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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제13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5-08-17 16:54    

제13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5년 8월 17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당대표 회의실

 

■ 문재인 당대표

 

내일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6주기다. 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평생을 민주주의에 바치셨다. 그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이루려고 하셨던 것이 한반도평화와 경제적 번영이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교가 중요하다고 누누이 강조하셨다. 국민의 정부야말로 한반도의 확고한 주인으로서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해나간 최초의 정부였다. 한평생을 색깔론과 지역차별에 시달리면서도 증오와 대결보다 화해와 협력을 추구했던 김대중 대통령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경제가 위기를 맞고, 평화와 외교마저 위태로운, 지금 고 김대중 대통령의 경륜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제 제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말씀드렸듯이 우리경제의 활로는 경제영역을 확장하는 길뿐이다. 우리 경제가 분단으로 고립된 섬에서 탈피하여 북한과 대륙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정부가 동북아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만 가능한 일이다. 끌려가는 외교가 아니라 주도하는 외교를 해야 한다. 한반도의 주인은 우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실 것을 권유한다.

 

어제 저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해결책으로 남북회담, 북미회담을 병행하자는 2+2회담을 제안했다. 또한 우리에게 실익도 없고 북한의 중국의존도만 높이는 5.24조치를 해제하기 위한 방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진지한 검토도 없이 거부했다. 참으로 유감이다. 새누리당은 그냥 이대로 계속가자는 것인가? 평화가 곧 경제다. 우리경제를 살릴 돌파구다.

 

전경련 등 경제계에서도 남북교류협력 신5대 원칙을 제시하며 남북대화와 동북아 경제권 형성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활로가 그거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경제의 활로는 한반도 경제통일 밖에는 없다. 지금은 이념이 아니라 경제를 위해 한반도 경제통일의 실현을 위해서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 이종걸 원내대표

 

오늘은 민족지도자 장준하 선생 서거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파주에서 기념식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 당은 지난 7월 31일에 장준하 선생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유기홍 의원님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할일이 있다. 장준하특별법은 2013년 12월에 공동발의를 했지만, 표류하고 있다. 진실정의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를 다뤘지만 미흡했다. 이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법이다. 반드시 법의 취지에 따라 법을 제정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아베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는 그야말로 교묘한 문장조합 뒤에 속마음을 숨긴 담화였다. 과거의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는 과거에 그랬던 것일 뿐, 현재는 사죄하겠다는 것이 없다. 전쟁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했지만, 식민지 피해자들이 아닌 일본전범까지 포함하는 속마음으로 애도를 표했을 뿐이다. 일본이 반성과 사죄를 행동으로 옮겼다고 했지만 일방적인 주장뿐이다. 그런 주장에 전쟁피해자와 국가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아베 총리가 담화에서 하고 싶은 말, 그 속마음은 일본의 전후세대에게 사죄의 숙명을 안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일 것이다. 살펴보니까 약 4,000자 담화문의 문장 중에 유일하게 주어가 명확히 있는, 그야말로 진심어린 문장이지만 이치에 맞는 주장은 아니다.

 

국제사회는 일본의 전후세대에게 그들이 일으키지 않은 태평양전쟁과 학살, 위안부강제징집에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사과를 일본의 전후세대의 사과로 교묘히 왜곡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주장은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가해자의 자기변명일 뿐이다.

 

1970년 12월 7일에 독일 빌리 브란트 총리가 무릎을 꿇고, 독일 범죄에 대해 사죄한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그 당시에 브란트는 세계를 감동시켰고, 역사적으로도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아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화해와 용서란, 이런 진정어린 사죄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아베는 수차례를 이야기하지만 역사에서 똑똑히 배우길 바란다.

 

어제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는 난데없이 삼위일체 구호가 울려 퍼졌다. 대통령의 ‘전진 앞으로, 연내 성과 달성’ 이런 지시 수행을 위한 당‧정‧청 삼위일체는 의회주의의 실종을 드러내는 것이다. 삼위일체 구호 속에 국정의 한축인 당론은 사라지고, 청와대의 ‘청론’만 난무하고 있다. 민심과 민생이 제고된 당‧정‧청 삼위일체는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오늘 제가 100일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돌이켜봤다. 의회가 무너지고 있다. 의회주의 정치가 무너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사라져버렸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에 흡수되어버렸다. 협상의 창구가 없다. 협상 대상이 없다.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당‧정‧청 삼위일체 구호에 바로 그 내용이 담겨있는 뜻을 저는 국민들께 알려드린다.

 

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정‧청 삼위일체가 아니라 ‘개혁당사자인 민심과 소통하는 것이다’는 고언을 드린다. 민심을 동반하지 않는 개혁은 반드시 실패하고, 성과주의 국정에 빠진 개혁도 반드시 실패하고, 민심의 동의를 얻은 ‘하의상달식 개혁’을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당‧정‧청에 과제를 던져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4대 개혁과 서비스산업육성은 한국 경제의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말씀드린다.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은 공무원 연금 개혁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도 드린다. 대통령이 개혁의 성공을 원한다면, 여당과 정부가 개혁주체들과 소통할 충분한 시간과 재량권을 주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 전병헌 최고위원

 

일본의 아베 담화는 우려대로 형식적 사죄로만 일관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르게 어물쩍 넘어갔다. 현 아베 총리의 사과 의지는 일절 담기지 않았다. ‘위안부’라는 단어는 아예 들어가지 않다. 훗날 아베 담화에 대해 역사는 혹독한 평가를 할 것이고, 아마도 아베 담화에 대해서 일본은 통절한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경축사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요란한 빈 수레였다. 일본, 그리고 북한과 관련해서 어느 것 하나 명쾌하지 못했고, 그리고 한반도 경제 비전에 대해서도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70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특별하게 할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시기의 경축사였지만, 역대 8.15 경축사 가운데 가장 특별할 것이 없는 무덤덤한 경축사였다. 한반도 평화 비전과 경제 번영에 대한 대안 없는 ‘도돌이표 경축사’였다.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경축사였다.

 

광복 70년이라는 뜻 깊은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가 설렜고, 그리고 특별하게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던 70주년 8.15는 특별한 의미 없이 지나가 버리고 만 셈이다. 안타깝고 유감스런 70주년 8월 15일이었다.

 

문재인 대표께서 어제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국민소득 5만 불 시대를 위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했다.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넓히자는 비전과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한 한반도 경제통일 구상인 것이다. 경제 위기의 근원적인 극복과 신 성장 동력으로써의 남북 경제 협력, 그리고 미‧중간 균형외교, 6자 회담 촉진 등을 위한 2+2 회담 제안 등 꽉 막힌 남북관계를 뚫고, 우리의 미래성장 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매우 절실하고도, 합리적인 제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반응을 보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집권세력으로서의 일말의 책임감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기선을 제압당했다는 불쾌감으로 애써 무시하거나 뜬구름 잡는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라거나 여론 수렴이 우선이라는 등의 형식적 수사로 핵심을 비껴가고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서둘러 지우려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집권 세력 스스로가 남북 화해와 협력 통일의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여기거나 자신이 없다는 점을 반증할 뿐인 것이다.

 

통일과 먹거리 문제 해결은 여야를 뛰어넘는 민족의 생존과 번영의 문제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대안 없는 남북 대결 정책을 이제 그만 폐기하고, 한반도신경제구상을 적극 수용해서 ‘남북 경제 협력 시즌 2’로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것이다. 다시 한번 심각한 고려와 행동을 촉구한다.

 

앞서 두 분께서 말씀하셨는데, 내일은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돌아가신지 6주기되는 날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 후 비통해하던 대통령님의 모습 다시 떠올라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민주주의와 남북 화해와 통일에 평생을 바치신 대통령의 유지는 지금 현실에서 전진은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추모에 멈추지 말고, 우리 당 스스로가 민주주의와 남북통일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어제 문 대표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우리 당이 면밀한 실천적 대책과 정책안으로 발전시켜야할 것이다.

 

또한 오늘 17일도 장준하 선생께서 포천 약사봉 골짜기에서 비명에 가신지 40년째 되는 날이다. 그러나 선생의 죽음에 대한 의혹조차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분의 못 다 이룬 꿈을 생각하면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하고, 우리 당은 진상규명위원회에서 각별한 노력을 다시 한번 시작해 나갈 것이다.

 

영화 ‘암살’이 1000만 관객이 넘었다고 하는데, 영화 ‘암살’을 보면서 잊히지 말아야 할 사람들 잊혀지고, 청산되어야할 역사가 청산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주는 영화라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영화 ‘암살’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는 이와 같은 장준하 선생의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40년째 오늘의 현실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창당 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회의가 열리게 된다. 당의 상임고문단과 핵심 유관단체 대표자를 모시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보고드릴 것이다. 당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힘을 창당 60년을 맞이해서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창당 60년 기념사업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 유승희 최고위원

 

재벌 개혁 없이는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도, 경제 성장도 있을 수 없다. 최근 롯데의 후계구도와 관련해서 신씨 일가의 분쟁을 보면, 재벌의 지배구조가 얼마나 전근대적인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재벌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순환출자를 통해서 거대한 기업집단을 지배하고 있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총수일가가 경영을 세습하면서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리스크를 유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자체도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롯데가 이중국적이면 나라마다 한명씩 부인을 2명 두고 있는 게 적법한 것인가. 현행법 위반이고,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다. 정확히 100년 전인 1915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축첩제도가 이미 폐지되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언급했지만 공감이 안 된다. 롯데 그룹은 1988년에 부산 롯데호텔 부지를 구입하면서, 외국인투자촉진법 특혜를 받아 취득세, 등록세 등 191억 원 면제를 받아 논란이 되었다.

 

신동주, 신동빈 총수일가가 개인사에 있어서 일본 국적으로 군대를 면제받지 않았는가. 심지어 롯데는 일본에서 아사다 마오를 적극 후원하지 않았는가.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 선수 경쟁구도가 극에 달했을 때, 아사다 마오 선수 옷에 늘 롯데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던 것을 국민들은 선연하게 기억하고 있다.

 

롯데는 순환출자도 국내 다른 기업보다 더 복잡한 수준이다. 거미줄식 순환출자로 적은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했다. 반면 호텔롯데는 매출액의 83%를 세금 깎아주는 면세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롯데 그룹은 비정규직을 남발해서 나쁜 일자리를 만드는 주범이다. 특히 여성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기업형 슈퍼마켓 SSM으로 골목 상권도 다 죽여 놓았다. 한마디로 양심도 없는 나쁜 기업이다.

 

재벌을 적대시하자는 것이 아니다. 재벌 독식, 부자 독식하는 사회가 아니라 함께 잘사는 경제를 위해 총체적인 악성 재벌 기업 롯데에 대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올 12월에 롯데면세점 2곳에 면세 사업이 종료되고, 재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그 전까지 롯데그룹은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할 수 있을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도 서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노동 개악을 중단하고, 순환출자 금지, 법인세 인상 등 경제민주화를 위한 재벌 개혁에 서둘러야할 것이다.

 

심학봉 의원은 당장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여성에 대한 어떠한 차별적 폭력, 그리고 여성에 대한 차별적 비하 행위는 심각한 인권침해이다. 최근 학교 내 조직적 성추행이 장기 은폐되어서 논란이 있었다. 아이들과 여교사, 특히 비정규직 여교사를 집중적으로 성추행해서 수치심과 분노감에 이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이들 얼마나 힘들었을지, 정말 가슴이 아프다. 이해가 된다.

 

특히 고위공무원과 정치인이 여성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 성 비하하는 등 성차별적 행위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되고,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학봉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함이 마땅하다. 또한 교권을 추락시킨 성범죄를 저지른 교장 및 교사는 교단에서 영구 퇴출됨은 물론이고, 연금을 삭감하는 등 엄중하게 처벌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리겠다. 전후 70년 아베 담화는 매우 실망스럽다. 사과도 없고, 책임도 실종된 담화였다. 무엇보다 한국 식민지 지배에 대한 책임도 거론되지 않았고, 일본 정부의 반인도적 범죄행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확한 기술도 없었다. 위안부 피해자를 명예와 존엄에 상처받은 여성이라 표현하고, 제대로 된 사과와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일본에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을 요구해온 피해자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일이다.

 

아베 담화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평가도 실망스럽다.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준 점과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근간으로 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국제사회의 유보에도 미동도 하지 않고,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아베 정권에 대한 평가로는 박근혜 정권은 너무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닌가.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는 발언으로 보인다. 국민 정서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과거사 청산 없이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은 불가능한 것임을 아베 내각과 박근혜 정권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추미애 최고위원

 

이른바 외교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여하셔도 좋은데, 그 목표는 ‘동북아 긴장관리가 되지 않으면, 우리의 통일 환경 조성이 없다’는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가면 좋겠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그 목표가 일본의 극우적 입장을 슬그머니 따라가면서 미‧일 군사공조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아무리 중국 전승절 행사에 가서 미소를 선물을 하셔도 동북아 긴장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가신다면 뚜렷한 통일 환경 조성을 위해서 남북의 긴장해소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슨 말을 던져야할지, 무엇을 얻어 와야 할지 목표를 세워야 될 것이고, 일본과 관계개선을 바라신다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일본이 할 일이 무엇인지 뚜렷이 적시해줄 수 있는 당당한 외교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가 않다. 아베 담화는 알맹이인 신뢰가 빠졌다. 신뢰가 빠졌기 때문에 아베 내각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는 것이다. 또 아베 담화의 핵심은 본인 자신을 포함해서 전후세대가 더 이상 전범국가라는 과오를 물려받지도 않을 것이며, 그런 지적을 세계로부터 받지도 않겠다는 선긋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는가. 물론 미래를 위해서 한일관계는 이대로 둘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힌다면, 한일관계도 전망이 어둡다. 면죄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 문제가 그런 역사 인식에 그친다면 잘못되었음을 당당히 지적하면서도, 미래 관계는 따로 풀도록 하는 그런 구분 인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대체 뭘 사죄했는지 모르겠다”고 절규하시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일본은 뉘우치지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만 그만하면 됐다는 식의 사과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또한 선을 그어야 될 것이다. 

 

2015년 8월 17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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