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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에는 좋은 기름을 넣겠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일반 휘발유보다 ℓ당 150∼200원가량이나 비싼 고급 휘발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수요가 적어 국내 자동차경주대회 전용으로나 사용됐던 고급 휘발유를 많은 주유소가 취급하고 있으며, 정유사들도 적극적인 고급 휘발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고급 휘발유 판매량은 총 41만3000배럴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7.2% 증가했다. 이 기간 일반 휘발유 판매량이 고작 0.1%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판매 실적이다. 전체 휘발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고급 휘발유 소비 비중도 2005년까지 0.4%∼0.5%대에 머물다 지난해 11월 1%대에 진입했다.

고급 휘발유는 옥탄가가 94 이상으로 일반 휘발유(93미만)보다 높은데 국내 정유사들은 현재 옥탄가 100 수준의 고급 휘발유를 생산하고 있다. 옥탄가는 엔진기능 저하의 원인인 노킹(knocking)현상을 방지하는 옥탄의 값이다.

◇GS칼텍스 ‘킥스 프라임’

고급 휘발유는 또 황이나 벤젠 등 오염물질이 적은 친환경 제품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전체 휘발유의 약 20%가 고급 휘발유로 팔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고급 휘발유 비중이 1% 정도에 불과하나 중대형 및 수입차 증가에 따른 시장 확대 가능성 때문에 정유사들은 별도의 브랜드까지 만들어 고급 휘발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부터 고급 휘발유를 판매한 GS칼텍스는 지난해 4월 ‘킥스 프라임(Kixx Prime)’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주유소 안에 별도의 오렌지색 ‘킥스 프라임 존’을 만들고 킥스 프라임 보너스카드를 출시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 초기 월평균 약 4000드럼 팔리던 고급 휘발유는 11월에만 1만2200드럼 이상 팔렸다.

SK㈜의 고급 휘발유 ‘엔크린 솔룩스’도 지난해 판매율이 2005년보다 약 40% 증가했다. 지난해 고급 경유인 ‘솔룩스 디젤’까지 내놓은 SK는 현재 265군데인 솔룩스 취급 주유소를 올해 300개, 2010년 80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카젠’

또 이달까지 ‘솔룩스 첫 경험’ 이벤트를 실시해 고객 확충에 나선다. 이용객들이 홈페이지(www.enclean.com)에서 이벤트 신청을 한 뒤 1회 3만원 이상 주유할 때마다 캐시백 포인트 1000점이 적립된다.

2004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국내 최초로 고급 휘발유 전용 주유소 ‘카젠(KAZEN)’을 열어 화제를 모은 현대오일뱅크는 고급 휘발유 브랜드도 ‘카젠’으로 정하고 전국 36곳 주유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특히 국내외 자동차경주대회에 공인 연료 등을 후원하면서 고급 휘발유 성능과 기술력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주정빈 부장은 “국내의 경우 아직 고급 휘발유 수요량이 많지는 않지만, 2000㏄ 이상 중대형 승용차나 외제승용차 소유 고객을 중심으로 꾸준히 느는 추세여서 고급 휘발유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