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 기자회견문
16.04.06 당사 브리핑룸
▣ 안철수 공동대표
당사에 몇 달만에 오는 것 같은데요, 오늘도 좀 강행군입니다. 제가 제일 걱정되는 게 기자 여러분들 무리한 일정에 따른 건강입니다. 건강 조심하고 관리 잘하십시오.
오늘 발표 내용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안철수입니다.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총선은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그런데 기득권 거대 양당은 옛날 방식으로 장밋빛 공약과 정치공학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못해도 1등, 2등은 한다는 구태의연한 태도로 국민께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우리는 성장도 멈추고 일자리도 못 만드는 경제위기상황 맞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순간에 다가왔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너무 빠르고 거대한데, 우리 정치는 과거의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멈추면 미래는 없습니다.
이번 총선은 오늘의 민생, 경제 문제 해법을 찾고, 미래의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20대 총선은 사상 최악의 깜깜이 선거, 정책실종 선거가 돼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알권리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각 당은 국민들께 각 당이 어떤 비전과 정책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하고 선택받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저 전국 돌면서 춤추고 업어주는 이벤트만 해서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정당과 후보를 제대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남은 일주일 여야 각 당이 책임감을 갖고 정책과 비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식물대통령 카드를 또 꺼냈습니다. 박근혜대통령 팔아 국민 겁주는 공포 마케팅으로 결국 돌아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 싹쓸이한다면서 스스로 20대 국회를 어떻게 바꿀지, 정권교체 어떻게 가능한지, 다가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지 대안도 비전도 없습니다. 거대양당이 덩치 값도 못하는 겁니다.
따져보면 누가 가장 어렵겠습니까. 창당 두 달 만에 조직도 인력도 없이 오로지 의지와 각오만 가지고 정치 혁명의 길을 가고 있는 저희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후보들 모두 어렵습니다. 그러나 국민께 죽겠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다. 살기 힘든 국민 앞에 정치가 죽는 소리하고 읍소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정치가 정치인들이 그래서는 안 됩니다. 도리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국민 눈 가리고 억지로 잡아당기는 옛날식 정치 그만두고 할 일 하고 약속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함께 풀어갈 것을 제안합니다.
첫째,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정당대표 공개토론을 제안합니다. 지금이라도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3개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국민 앞에 공개적인 TV토론을 통해 각 당의 위기해법과 미래비전을 검증받을 것을 공식 제안합니다. 정의당도 참여의 기회를 갖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늦어도 이번 주 안에 국민들 앞에서 각 당의 정책과 비전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가져야 합니다. 토론 횟수도 가능하다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국민들의 고단한 삶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각 당 대표의 토론을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조금이나마 지켜드리자는 것입니다.
둘째, 공약책임제를 제안합니다. 이는 20대 국회를 반드시 약속 지키는 국회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선거 때면 온갖 구호 공약이 등장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딴소리하는 정치, 이번에야말로 바꿔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내놓은 110개 세부공약 중에서 30%밖에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 이행하지 않은 공약 31개 중 18개를 재탕해서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19대 총선 250개 세부 공약 중에서 10%밖에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19대 총선 때 내놓았던 33개 이행하지 않은 공약 중에서 15개를 다시 재탕해서 내놨습니다. 재탕삼탕 공약, 책임 안지는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로는 국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제대로 일하는 국회로 만들 수 없습니다. 저희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께 국회 개원 즉시 정책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가칭 4.13 총선 공약점검 및 이행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각 당이 제시한 공약들을 여야가 함께 검토해서 즉시 합의하거나 실천할 수 있는 과제, 중장기 협력과 연구가 필요한 과제,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로 분류하고 함께 이행을 점검하고 평가해 나간다면 20대 국회는 싸우는 국회, 반대만 하는 국회가 아니라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생에 도움 되는 공약은 비록 상대 당 공약이라도 함께 입법하고 이행하는 관행을 정착시킨다면 입법과정에서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은 최소화될 것입니다. 정치적 효과만을 겨냥해서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한 정당에 대한 국민의 합리적인 평가도 이뤄질 것입니다.
또한 20대의 첫 국회에서 정당들의 공약에 대한 평가와 점검이 이뤄지면 선거 임하는 정당들의 자세도 앞으로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포퓰리즘 공약의 남발은 억제되고 국민들도 정책공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정책선거를 한 발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20대 국회는 약속 지키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정치에 대한 국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4.13 총선공약을 준비하면서 실현가능한 공약,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공약,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공약,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공약, 미래와 혁신을 위한 공약 개발이라는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총선 공약에서 일자리 창출을 비교를 해보면, 국민의당은 85만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데 새누리당은 545만개, 더불어민주당은 270만개 정의당 198만개입니다. 누가 실현 가능하고 현실성 있는 공약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권의 신뢰가 추락한 원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그 중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번 4.13 선거는 낡은 정치의 끝이자 새로운 선거의 시작이 되어야합니다. 저는 진정으로 각 정당 대표들께 과거 낡은 방식은 버리고 국민 앞에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을 호소합니다.
국민에 의한 정치혁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정치, 반대하고 싸우기만 하는 국회로 다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는 20대 국회, 국민 삶을 돌보는 정치를 선택할 것인지, 우리는 지금 그 기로에 서 있습니다. 여야 정당 대표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8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됩니다. 어느 곳이든 가까운 투표소에서 투표하실 수 있습니다. 꼭 투표해주십시오. 투표율이 높아지면 정치인들이 국민 무서운 줄 알게 됩니다. 꼭 투표해주십시오. 투표는 두 번 하셔야 합니다. 지역구 후보자에게 투표하시고 비례대표 후보는 정당에 투표하시면 됩니다. 어느 당을 찍으셔도 좋습니다. 꼭 투표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질의응답>
Q. 대표님께서 지난번에, 20대 총선에서 미래일자리 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었는데 그간 여러가지 제안에 대해 양당에서 대답을 들은 게 없다. 오늘 TV토론 제안했는데 관철시킬 방법은 있는지.
A. 국민들이 판단하실 거다. 제안에 응한다면 그건 가장 좋은 일이다. 그래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각 당이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국민들께 더 알릴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 근데 거기에 반대한다면 그것은 자신이 없거나 또는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제발 저려서 참여하지 못하는 걸로 국민들은 알게 될 것이다.
Q. 오늘 김한길 의원이 선대위원장 사퇴하고 처음으로 광주에서 유세를 한다고 한다. 사전에 이것에 대해 들은 게 있나.
A. 예. 갈 생각이라고 지난주 정도에 말씀을 들었다. 지금 판세에 대해서도, 아마 말씀들을 이제 많이 어제 물어보셨었는데, 지금 역시 선거 막판에 혼탁해지고 있다. 지금 거대 양당이 조직선거로 또 읍소전략으로 다시 이탈한 표를 되돌리려는 안간힘을 하고 있다. 결국은 어렵게 결심하고 정치혁명 길을 선택한 유권자들을 흔드는 그런 시도라고 저희는 보고 있다. 3당 혁명이 정말 어려운 길이다. 조직도 없이 저희들은 국민들의 결심만 믿고 가겠다. 저희들이 갖고 있는 것은 각오와 진심뿐이다.
Q. 오늘 김종인 대표가 아침에 광주 경제 기자회견을 열면서 작은 당은 예산을 많이 끌어오지 못한다라고 얘기했는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130석으로 얼마나 끌어왔었는지 그것을 오히려 묻고 싶다. 그리고 미래 먹거리에 대해 저희들은 처음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은 뒷북치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또 아마도 오늘 특정 기업의 공장유치 등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구체적 이야기는 들어봐야 알겠습니다만,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특정 기업의 이전이나 이런 쪽을 공장유치나 이런 것들을 이야기한다는 게 정치가 시키면 기업이 무조건 따라할 거라고 생각하는 오공식 발상 아닌가 싶다.
Q. 여야 두 정당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자 목표의석 많이 내려 잡고, 특히 새누리당은 과반 달성이 어렵다고 하고 있는데. 물론 대표님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엄살 차원이라고 생각하는지.
A. 네 엄살 차원이다. 읍소 전략이다. 다시 또 국민들께 그런 읍소 전략하는 것 국민들이 더 이상 속지 않으실 거라고 본다.
Q. 오늘 영남 방문하는데, 영남은 특히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가 높은 지역인데 영남에서 국민의당의 지지를 어떻게 호소하실 건지.
A. 지난번에 대구를 방문했을 때 대구 언론사 중견기자분이 그러셨다. 대구는 버림받은 곳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셨다. 왜 그러냐면 대구는 야당은 포기하고 여당은 무관심한 곳이다. 그래서 결국은 모든 시민들이 한 정당만 지지를 하다보니까 그 피해가 오히려 돌아오게 되는 이런 것들을 바꿔야 된다는 문제 인식이 오피니언리더들로부터 점점 퍼져나가는 걸로 안다. 실제로 언론사 중견언론인 뿐 아니라 시민들을 만나 봐도 바뀌어야 된다는 열망이 굉장히 높다. 지금 저희들이 창당 두 달 만에 후보들 많이 구하진 못했습니다만 열심히 시민들 만나 뵙고 변화의 열망을 확인하고 또 어떻게 변하겠다는 비전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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