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차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2016년 6월 3일 오전 9시
□ 장소: 본청 대표회의실
■ 김종인 대표
선거가 끝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고 원구성이 지금 임박한 상황에 있다. 이번 원 구성 자체가 법정 시한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또 한 번 파행을 겪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원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의장을 어느 당이 갖느냐, 상임위원장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를 가지고 여야 간에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국민들께 매우 좋지 않은 인상을 주지 않나 생각한다.
의회주의라는 것은 유권자 심판을 정확히 따라가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이 1당이 됐고, 새누리당이 2당 순서로 되어있으며, 의회 관례상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차지가 돼야 된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가는듯하더니 새누리당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원구성에 큰 차질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께 ‘저 사람들이 벌써 20대 국회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싸움만 하는 구나’라는 인상을 남긴다.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이뤄진 다음 제일 먼저 나온 말이 ‘협치’라는 말이다. 협치를 제대로 하려면 원 구성부터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협치가 가능한데, 일방적으로 전혀 양보의 기색 없이 우리가 과거 여당이었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우리가 차지해야할 몫을 다 차지해야겠다고 하면 원 구성은 말할 것도 없고, 협치라는 말이 창피스러운 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원 구성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또 모든 책임을 국회에 돌리고 야당이 제대로 된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돼서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절대로 그런 사태는 벌이지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여 정부 여당에게 양보할 것은 양보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의회민주주의 원칙은 끝까지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원 구성이 하루 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새누리당에 강력하게 촉구한다. 선거 결과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선거의 민의에 따라서 원 구성이 이뤄질 수 있는 자세를 가지시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첨부해서 말씀드릴 것은 남북관계 문제가 염려스럽다. 주변국을 보면 북한을 놓고 중국, 미국이 다 은연중에 협의를 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이런 상태로 처다만 보고 있을 것인가.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전될 것인가에 대해 국민이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부가 인식하고, 비핵화 과정 속에서 우리가 자주적으로 취할 수 있는 외교적인 능력이 무엇인지 조속히 국민에게 밝혀주시기 바란다.
■ 우상호 원내대표
어제 저희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하겠다고 양보안을 냈다. 이것은 법사위원회가 소중하지 않거나 더불어민주당에 법사위원장을 맡을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다. 교착상태에 빠진 이 국면을 타개하려면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 운영해 왔던 중요한 상임위를 양보해야만 협상의 물꼬가 터질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저는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면 당연히 새누리당의 수정제안이 올 것으로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꼼수니 야합이니 하면서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뺨을 때렸다. 이런 협상이 어디있나. 양보한 당에게 수정제안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과하라면서 뺨을 때리는 이런 집권당은 처음 봤다. 지난 30년 정치사에서 이런 협상 보셨나. 이런 집권당 보셨나.
수석부대표간 회담도 이틀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은 처음 본다. 총선에 패배한 집권당이 어떻게 이런 식의 협상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청와대가 배후에 있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다. 저는 정진석 대표와 김도읍 수석부대표의 인격과 성품을 믿는다.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배분까지 관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문제를 넘어서서 오히려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협상을 파괴하고 있는 이런 모습에 대해서 전 국민이 분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다시 말씀드린다. 청와대 빠져라. 여야 원내대표 간 자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 만약 계속해서 지난번 거부권 정국에 이어서 또다시 정국을 파행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국정운영 의도가 있다면 더불어민주당 가만있지 않겠다.
■ 이춘석 비대위원
정운호 대표 사건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 우리 국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수임료가 제공돼서 법조비리 사건이 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검찰의 수사를 국민이 똑바로 지켜보고 있다. 항상 법조비리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이것은 전관비리 문제가 아니라, 제가 법사위 8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것은 현관비리의 문제다.
그런데 검찰수사의 방향은 항상 전관비리에만 멈춰있고 현관비리에는 전혀 접근하고 있지 못하다. 이번 정운호 대표 사건의 수사방향도 그런 우려를 떨치지 않을 수 없다. 홍만표 전 변호사, 브로커들의 활동내역, 서울메트로 매장 설치건, 롯데면세점의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현란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 반면에 왜 법조비리가 터지냐에 대해서는 전관비리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현관들이 그에 대해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직들이 관련돼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가 전혀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법조비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관비리에 접근해야 한다.
이번 사건도 2013년 정 대표 원정도박사건이 왜 무혐의처리가 됐는지, 그리고 2015년도 정 대표 원정도박사건과 회사돈 횡령사건의 수사가 왜 배제됐는지, 그리고 정 대표 보석사건에서 적의처리의견을 제출한 담당검사와 지휘부는 누구인지, 그리고 항소심에서 구형을 3년에서 2년 6개월로 축소한 그 배경에는 누가 있는지를 밝혀야 사건의 본말이 해결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가 검사와 수사관 등 검찰내부자들 관련해 의혹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내부수사는 당시 정운호 사건을 맡았던 검사와 수사관 10명만을 조사하고 마무리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부장검사는 소환조사 대신 서면조사에 그쳐서 내부조사가 보여주기식,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금치 못한다. 엄정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검찰이 실제로는 제 식구를 다 감싸고 밖에 몇 명 먼지털이식으로 털고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는다.
한 가지 더 얘기하겠다. 검찰은 당시 수사팀 검사들의 경우 금전거래내역까지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금전거래 대부분이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거래된다. 계좌에 아무 거래입출금내역이 없다는 것을 가지고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
이번 검찰수사가 상상을 초월하는 법조비리에 대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전관비리 뿐 만 아니라 현관비리를 밝혀서 내부에 대해서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만이 우리 국민들이 의혹을 해소하고 법조비리가 척결 될 것이다. 관련자 모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밖에 있느냐 안에 있느냐를 불문하고 발본색원해서 엄벌에 처해야 만이 법조비리 사건이 척결된다는 것을 촉구하고, 다시 한 번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2016년 6월 3일
더불어민주당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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