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0여 개 기업 및 단체의 대표자가 참석하는 UN 글로벌 컴팩트 한국 네트워크가 9월 17일 월요일 오전 11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글로벌 컴팩트는 지난 2000년 코피아난 전 UN사무총장의 제안에 의해 발족한 UN 산하기구로 노동, 인권, 환경, 반부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10대 원칙으로 이루어진 국제 협약이다. 8월말을 기준으로 전세계 116개국 4,500여 개의 기업 및 단체가 가입하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UN 글로벌 컴팩트의 국내 가입 기업 및 단체 수는 29개에 불과하여 중국, 일본은 물론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국내 기업의 부진에 부담을 느끼고, 비공식 루트를 통해 직접 "7월 글로벌 컴팩트 정상회의 전까지 가입 기관을 60개 정도로 늘려야 의장으로서 체면이 선다," 라며 가입을 촉구할 정도였다.

이후, 국내 기업과 단체의 가입은 꾸준히 늘어, 현재(9월 13일) 82개의 기업 및 단체가 가입해 있으며, 스페인(459), 미국(180), 이탈리아(151), 중국(130), 인도(87)에 이어 세계 6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반기문 총장의 발언 전과 비교하여 그 수가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또 가입 기업 역시 과거 공기업 위주에서 최근에는 SK 텔레콤, 대한항공 등 대기업까지 그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회책임에 대한 의지를 세우고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글로벌 컴팩트 가입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가입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나는 지금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강제성 없는 협약인 글로벌 컴팩트에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양적인 성장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회책임 컨설팅 회사 라임글로브 최혁준 대표는 국내 가입 기업 수 증가와 한국 네트워크의 설립은 그만큼 사회책임을 더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면서 "UN 글로벌 컴팩트는 10대 원칙 준수와 함께 가입 2년 이내에 사회책임에 대한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이를 잘 모르거나 실행하지 않고 있는 기업이 많습니다. 글로벌 컴팩트에 가입 하는 것보다, 그 후의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국내 기업들은 명심해야 합니다" 라고 당부했다.

국내 기업들에게 지속가능보고서, 혹은 CSR 보고서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사회책임보고서는 현재까지 국내 약 38여 개 기업이 발간하고 있으나, 기존의 홍보 일색의 보고서 형태에서 탈피해 국제 기준에 맞춰 질적인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최혁준 대표는 17일 설립되는 글로벌 컴팩트 한국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각 기업과 단체는 서로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으며 한국 네트워크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라면서 각 기관 사이의 긴밀한 협력을 촉구했다.

                                                     200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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