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차 의원총회 모두발언
□ 일시 : 2016년 11월 10일(목) 09:00
□ 장소 : 국회 본청 246호
■ 추미애 대표
의원님 여러분 고생이 많으시다. 서울중앙지검 앞에 우병우 구속을 촉구하는 밤샘 천막 속에서 추위에 떠시는 의원님들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 우병우와 안종범 등 문고리 3인방의 수사는 하고 있지만, 째려보는 우병우의 눈빛이 마치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이 정권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온 국민이 최순실 병에 걸려있다고 한다.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태어났나.”, “이러려고 세금을 냈나, 자괴감이 든다.”라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늘날 자신이 처한 현실과 최순실 게이트가 맞물리면서 분노에 이어 허탈, 좌절,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이 드는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 대외 환경도 우리에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미국의 트럼프 후보가 미합중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아까 뉴스를 들어보니 전체 투표인에서는 힐러리 후보가 이겼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트럼프가 이겨서 승리를 했다고 한다. 선거 방식과 민심이 살짝 비켜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제가 어제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났다. 4대종단협의회 대표님들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이 지금의 엄중한 난국, 살얼음판 같은 정국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잘 걸어가고 있지만, 어떠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하나의 실수로 저쪽에 빌미를 주어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씀을 주셨다. 70년간 이어져온 누적된 적폐를 어쩌면 최순실의 공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이해의 타산을 먼저 하지 말고 시비를 먼저 가리고, 이 기회에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준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나머지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씀도 주셨다. 이를 전하는 이유는 최순실 게이트에 관해 대통령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해가려는 잔꾀와 꼼수 정치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대통령이 의장실을 방문해서 총리를 국회가 지명해주라는 말을 던졌다. 그 후로 아마 우리당은 그러지 않았겠지만, 의원님들 가운데서는 총리가 누가 되나, 누구를 선호하나, 어느 당이 총리를 추천할 수 있나,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갔을 것 같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활발하게 의원님들의 토론은 듣되, 어디까지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집중하자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다. 나머지의 어떤 정치적 상상과 제안은 이런 문제가 다 풀어지고 난 뒤에 국민주권의 원리에 따라서 국민이 결정하실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순실 병을 앓고 있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변화를 정치권이 어떻게 담아내서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국민들께 설계도를 꺼내고 이해시켜서 끌고나갈 수 있는지, 한 차원 더 높은 정치일 것이다. 우리가 이를 담아내고 제대로 그 뜻을 이해하는 그런 대변자가 되지 못한다면, 어떤 집단, 어떤 개인도 떠밀려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린다.
어제 3당 대표가 모여서 정리한 것이 이런 내용이다. 그런 마음으로 저는 임했다. 3당 대표와의 만남 결과는 이 사건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하고 국정조사와 별도 특검을 추진한다는 것을 재확인 했음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제안한 총리 인선에 대한 논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국회는 민생과 안보를 챙기기 위해 상임위나 예결위 등에서 모든 노력을 다 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12일 각 당이 똑같이 시국집회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합의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의원님들께서 토론을 해주시기 바란다. 의원총회의 결정에 따르겠다.
■ 우상호 원내대표
3당 대표님들의 합의사항에 따라서 원내에서는 현안질의, 국정조사, 별도 특검의 여야 합의를 위해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일 현안질의는 예정대로 진행하도록 합의를 봤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단 한분도 질의신청을 하지 않아서 우리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로만 질의가 진행되도록 되어있다.
이것이 반성과 사죄의 뜻으로 질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은 진상을 규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래도 집권당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은 국민들께 질타 받을 만한 태도로 보인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고백하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에 국회의원으로서 함께 동참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당 의원들께서는 전원 본회의에 참석하셔서 최고 현안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질의를 경청하시고 또 좋은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
국정조사와 별도 특검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도출해내도록 노력하겠다. 큰 틀에서는 의견이 접근했지만, 세부적인 문제에 있어서 실무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고 드린다.
미국 대선에 결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제가 한 가지 보고를 드리겠다. 얼마 전 국회의장을 모시고 3당 원내대표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바 있다. 그때 미국의 주요 지도자들, 주로 공화당 소속이 하원 외교위원장, 하원 의장, 상원 의장 등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분들과 일련의 회담을 통해서 제가 이렇게 물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번 대선의 유력한 후보들이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한미 간에 기존에 맺어졌던 협정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공화당 소속의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외교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은 하원 외교위원회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우리는 트럼프가 하는 말은 대선용이라고 생각한다. 군사적 동맹이나 경제 협정에 관해서는 외교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하나도 변화시킬 수 없다. 공화당 지도부, 특히 하원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는 한미동맹에 변화가 올만한 어떠한 형태의 국가 간 협정에 변화를 꾀할 생각이 없다.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 의회가 한미동맹에 영향을 줄만한 조그마한 변화도 주지
않을 것임을 보고해드리고 안심시켜 달라”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하여 급격하게 한미 간의 제도 변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우리 국민들에게 보고드리고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
상원의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TPP협정, FTA협정은 어떻게 되나”라고 물으니 “한·미 FTA의 관철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뛴 사람이 자기 자신이다. 한·미 FTA는 한글자도 바꿀 생각이 없다. 다만 TPP는 트럼프 때문이 아니라 미국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사정에 따라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정이 되지 않아 실제로 제대로 추진될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추진한다.”고 대답했다.
우리나라 제도와는 달리 미국은 의회가 대단히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예산편성부터 제도변화까지 모든 것을 의회가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향후 대선 이후 어떠한 변화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한미 의원외교를 강화해서 미국의 공화당 지도부들이 우리에게 약속했던 것과 같이 한미동맹에 변화를 줄만한 제도 변화에 응하지 않도록 잘 설득하고 부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차원에서 더 적극적인 한미 의원외교 활동을 강화해서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노력을 하겠다.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도 규명하고 국정공백도 최소화하고 변화된 한미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에 수권정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면모를 잘 보여드리자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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