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옵건대,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제발,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만은 살려야 한다. 통일부도 살리고 여성가족부도 살리면서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만을 죽이겠다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기업천하지대본(企業天下之大本)이란 말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인가?

그토록 당당하게 추진해 왔던 대통령 인수위원회가 통일부도 살리고 여성부도 살리면서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만을 갈기갈기 찢어 놓겠다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 정말, 눈물이 난다.

결국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백도 없는 어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 왔던 해양수산부를 퇴출해야 한단 말인가? 100년이 넘게 우리나라의 농촌과 농민들의 대들보처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왔던 농촌진흥청도 함께 퇴출해야 하는가? 무슨 이유로 그렇게 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하기야, 농어촌 인구가 7∼8%밖에 안 되니까, 표도 안 되니까 국회의원조차 외면하고 돈도 없는데다 신토불이의 우리 농어촌을 살리자니 엄청난 자금이 필요한데, 그마저 돈도 안 되니까 정부마저 등을 돌리겠다는 것인가? 묻고 싶다.

그렇다면,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는 값싼 수입 농산물의 대책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하고, 고병원성 조류 인플로엔자(AI)의 대책은 누가 연구하고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검역과 광우병의 대책에 대한 연구는 누가 담당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제부터 농사도 짓지 말고 물고기도 잡을 필요도 없이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를 모두 값싼 수입식품에 의존하겠다는 계산인가? 그렇다고 하면 국민의 건강은 어찌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틈만 나면 농어민의 아들이라고 자처하던 농어촌 국회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걸핏하면 농어민과 함께 한다면서 TV앞에서 데모까지 하더니 지금까지의 농어촌사랑이 가식이었단 말인가?

통합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해양수산부를 키워오면서 2012년 세계여수박람회까지 유치해놓고, 그 와중에도 태안 앞바다의 기름 유출사고도 소리 없이 처리해오던 해양수산부를 하루 아침에 버리겠다는 것인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 그 동안 집권 여당이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공언하더니 하루 아침에 통일부도 살리고 여성가족부도 살리면서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만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농어촌출신 국회의원만이라도 단식농성을 해서라도 해양수산부와 농촌진흥청의 퇴출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지적하고 싶다.

농어촌에 산다고 해서 우리 농어민들이 모두 바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농어민들은 대통령 인수위원회와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출처: 바다사랑실천운동시민연합/먹거리사랑시민연합

2008.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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