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도 CEPA(포괄적 경제 동반자협정)는 브릭스(BRICs) 국가와 타결하는 최초의 FTA로 우리 기업이 일본, 중국 등 우리의 경쟁국에 앞서 신흥 거대시장인 인도를 선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인도는 최근 연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지속하며, 세계 2위의 인구(11억5000만명)와 세계 4위의 GDP(구매력평가기준)를 보유한 신흥 거대경제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명목 GDP는 2008년 기준으로 1조2090억불로 세계 12위이며, 구매력평가기준의 GDP는 3조2880억불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골드만삭스(2003년)에 의하면, BRICs 국가 중 향후 30~50년 사이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국가로 인도를 지목했는데, 이는 인도 인구 중 젊은층이 많아 중국 등 타국가들보다 고령화가 늦게 시작될 것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가격경쟁력 제고 및 수출환경 개선

한-인도 CEP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관세철폐 및 감축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반덤핑 조치 발동 가능성 완화 등에 따른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수출증대는 곧 생산증대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일자리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 선례로, 한-칠레 FTA 발효 이후 5년간 대(對)칠레 수출은 연평균 42.4% 증가했다.

관세철폐 및 인하 효과는 10대 주요수출품목에서 커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인도 수출비중이 12.6%인 자동차기타부분품의 경우 현재 12.5%인 관세율이 8년내 1~5%로 감축되며, 그 다음으로 수출 비중(8.6%)이 높은 경유(제트유)는 10년내에 현 관세율의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외 선박은 8년내 철폐되고, TV·세탁기·냉장고를 제외한 가정용전자는 즉시 철폐돼 수출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또 현재는 수출이 없으나 향후 수출 잠재력이 큰 디젤엔진, 철도용 기관차 및 엘리베이터 등도 관세 철폐 및 인하품목으로 포함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디젤엔진은 현행 관세율 12.5%에서 8년내 1~5%로, 철도용 기관차 및 엘리베이터는 5년내 철폐된다.

인도의 비관세 무역규제 조치 완화도 중소수출업자의 수출환경 개선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도는 무역장벽으로 세이프가드, 반덤핑 등 비관세 무역규제 조치를 적극 활용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무역기구(WTO)에 신청된 총 120건의 반덤핑조사 제소 가운데 42건이 인도로 WTO 회원국 중 가장 많다.

◆ 다양한 투자기회 제공

우리나라의 대인도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 3월 현재 총 987건에 21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중 제조업 투자가 18억6000만달러로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인도 CEPA는 협정문 상 기술된 개방 불허용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원칙적으로 투자를 허용하도록 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음식료품, 섬유, 의류, 목재, 종이 및 종이제품, 출판, 석유정제, 화합물 및 화학제품, 고무 및 플라스틱,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기타 운송장비, 전기기계 등 약 20개 분야의 개방을 허용했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CEPA 발효 후 4년간 최대 10개까지 인도에 우리나라 은행지점 설치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인도 정부는 국영은행이 전체 은행자산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자국은행의 국제경쟁력 향상과 금융시장 개방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은행의 금융시장 참여 기회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 인도 수입품의 관세감축 및 철폐에 따른 수입제품 가격 하락, 제품 및 서비스 선택폭 확대 등으로 소비자 후생도 증가할 전망이다.

아울러 남아시아 지역의 주요국가인 인도와 CEPA를 통한 경제통상협력 관계를 구축해 놓으므로써 주변국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인접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교두보를 갖추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기획재정부는 인도와의 CEPA 체결은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거대경제권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인도 CEPA를 계기로 수출 및 투자에 대한 시장다각화 및 시장선점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0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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