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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차 탄핵 의원총회 모두발언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6-12-07 17:04    

제34차 탄핵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16년 12월 7일(수) 오전 10시

□ 장소 :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

 

■ 추미애 대표

의원 여러분께서 고생이 많으시다. 원내대표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다각도로 분석을 하면서 표를 모아야한다. 사무총장도 대내외적으로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텐더홀의 딱딱한 바닥 위에서 밤샘농성을 하는 의원들의 지극정성에 감사드린다. 실시간 중계되는 탄핵버스터와 릴레이 토론 참여를 통해서 대국민 호소를 하고 있는 의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요즘 과도한 깎아내리기가 있는 것 같다. 어떤 빌미도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퇴근 이후에 동네 근처 식당에도 가지 못한다. 집에서 가까운 한강을 걷다가 밤에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한강의 물결을 보면서, 세월호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깊고 차가운 바다에 아이들이 가라앉은 채로, 375명이 배에 갇혀있다는 보고를 12시 전에 받은 대통령이 그 무렵에 한 일은 단골 미용사를 부른 것이었다. 머리를 치장하는데 90분을 소요했다는 것이다. 저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믿어지지 않았다.

저에게는 사글세 열 달만 지나면 이사를 가야되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제 아버지가 다른 집 자제에게 과외를 해서 한 달 월급을 받았다고 짜장면을 사주시겠다고 했다. 그 동네에서 제일 깊은 우물을 가지고 있던 집에 세를 들어 살았았다. 수돗물이 없던 집이었다. 예쁘게 하고 가려고 세수하고 머리를 감으려고 우물가에 나가서 물을 길었다. 두레박을 집어넣자마자 제 가벼운 몸이 견디지를 못하고 우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10미터가 넘는, 가늠할 수 없는 우물이었다.

밖에 있던 다섯 살 동생이 야단났다고 살려달라고 소리쳤고, 저도 안에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려달라고 했다. 저를 구해주신 분은 수년 동안 심장병을 앓으면서 문 밖 출입을 못하고, 자리에 이불을 깔고 누워있던 주인 아주머니였다. 잠옷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로 맨발로 쫓아 나와서 두레박줄을 집어넣어주셨다. 제가 그 줄을 붙잡고 하나하나 올라와서 살아날 수 있었다.

맨발로 뛰쳐나온 그 분의 순간적인 응급구조가 없었다면, 저는 산목숨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남의 새끼건 내 새끼건, 지나가는 짐승이라도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면, 앞뒤 경황없이 달려 나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어머니의 마음이다.

국민의 어머니가 되겠다고 약속한 대통령은 더 이상 어머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어머니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 그런 순간이 떠오르면서 깜깜한 밤에 저 혼자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 ‘당대표가 의연하지 못하게 왜 그렇게 눈물이 많은가’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제 마음이 그러하다. 대통령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국민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정치 인연이 어떠하든, 어느 당에 소속돼있든, 정파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든, 그 모두를 떠나서 아픈 국민의 마음을 한번 헤아려주시기 바란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는 표시가 바로 대통령 탄핵에 의무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더 이상 정파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누구를 탓하지 않겠다.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는 심정으로 대답해주시기 바란다.

 

■ 우상호 원내대표

추미애 대표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자식을 낳아서 길러본 어머니의 심정에서 본다면, 수많은 고등학생들이 바다에 빠져있는데 그 안위를 걱정하기보다 미용사를 불러서 자신의 미용을 치장하고 올림머리를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분노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구조하지 못한 어쩔 수 없는 상황보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못한 대통령을 우리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국민들이 불쌍하고 안타깝다.

대통령은 어제 새누리당 이정현, 정진석 지도부를 불러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의원총회에 보고된 것을 보면 아무런 내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참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까지 차버렸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서 대통령을 탄핵해서 국가를 정상화하는 길 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오후 3시에는 야3당이 모처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합동집회를 갖는다. 야권공조를 단단히 하고, 탄핵전선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야3당의 첫 합동집회에 반드시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어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렸고, 오늘 2차 청문회가 있다. 탄핵 결정을 앞두고 계획해서 청문회 일정을 잡았다. 1차 청문회의 내용은 ‘정경유착’이었고, 오늘 2차 청문회의 주제는 ‘최순실 국정농단’이다.

어제 재벌총수들이 나와서 대답하는 내용을 보셨겠지만, 많은 국민들이 실망했다. 정경유착을 끊겠다는 의지와 구체적 계획을 말한 재벌총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오로지 책임을 면탈하기 위한 변명과 앞으로 잘하겠다는 영혼 없는 다짐뿐이었다. 그런 상태로는 정경유착이 끊어질 것이라고 믿을 국민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경련 해체를 목표로 진행해나가겠다. 기존 전경련의 자산을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시키고, 정경유착의 도구로 이용돼온 전경련은 사라지는 것이 마땅하다. 해당 상임위에서도 국회의원 여러분께서 전경련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내일부터 전 국회의원이 밤샘농성을 통해서 9일 탄핵 가결을 위해 최대한 결집한다. 오늘내일 이틀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고, 힘을 모아서 단결된 더불어민주당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고 역사에 쓰일 수 있게 함께해주시기 바란다.

2016년 12월 7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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