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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1만원 주고 보조금 5만원 깎고…소비자만 봉

역시 소비자만 `봉이었다.

지난 5일 이동통신 3사는 중고폰을 반납하는 보조금 지급 대상 고객들에게 1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장론폰의 회수율을 높여 환경오염을 막고 소비자 이용편익도 증대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통 3사는 이날 이용약관 보조금도 최소 1만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1만원을 지급하는 대신, 보조금은 구간별로 1만~5만원 낮춰 결국 소비자들의 혜택만 대폭 줄어든 셈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으로 한 달에 수 십 억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며 "보조금 축소는 늘어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도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와 3세대(G) 마케팅 본격화 등을 앞두고 기존 2G 보조금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2G 보조금 축소의 빌미로 이용한 것 아닌가 의심하는 눈초리도 있다.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은 사실 정통부보다는 환경부와 국회 등의 의지가 훨씬 적극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환경오염 방지란 대의 명분 때문에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정통부와 이통사들은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약관에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이 가만히 앉아 손해만 볼 리 없다. 이통사들은 중고폰 보상비용을 상쇄하고 더 나아가 무선인터넷 요금 30% 인하에 따른 매출 감소와 3G 보조금 경쟁에 대비하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노리기 위해 이번 보조금 축소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은 최근의 중고폰 대부분이 중가 이상이어서 1만원을 받고 이를 반납할 고객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중고폰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빌미로 이통사들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 증가 분까지 보전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셈이다.

앞으로도 이통사들은 소비자 이용편의 증대를 위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때마다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없는 어디에선가 그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조정을 시도한다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이통사들은 겉으로 드러난 선심성 마케팅에서 벗어나, 보다 본질적인 차원에서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데 힘을 쏟아야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