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조수헌 교수(환경의학)는 지난해 여름 서울대 교수산악회 멤버들과 함께 히말라야의 8천m급 봉우리 4개가 몰려 있는 발토로 빙하 지역을 탐사했다.대원들의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이어서 급성 고산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했다.조교수는 대원들에게 하루 두 번씩 이뇨제인 다이아목스와 함께 비아그라 50mg을 먹게 했다.다이아목스는 전통적인 고산병 예방약이다.이 덕분인지 조교수 일행은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산악인들 사이에서 비아그라는 더 이상 ‘밤에 먹는 약’이 아니다.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고산 지대를 등반하는 산악인들 중에는 비아그라를 지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비아그라에 들어 있는 실데나필이라는 약 성분이 폐순환 때 혈관을 이완시켜, 폐동맥의 혈압 증가 등으로 인한 저산소증을 억제해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이런 약 성분 때문에 비아그라는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폐동맥 고혈압을 완화시키는 치료제로 활용되기도 한다.비아그라는 흥분제가 아니어서 성적 자극이 없다면 음경 발기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비아그라의 이런 ‘부가 기능’이 의사들 사이에서도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조교수는 투여 용량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더 축적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고소(高所)를 찾는 트레커들이 비아그라를 쑥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또 의사들은 트레커들의 비아그라 처방 요구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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