 고유의 문화를 되살려내는 원동력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다.

2007.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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