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감에 의해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남성들은 충분히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확신이 서면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무턱대고 물건을 사면 잘못 샀다는 생각에 후회를 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가 만족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신의 구매행위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길 원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확신을 얻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충분한 정보로 중무장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그런 사전정보를 알려주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수많은 인터넷 동호회의 엄청난 구매 후기, 사용 후기들을 보고 나면 잠시나마 그 방면에 전문가가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상술에 능한 점원들의 말솜씨에 현혹되어 물건을 사면 속았다는 피해의식을 갖기 쉽다.
피해의식에 빠지면 내 돈 내고 내가 산 것인데도 내 것 같지 않고, 왠지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면 쇼핑에 대한 만족감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남성들은 무엇이건 주도하고 싶어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 덕분에 쇼핑을 하는 동안 남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좌절감을
경험하지 않게 되었다.
남성들이 좋아하는 컴퓨터 관련 제품이나 전자기기 쇼핑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다음에는 다른 물건 혹은 차마 혼자 쇼핑을 하러 가지 못하던 물건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제 남성들은 주도권을 잃지 않고 접근해서 여유 있게 구경하고 구매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또한 의류, 잡화를 인터넷에서 사더라도 상품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뢰가 쌓이면서 남성들의 구매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이런 통계가나왔다.
모 인터넷 쇼핑몰의 남성회원은 전체의 45%에 달하고 그들의 구매품목도 정보기술 제품에서 패션, 음식까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씀씀이 또한 커져 여성들의 일회 구입비용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한다.
(남성 13만2000원 : 여성 8만6000원)
이런 일련의 변화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독신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사회문화적 변화의 결과물로 해석할 수 도 있다.
어머니, 애인, 아내에게 의존해서 쇼핑하던 것들을 혼자서 장만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것이라면 즐기면서 하자는 것이 인간의 심리인 바, 점차 남성들도 쇼핑을 즐기고 좋아하게 된 것이다.
한 곳에서의 성공은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
인터넷에서 쇼핑을 즐기게 된 다음, 이제는 용기를 내어 백화점으로 진출하게 된다.
전과 달리 구매 경험도 풍부하고, 사전 지식도 예전보다는 월등한 편. 백화점 저층(주로 잡화, 의류를 파는)에서 아이쇼핑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실물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리고 점원이 다가와 물어보면 도리어 적극적으로 옷감의 차이를 물어보고, 입어본 후 의견을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학습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용감하게 만들어준다.
남성과 여성의 쇼핑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여성들이 스트레스 해소의 명목으로 지름신의 강림을 청했다면 남성들은 오디오나 자동차 구매를 위해 지름신을 찾았다.
어쩌다 한번뿐이던 남성들의 지름신이 이제 남성들의 삶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듯 하다.
또 원래 타고나기를 충동적인 동물이다 보니 한번 질러도 크게 지른다.
남성들이 쇼핑에 약하다는 명제는 이제 거짓이 되었다.
여성들에게는 자주 봄비를 내리고, 남성들에게는 세찬 태풍을 날리는 게 지름신의 전술이다.
그러므로 이제 신용카드가 펑크나는 이유를 남성 - 술, 여성 - 쇼핑이라는 단순 이분법으로 나눌 일이 아니다.
이제는 남성들이 쇼핑중독의 수준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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