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 제20대 국회 당선자 대회 인사말
□ 일시: 2016년 4월 20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국회 본청 246호
■ 김종인 대표
먼저 여러분들께 당선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선거를 겪으면서 우려도 굉장히 많았다. 선거 지형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수도권, 소위 현명한 유권자들의 판단이 옳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선거를 이끌어왔다. 그 믿음이 현실화되어 수도권에서 우리가 압승을 해 원내 제1당으로 등장하게 됐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하면, 수도권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감각이 굉장히 예리하다는 것을 우리가 느껴야한다. 한편 우리가 승리해서 좋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종전과 같은 모습을 또 보인다면 유권자들이 굉장히 냉혹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이번 선거 내내 유권자들에게,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경제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경제 판을 새로 짜서 우리 경제를 정상으로 이뤄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래서 일단 우리에게 다수 의석을 주시면 의석을 바탕으로 현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내년 대선에 반드시 집권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이제 4년 동안은 내가 내 자리를 확보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내년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 교체를 해야겠다는 인식을 하시기를 바란다.
저는 지난 1월 15일부로 더불어민주당에 와서 조금만 잘못하면 당이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가지고서 왔다. 하지만 다행히도 당원 여러분, 의원 여러분이 협조해주어서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기하고 선거에 임해서 오늘날 제1당의 자리를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제가 늘 얘기했지만, 우리가 시대에 맞는 감각을 가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하다. 지금 민주주의이고, 경제이고 모두가 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시장경제만 잘 이끌면 나라가 부강해지고 국민도 행복해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경제정책에 어느 정도 성공해서 나라의 부도 축적하고 세계적으로 10위권에 달하는 경제대국이 됐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온갖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987년 헌법을 개정하고 정치를 민주화하면서 과거의 잘못된 불균형이라는 것이 시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28년 가까이 지난 현재 그런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오히려 더 심화됐다. 우리는 경제 성장의 방향으로 포용적 성장을 하자고 이야기했다.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본주의가 성립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포용적 성장, 더 나아가 정치에 있어서 포용적 민주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오늘날 전세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우리가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선거에서 유권자께 약속한 것을 다시 회상하며 1년 이상 조금 더 노력하면 저는 기필코 정권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내세운 포용적 성장에 대해서 이해가 잘 안 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왜 자본주의 국가에서 포용적 성장을 내세웠느냐. 가장 중요한 요체가 국회다. 시장의 효율과 의회민주주의의 발달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성공적으로 가져왔지만, 의회가 시장경제에서 파생한 제반 문제를 조정할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
우리는 1987년 지금의 헌법을 만들어 정치민주화를 했다.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우리가 얼마만큼 의회활동을 통해 우리사회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 물어본다면, 거의 아무것도 한 게 없다. 그 이후 우리나라의 불균형은 점점 더 심화됐다. 여러분께서 앞으로 이것을 느끼고 우리가 국회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당선자들 중에 직능을 대표하는 분들도 상당수 계시리라 생각한다. 우리당의 가장 큰 조직상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직능과의 연계 관계가 안 되어 있다. 내년 대선까지 그런 측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다 많은 활동을 해서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각 직능그룹을 정치적으로 수렴해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력도 같이 해나가야 한다.
과거의 패턴에서 완전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유권자들께서 더불어민주당이 새로 태어나는 줄 알았는데 또 과거의 습관에 젖어 돌아가구나 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여러분을 위해서, 당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권자들께서 우리당이 1당의 위치를 차지하게 해 준 것은, 그래도 수권할 수 있는 정당이 어느 당인지 판별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3당이 탄생해서 야권이 분열되면 우리가 필패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현명한 유권자들은 어느 야당이 확실히 정권 교체를 담당할 수 있는지 판별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런 결과를 줬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여러분이 부디 머릿속에 잘 간직하고 내년 대선까지 각별한 노력을 경주해주기를 당부한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낙선자 여러분들께도 심심한 위로를 드리면서 다음을 위해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2016년 4월 30일 더불어민주당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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