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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 심포지움 기조연설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4-09-25 22:37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 심포지움 기조연설

‘사람이 먼저인 정치’로 바뀌어야 합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난 지 다섯 달 넘었죠? 모두가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 지금 어떻습니까. 또 하나의 거짓 약속, 또 하나의 허망한 다짐이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라를 바꾸는 계기로 삼자던 당대 최악의 비극이, 빨리 덮고 싶은 하나의 사건-사고로 전락했습니다. 참담하고 통탄할 일입니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정부도 정치도 무책임하고 비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우리 국가, 우리 정치, 우리 정당, 이대로는 안 됩니다.

산업화에 이어 민주화에도 성공한 듯이 보였던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정치에, 시민은 안중에 없습니다.

국가운영, 정치, 시장, 사회, 모든 질서에서 시민들의 삶은 배제돼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특히 대의정치의 위기입니다.

 

민주주의는 장식에 불과해졌고, 무늬만 대의제일 뿐입니다.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에 사람이 없습니다.

국민이 없고 시민의 삶이 없습니다.

 

사람 없는 정치, 시민 없는 정당, 시민의 삶이 배제된 민주주의를 넘어서야 합니다.

‘정치’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은 모두 사람입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와 국가가 형식적인 제도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사람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의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사람이 먼저인 정치, 사람이 먼저인 민주주의,

사람이 먼저인 국가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민의 생활’이 있어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생활정치’와 ‘생활민주주의’ 입니다.

지금까지의 현실 정치, 현실 민주주의에서 시민은 늘 대상이고 관객이었습니다.

시민의 삶은 주변으로 밀려났습니다.

 

이제 시민의 주권, 시민의 삶을 정치적으로 복원시켜야 합니다.

시민에게 주권자의 지위가 제대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시민이 ‘생활의 주권자’가 돼야 진정한 시민주권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기 생활의 주체로서 실질적이고 자율적인 결정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와 국가의 근본에 시민의 삶이 있고, 시민이 자기 생활의 실질적 주권자가 되는 새로운 민주주의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생활민주주의’입니다.

‘생활민주주의’를 위해 정당도 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시민의 삶을 온통 끌어안아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달라지려면 정치의 근간인 정당부터 바꿔야 합니다.
정당은 시민의 생각, 시민의 생활에 가장 민감해야 합니다.

시민과 분리되거나 시민의 변화된 삶을 외면하는 정당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정당은 지금 시민들로부터 분리됐습니다.

출마자들의 ‘카르텔 정당’이라 조롱받고 있습니다.

 

아래로는 풀뿌리 대중기반이 없는 불임(不姙) 정당입니다. 위로는 정치 자영업자들의 담합(談合) 정당입니다. 운영방식은 낡고 부실해, 망해가는 중소기업 수준입니다. 정당에 정치다운 정치가 없고 민주주의가 없고 시민도 없습니다.

 


뉴스 원문 보기 ----- > 관련기사 ---

문재인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공약 신호등 보기 --- >

 

제가 함께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만,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는 더욱 심각합니다.

 

첫째, ‘정체성의 위기’입니다.

탈냉전, 탈이념의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여전히 낡은 이념 틀에 갇혀 있습니다.

새로운 가치와 방향,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전환을 선도하기는커녕 뒤따르기에도 버겁습니다.

 

둘째, ‘기반과 시민참여의 위기’입니다.

당의 풀뿌리 기반은 점점 더 허약해지고 있습니다. 당 운영에 시민과 지지자, 당원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권자와 시민은 네트워크 속에서 존재하고 활동하는데,

당은 네트워크 밖의 섬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지기반 확충을 위한 혁신 없이는 존립이 어렵습니다.

시민 속으로 들어가고 시민의 삶을 정당 네트워크에 결합시켜야만 합니다.

 

셋째, ‘소통의 위기’입니다.

누적된 소통 위기 속에서 한편으로 당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다른 한편으론 국민을 대변하는 대의기능이 마비되고 있습니다.

기득권과 이익의 담합이 정당을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당 운영에 시민과 지지자, 당원이 배제되다보니 아래로부터의 소통이 꽉 막혀 있습니다. 중앙당-지도부가 지나치게 독점하고 있는 의사결정구조, 국회의원 중심의 정당운영 방식도 민주적 소통과 거리가 멉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시민ㆍ지지자ㆍ당원들과 함께 하는

‘공감의 소통’이 절실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생활정당’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당, 그러기 위해 국민들의 삶의 현장을 활동의 중심에 두는 정당이 ‘생활정당’입니다.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의 삶을 두고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정당입니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가 ‘내 삶의 민주주의’가 되고 정당이 ‘내 삶의 정당’이 돼야 ‘생활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생활정당’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첫째,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생활정당’이 돼야 합니다.

시민의 삶을 정당정치의 중심에 두고 시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결합해야 합니다. 시민의 삶이 정당정치의 핵심 내용일 뿐 아니라 정당정치의 방식이어야 합니다. 시민의 삶을 정당정치의 내용과 형식으로 삼아 자율과 협력과 책임이란

‘생활민주주의’의 가치를 체계 있게 실현해야 합니다.

따라서 ‘생활정당’은 오로지 시민과 지지자, 당원의 뜻으로 움직이는 ‘자율정당’이어야 합니다. 시민, 지지자, 당원이 계파를 넘어 함께 하는 ‘협력정당’이어야 합니다. 시민, 지지자, 당원의 명령에만 충실한 ‘책임정당’이어야 합니다.

 

둘째, 정당을 시민과 당원에게 돌려주는 ‘생활정당’이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 기반과 참여의 위기를 넘어서야 합니다.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취약한 당원기반을 늘려야 합니다. 동시에 직접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참여민주 정당으로 가야 합니다. 개방된 시민참여정당만이 ‘생활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시민참여 정당으로의 전환은 우리당의 오랜 숙제입니다.

일반시민과 비당원 지지자들이 참여 하기 어려운 폐쇄된 정당구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일반시민과 지지자를 전폭적으로 끌어안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영국노동당이 혁신을 위해 하고 있듯이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다양한 기능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당원뿐만 아니라 시민과 지지자를 광범하게 결집시켜야 합니다.

 

셋째, 계파에 의해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라 시민과 당원에 의해 움직이는 생활정당이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분권과 합의의 정당으로 가야 합니다.

먼저 당의 중앙 집권적 권력을 분산시켜서 ‘분권 정당’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분권적 생활정당의 핵심은 중앙당의 권한을 시ㆍ도당과 각종 위원회로 과감하게 이전하는 것입니다. 당 재정도 분권형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당의 풀뿌리 기반이 튼튼해집니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이 없는 원외지역도

존재감이 생겨 전국전당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집권은 불가능합니다. 일본 자민당 장기독재 같은 일당독주 시대를 초래할 지도 모릅니다. 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당의 뿌리와 체질과 근본을 다 바꿔야 합니다.

시민의 삶 속으로 돌진해야 합니다.

정당의 진화 없이 민주주의 진화도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실망하고 마침내 정치를 외면하는 시민의 관심을 되돌리는 길은 하나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를 과감히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면적 재구성입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당을 근본적으로 또 원천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정치도 사람이 먼저인 정치로 바뀌어야 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정치는 ‘모든 이를 위한 정치’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을 넘어서서 모든 계층을 위한 정치, 모든 지역을 위한 정치,

모든 세대를 위한 정치, 모든 성을 위한 정치, 모든 이의 생활이 정치의 중심이 되는 정치입니다.

 

저는 그런 정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천만 시민당원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정당문화를 꿈꿉니다.

이제 대한민국 전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정부가 달라지고, 정당이 달라지며, 정치가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세월호 이전과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이 돼야 합니다.

 

침몰하는 세월호에 끝내 아이들을 묻어버린 야만의 국가, 야만의 정치를 넘는 길은 오로지 사람이 먼저인 정치의 실현에 있습니다.

사람과 삶이 정치와 민주주의와 국가의 근본이 돼야 비소로 새로운 정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습니다. 그 꿈은 대단히 본질적입니다. 국가도 정부도 정치도 정당도 시장도 모두, 인간의 생활을 지탱하는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아닙니다.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어떤 제도나, 어떤 정책이나, 어떤 국가적 목표도 사람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원칙만 지킨다면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명확하다고 믿습니다.

 

저도 정치를 그렇게 바꿔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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