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영양성분 비교 결과 프리미엄 분유 가격 거품 의심

대형할인마트 한 쪽의 진열장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수 많은 분유들. 국내 대표 분유제조 업체들은 보통 4∼5가지 정도의 분유를 만들고 그 분유는 연령별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구분되어 있다. 그 수 많은 분유 앞에서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엄마 소비자들은 요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전차 만별의 가격 때문이다.

조금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자니 하나 밖에 없는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고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하자니 한 달이면 6∼7통을 먹여야 해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에게 만큼은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은 프리미엄 제품에 더 손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에게 좋은 영양성분이 첨가되어 기존 제품보다 더욱 좋아졌다고 광고를 하는 프리미엄 분유, 제품에 금띠는 두르고 비싼 가격을 단 프리미엄 분유는 과연 가격에 맞는 영양성분이 포함되어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의심해 봤을 이런 의문에 대해 본회에서는 국내 4개 회사가 제조하는 19가지 분유의 영양성분을 비교하여 "프리미엄 분유의 가격 비교"(이하 보고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제조회사별 기본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각각 포함된 영양성분을 비교한 결과, 어느 제조회사에는 프리미엄 제품에만 들어가는 영양성분이 어느 회사의 제품에는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에 포함되어 있어 영양성분만을 가지고 보았을 때 제조회사들이 새로운 성분을 추가했다며 가격을 올리는 것이 적정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기본단계에 있던 영양성분을 프리미엄 제품에서는 빼거나 겨우 2∼3가지 또는 3∼4가지의 새로운 영양성분을 추가한 후 기본 제품에 비해 약 2만원 가까이 가격을 올린 것은 거품을 의심하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I사는 기본제품과 4개의 프리미엄제품을 포함해 총5단계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제품의 가격은 18,000원 선이고 가장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은 36,000원 선으로 기본제품에 비해 약 18000원이 비싸다. I사의 기본제품과 첫 번째 프리미엄 제품의 영양성분을 비교해 봤더니 프리미엄 분유는 기본제품에 포함되어 있던 장내 비피더스균을 활성화 시켜주는 락츄로스와 갈락토올리고당, 면역력을 높여주는 AMP, CMP, UMP, IMP의 성분은 빠지고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프락토올리고당, 두뇌성장 촉진과 기억력을 향상시켜 주는 아라키돈산이 새롭게 함유되었다. 단2가지의 영양성분이 추가되면서 가격은 2,000원이 올랐다. 여기까지만 보면 새로운 성분이 포함되었으니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프락토올리고당과 아카키돈산은 N사의 13,800원짜리 기본제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영양성분이다. 보고서는 이것은 새롭게 추가된 영양성분의 원가가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없다는 증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조사(서울시 기준, 2006년 기준규격 변경)결과에 의하면 분유는 1998년 9,238원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21,7692원이 되어 12,542원이 올랐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135.6%가 상승한 것으로 기저귀, 유아복, 신발, 장난감 등 다른 조사대상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을 이용한 제품 등급화가 분유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면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분유는 거의 모든 아기들이 먹어야만 하는 필수제품이다. 기본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에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필수 영양성분에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프리미엄 제품은 단지 선택사항일 뿐인 제품이 되어야 분유 가격의 거품을 뺄 수 있다. 또한 기본제품 만으로도 아기의 성장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표시 또는 광고를 할 필요가 있으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프리미엄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도 알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08년 6월 16일(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200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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