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15년 7월 20일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국회 예결위회의장

■ 문재인 당대표

오늘 우리가 논의해야할 가장 중요한 당면 현안은 역시 국정원의 불법 휴대폰, PC 해킹 의혹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번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감기였다면, 이번 불법 해킹 사건은 메르스를 100배 정도 붙인 정도라고 비유했다. 저는 지난번 불법 대선개입 사건도 감기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께서 강조한 뜻은 그만큼 이번 불법해킹의혹 사건이 그에 못 지 않게 중요하고, 어떤 면에서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두 사건 모두 맥락이 같다고 본다. 국정원이 평소에는 국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장악하고, 그러다가 선거 때가 되면 공작을 해서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건 모두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아주 중차대한 범죄행위이다. 우리 당은 진상규명 위해서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안의 중대성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께서 직접 위원장을 맡아주셨다.

지난번 불법 대선개입 사건 때 우리 당은 우리가 대선에서 패배한 당사자라는 입장 때문에, 또 대선불복 프레임 때문에 그 진실을 규명하는 일을 하는데 제약이 많이 있었다. 또 박근혜정권 출범 초기여서 우리 스스로 자제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번 불법 해킹 사건은 국민 모두가 피해자다. 실제로 사찰 받지 않은 분이라 하더라도 언제 사찰대상이 될지 모르는 잠재적인 피해자들이다. 국민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리가 주저하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 당이 국민들과 함께 열심히 진실을 규명하고 싸워 나가야할 것이다. 우리 의원들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또 하나 논의할 당면 과제는 혁신이다. 오늘 혁신안이 담긴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13일에 열렸던 당무위원회에서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혁신안을 지지해주셨다. 우리 의원님들 가운데서도 당무위원들이 많은데, 감사드린다. 오늘 중앙위원회에서도 그렇게 혁신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

오늘 혁신안에 대해서는 혁신위원회에서 직접 설명드릴 것이다. 오늘 의총은 중앙위원회를 앞두고 의원님들께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직접 설명 드리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마 혁신안에 대해 미흡하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이런 저런 불만들도 있을 수 있다.

혁신안이 지금 다 나온 것이 아니다. 혁신위원회가 이미 발표한 혁신안 가운데서도 당헌당규를 만드는데 조금 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혁신 방안들, 또 앞으로 혁신위원회가 추가로 발표하게 될 혁신방안들은 다음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에서 논의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당의 혁신이 보다 완전해지겠지만, 그러나 완벽한 혁신안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어차피 혁신은 사람이 실천하기 때문이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혁신안에 대해서 신뢰하고 힘을 모아주시면, 우리가 실천을 통해서 혁신의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고, 또 아무리 좋은 혁신안이라도 혁신안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불신하면서 흔든다면 혁신의 효과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혁신에 대해서 계파적인 관점으로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계파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문제가 아니다. 혁신의 요체는 우리 모두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혁신은 대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지역분권정당, 대표에서 집중됐던, 중앙당에 집중됐던 권한들을 각 시도당으로 다 나눠서 분권하자는 것 아닌가. 사무총장제 폐지, 마찬가지로 중앙당 내에서 대표에게 집중됐던 권한들을 나누어서 분권화 하자는 것 아닌가. 공천제도 혁신도 마찬가지다. 대표의 전횡이나 자의를 배제하는, 그래서 계파 패권적인 공천도, 또 계파 나눠먹기식 공천도 그러한 소지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시스템에 의해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천하자는 것, 그것이 공천제도 혁신 아니겠는가.

혹시라도 대표가 다음 공천에서 불공정할지 모른다 라는 염려가 되신다면, 오히려 혁신에 힘을 실어 달라. 그런 소지가 없어지도록 혁신안을 더 잘 만드는데 지혜를 모아주시라. 오늘 중앙위원회가 그런 우리의 결의를 다지고, 그래서 다음 총선에서 이기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

■ 이종걸 원내대표

오늘 엄중한 시기에 의원님들 모시고 의총을 하게 됐다. 지난번 워크숍 때 논의되지 못한 과제, 당내 현안과 관련된 과제들을 포함한 혁신안을 논의하는 의총이다. 지난번 메르스 전쟁을 맞아서 미뤘다. 미루고 미뤘던 의총을 오늘 열게 됐다. 그런데 또 터졌다.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 정권 징표가 우리 앞에 하나 하나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께서도 말씀한 것처럼 국정원이 2005년 2002년에 해왔던 나쁜 버릇, 불법 도감청 엑스파일 사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표님 말씀처럼 당시 그것들이 감기였다면, 지금 이것은 메르스 100배이다.

이명박, 박근혜정권으로 이어지는 불법사찰 정권의 마각은 국정원을 통해 이뤄졌다. 2012년 11월에 무얼 급히 어떤 목적을 수행했는지 이태리 업체로부터 구입한 불법해킹 프로그램은 가공할만한 것이다. 그 전부터 이미 논의됐던 것이다.

국정원은 대북공작용이다, 국내 시험용이다 라고 하고 있다. 18개 대북공작용 IP를 아직까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SKT, 318개의 각종 통신사의 IP를 눈치보기나 해킹한 흔적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내용은 이제 손 안에 든 몰래카메라, 손 안에 든 도청기이다. 바뀌어 진 스마트 환경에 이제는 모든 사생활을 불법 도청할 수 있는 가공할 기계이다.

어제 국정원은 직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고, 또 의혹의 죽음까지 있었다. 점점 꼬리를 무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2002년 2005년도에 참여정부 때 했던 과단성 있는 조치를 생각한다. 감기에서 국정원장이 구속된 예에서 오늘 지금까지 박근혜대통령은 수수방관으로 오히려 이 불법 상황을 외호하고 있는 듯하다.

시간이 없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이 사회를 빅시스터 사회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런 오명을 받기 전에 빨리 과단성 있는 조치를, 스스로 민낯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조치를 해야만 한다고 경고하고 기대하고 요청 드린다.

우리는 새누리당과 함께 오늘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서 공동으로 이 불법 상황을 수사 촉구하는 내용에서부터 현안질의, 각 상임위 청문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통해서 이 나라가 빅시스터 국가로 가는 것을 온몸으로 막겠다는 의사를 꼭 국민께 말씀드린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계신다.

오늘 밀렸던 당내 현안과 함께 혁신위에서 발표한 4차 안까지, 여러분 숙고하고 계시겠지만, 오늘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께서 말씀 올리겠다. 당무위원회를 하기 전에 의총을 하지 못했다. 지난번 금요일, 목요일 혁신위원회 프로그램 때문에 의총을 하지 못했다. 오늘 중앙위원회를 두 시간여 앞두고 지금부터 가능하면 식사시간 까지도 뺏겠다. 심층적 논의와 혁신에 대한 입장, 희망을 논의해서 좀 더 필요한 과제까지 말씀해 주시는 의총이 됐으면 한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오늘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혁신에 대한 우리 당의 장기, 단기적인 방안이 우리 의원들로부터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 현재 당 안팎에는 여러 가지 소문들이 있지만,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번 어려웠던 분열과 실패의 상황을 극복하고 반드시 승리로 가고 있는 당이라는 점을 보여야 할 것이다.

2015년 7월 20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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