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뜯지못한 사발면, 그 앞에 죄스러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회 안전 시스템의 부재가 또 다시 우리 청년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 먼저 올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죄스러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같은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의 사망사고가 4년 연속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9개월 만에 재발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 안전망 부재는 물론 정부, 지자체, 공기업 등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비용 경영난에 의한 인력부족은 2인1조라는 수칙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렸지만, 서울메트로도, 서울시도 그 어떤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둠 속에 혼자 일 하는 것이 무섭고 위험하다는 청년의 절규가 단순 비용절감을 위한 외주 용역, 최저가 입찰이라는 우리 사회의 모순 속에 묻혀버린 것은 아닌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지킬 수 없는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는 오히려 작업자가 안 지켜서 사고가 났다는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잘못을 책임지고 안전비용을 불필요한 추가 부담으로 인식하는 그릇된 관행을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이번 사고는 불의의 사고가 아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당연히 발생하지 말았어야 할 참사로 정부도, 서울시와 그 산하 서울메트로도 이번만큼은 어물쩍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고, 국민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토록 불안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언제까지 우리 청년들은 당찬 미래가 아닌 당장 내일의 사건·사고를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아직도 뜯지 못한 사발면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할 뿐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6년 5월 31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손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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