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DO rA 010부여 논란과 이동전화번호 정책방향
장석영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팀장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않든 수많은 숫자와 번호의 관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 하나가 전화번호, 특히 이동전화 번호이다. 이동전화 번호는 이동전화의 기초가 되는 전파자원과 같이 소중한 국가자원이면서 사용할 수 있는 번호가 제한되어 있는 유한한 자원이다.
유한한 공공재인 번호자원을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하여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식정보사회를 선도하는 정보통신부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영상 휴대폰 서비스에 010을 부여한 이유
최근 모 통신회사에서 제공 중에 있는 영상통화중심의 새로운 이동전화서비스(이하 ‘EV-DO rA’)에 대해 식별번호로 010번호를 부여해야 할지 011, 016, 019 등 기존 번호를 부여해야 할지가 통신 사업자, 언론 등에 큰 관심거리가 되었었다.
정보통신부는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통신시장에서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여 궁극적으로 이동전화 이용자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EV-DO rA에 식별번호로 010번호를 부여하기로 결정하였는데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정부정책의 신뢰성 관점에서 이번 번호부여를 살펴보면, EV-DO rA에 010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그동안 추진해온 이동전화번호정책의 주요내용인 ‘010번호통합정책’에 부합하는 것이다.
기존 번호 브랜드화 방지하는 010 번호통합 정책에 부합
‘010번호통합정책’은 기존 이동전화 식별번호인 011, 016, 017, 018, 019 등을 010으로 통합하는 정책으로 과거 기존 식별번호가 이동전화회사의 브랜드(Brand)가 되어 많은 이용자들이 서비스의 요금이나 품질보다는 번호를 우선하여 사업자를 선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국가가 부여한 자원인 번호가 브랜드화 되면 사업자는 자신의 번호를 마케팅하는 데 집중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거나 요금을 인하하는 데에는 소홀히 하게 되어 결국 이용자의 편익이 저해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사업자에 관계없이 010번호를 부여토록 함으로써 이용자들이 번호가 아닌 요금이나 서비스품질을 고려하여 사업자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같은 ‘010번호통합정책’을 통해 올해 8월말 기준으로 전체 4200만 이동전화 이용자 중 절반이 넘는 약 2200만명의 이용자가 010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시작하는 EV-DO rA에 기존 식별번호를 부여하게 되면 010으로의 번호통합은 힘들어지게 되고,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여 기존식별번호 대신에 010 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의 이익도 저해되므로 “010번호통합정책”을 일관성 있는 추진을 위해 EV-DO rA에 010 번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동일 서비스에 동일 번호 부여 공정경쟁에 바람직
다음으로, 이번 번호부여를 공정경쟁 환경 조성 차원에서 살펴보면 동일한 서비스에 동일한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공정경쟁에 중요한 것으로 영상통화를 중심으로 하는 WCDMA 서비스와 유사한 EV-DO rA에 WCDMA와 동일한 010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공정경쟁 환경조성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다.
이번에 새로이 시작하는 EV-DO rA는 기존의 서비스에서 진화되었으나 기존 서비스보다 월등한 영상통화 기능과 고속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서비스로 다른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WCDMA 서비스와 유사하다. 따라서, 가입자가 새로이 영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WCDMA이용자는 010으로 번호를 변경해야 하고, EV-DO rA 이용자는 010으로 변경하지 아니하여도 된다면 이는 공정경쟁을 심각히 저해할 수 있으므로 EV-DO rA에 010 번호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EV-DO rA에 010부여 이용자 편익에 도움
마지막으로 이용자 관점에서 보더라도, EV-DO rA에 010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 이용자 편익에 도움이 된다. 010 가입자간에는 식별번호인 010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이 나머지 번호 8자리만 누르면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지속적인 010 번호통합정책으로 010번호가입자가 늘어날수록 010가입자의 편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일부의 지적과 같이 기존 식별번호 이용자가 새로운 서비스인 EV-DO rA를 이용할 때 010번호로 변경하면 불편할 수 있으므로, 기존 식별번호를 가지고 이를 이용하기를 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사를 하게 되면 종전의 주소 대신, 새로운 주소를 사용하는데 이는 새로운 곳에서 종전 주소를 사용하면 여러 가지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듯이 새로운 서비스인 EV-DO rA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새로운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번호의 효율적 이용이나 서비스 제공에 따른 불편을 적게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는 기존 식별번호 이용자들이 010번호로 변경하더라도 기존 번호로 걸려온 전화나 문자메세지를 무료로 010 번호로 전달해 주고, 기존 식별번호로 문자메세지가 온 경우 발신자에게 기존식별번호가 010 번호로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무료로 통보해 주는 등 010 번호로 변경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일부 불편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일관된 이동전화 번호정책을 추진하여 국민들이 질 높은 이동전화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장석영 정보통신부 통신이용제도팀장 (denver@mic.go.kr)
200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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