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부대표단 및 주요 당직자 회의 모두발언
원내 부대표단 및 주요 당직자 회의
(2017.05.12. / 09:00) 본청 215호
▣ 주승용 당대표 권한대행
이런 회의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또 당이 엄중한 시기에 있기 때문에 오늘 회의 소집을 했다. 대선이 끝난 지 벌써 3일 째다. 어제 박지원 대표와 우리 당의 지도부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했다. 지도부는 총사퇴를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은 분들은 당을 꿋꿋하게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우리 당직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주요당직자들과 원내부대표단과 우리 당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이고 당면한 현안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
선거에서 승리하는데도 100가지 이유가 있고, 패배하는데도 100가지 이유가 있다. 이번 대선은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라기보다 이길 수 있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선거 막판에 보수결집으로 인해서 정권교체의 위기감이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후보가 광주에서, 전남에서 30%, 전국에서 21%를 얻었다. 이렇게 호남에서 야권표가 분산된 것은 호남민심이 아직도 국민의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반증으로 생각한다.
작년에는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금년에는 이유가 어떻든 간에 작년에 비해서 절반밖에 지지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 철저한 반성과 호남민들의 지지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당의 취약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15% 수준의 적지 않은 득표율을 보였다. 결국 안철수 후보가 양자구도가 아닌 다자구도 속에서도 지역별로나 세대별로 골고루 20%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우리 당이 비록 대선에서는 패배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하고, 정권교체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직자, 의원님들 모두 수고하셨고,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인사를 일부 발표했다. 그 중에서 비검찰 출신인 조국 교수에 대한 인사는 파격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조국 교수 발탁은 검찰개혁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라고 일단 기대를 한다. 특히나 검찰개혁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이 크다. 검찰개혁이 선행되었더라면 국정농단을 애초에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공약은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다. 공수처 설치를 반발하는 검찰의 논리에 대해서 마땅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반증이고,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독점에 대한 문제 역시 풀기 어려운 큰 숙제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검찰인사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했지만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것은 전 국민적인 우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우려와 후환을 해소할 수 있도록 폭 넓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현실적인 대안을 꼭 마련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이제 국민의당은 책임과 쇄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현재 지도부가 공백상태이므로 당을 책임지고 쇄신할 비대위원장을 빨리 모셔야 한다. 또 여당과의 협치, 정부 각료들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서 신임원내대표도 빨리 선출해야 한다. 다행히 능력 있고 훌륭한 분들께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혀주셨다. 개인적으로는 짧았던 원대대표 임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정치인은 나갈 때 나가고 들어갈 때 들어갈 줄 알아야 된다. 더 좋은 분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일부 언론에 제가 원내대표 선거에 재출마한다는 보도가 있어, 우리 의원님들께, 또 당에 혼란을 줄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고, 짧은 기간이었다만 도와주신 의원님들,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가장 큰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실패 후에 다시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선거에 패배했다고 해서 국민의당이 국민께 약속드렸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 계신 당직자 여러분과 의원님 여러분께서 힘을 다시 내서 다시 일어서야 우리 지지자들고 다시 힘을 낼 수가 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저는 우리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저도 제 자리에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당의 쇄신을 위해서 열심히 헌신을 하겠다. 그동안 도와주신 의원님들, 당직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최경환 당무부대표
청와대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에게는 경제부총리 입각을 제안했다. 국민의당 2-3명 의원에게 내각 참여를 권유할 것이라는 말들도 있고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이것은 협치와 연정의 바른 방식이 아니다. 야당을 여당과 정부의 거수기나 2중대로 몰아가려는 아주 잘못된 태도이다. 장관직을 가지고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저급한 정치공작이다.
협치와 연정은 정책협약, 연정협약이 먼저이다. DJP연합도 내각제 합의가 있은 후 내각배분이 이뤄졌다. 모범적으로 이루어진 자치연정, 남경필 지사의 경기도연정은 100여개의 연정합의가 있은 후에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부지사를 비롯한 몇 자리에 참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진정한 협치와 연정 의지가 있다면 이러한 연정협약에 먼저 나서야 한다. 장관직 몇 자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연정협약이 없는 상태에서 내각에 참여할 야당 의원들도 없을 것이며 그런 정치공작에 넘어갈 의원들도 없을 것이다.
야당에 좋은 정책도 많이 있다. 능력 있는 인재도 많다. 지금 협치와 연정은 국정운영에 필수불가결이란 생각이다. 선택사항이 아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청와대 인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협치의 원칙을 세우고 연정의 틀을 세우는 것이라 하겠다. 이런 연정협약에는 과연 연정과제가 무엇인지, 또 연정 실행체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이 연정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이 합의되어야 한다. 경기도 연정 협약서를 보면 잘 나타나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는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에 대해서도 매우 불쾌하고 우려를 표한다. 한 뿌리였으니 이제 함께하자는 것인데 그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착각이다. 국민의당은 양당 패권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당이다. 지금 그런 통합론은 다시 양당체계로 복귀해달라고 하는, 다시 거기에 들어오라는 것에 불과하다.
국민의당은 변화와 미래라는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21%의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무례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청와대와 여당은 한손에는 협치와 연정을 들고 있고, 한 손에는 통합의 떡을 들고 있다. 진짜 본심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더 이상 그런 정치공작적 냄새를 풍기지 말고 당당하게 협치와 연정의 길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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