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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대선 평가와 바른정당의 진로를 중심으로. 국민토론회 개혁 보수의 길을 묻다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7-06-01 21:03    

토론 2

19대 대선 평가와 바른정당의 진로를 중심으로
김성회_ 반딧불이 중앙회장

 

1. 19대 대선이 끝났다

19대 대선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정치적 격동 속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탄핵 전 후로 몰아친 정치적 격동과는 달리, 대선결과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던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싱겁게 끝이 났다. 이미 최순실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 대선은 너무도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진 셈이다.

시중에는 샤이 보수니, 무응답층이니 하는 변수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결국 80%에 이르는 탄핵 찬성 여론이 실제였음을 확인했다. 또한 대선기간동안 숨어있는 보수니, 샤이 안철수니 하는 말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실제 대선결과는 대선기간동안 실시되었던 여론조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 41%, 홍준표 후보 24%, 안철수 후보 21%, 유승민 후보 6.7%, 심상정 후보 6%의 결과였다.

다른 하나는 반 문재인 정서가 광범하게 존재했지만, 또 그것 때문에 대선기간 동안 세 번에 걸친 순간적 요동이 있었지만, 결국엔 반 문재인 정서를 담을 대안이 부재함으로써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었음이 드러났다. 즉, 반기문 총장의 귀환과 불출마 선언, 반기문 지지층의 황교안, 안희정으로의 이동, 안철수 후보의 대안론이 순간 순간 떠올랐지만, 결코 지속적인 흐름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은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안의 정치세력’이 부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대안으로 떠오른 후보들이 결코 문재인 대세론을 극복할 만한 파괴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조직과 후보 자질에서 반문재인 정서를 흡수할만한 흡입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왜 조직과 후보 자질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극복할 수 없었나?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은 중도 통합을 말했지만, 호남 지역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강론’만 반복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리즘 등 새정치를 떠들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과 과정을 제시하지 못했다.

새누리당과 결별하며 ‘개혁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출발한 바른정당도 반기문총장과의 결합에 실패하고 유승민 후보를 내세웠지만,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서 옴짝달싹을 못했다. 즉, 보수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새로운 내용과 지지층 결집을 시도해야 했음에도 소모적 ‘보수 적자논쟁’과 ‘영남 대표론’에 갇혀 귀중한 시간만 보낸 것이다. 즉, 문재인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바른 정당과 유승민 후보는 각각의 영, 호남 지역적 틀에 갇혀 ‘새정치’ ‘개혁보수’을 외쳤을 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2. 시대가 변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의 주류세력이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즉, 주류 세력이 산업화 세력에서 민주화 세력으로 완전히 이동한 것이다. 일부 진보진영의 교체가 아니라,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산업화 세력에서 민주화세력으로 뿌리 자체가 바뀐 것이다.

따라서 국가주의적인 산업화 세력이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수진영에서도 그 중심이 국가주의적인 산업화 세력에서 시장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민주적 보수세력으로 중심이 이동되었다는 점이다. ‘민주 우파’의 탄생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87년 이전에는 좌우 산업화 세력에 민주화세력이 첨가된 형태였다. 구도로 보면, 우측 산업화세력(동쪽, 농촌지역) vs 좌측 산업화 세력(서쪽, 도시서민) + 민주화세력의 구도였고, 87년 이후에는 산업화세력(+민주화세력) vs 민주화세력의 대결구도였다. 이것이 87년 6월 항쟁이후 30년간 지역대결구도와 함께 지속된 정치구도였다.

그런데, 이번 퇴행적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통해 산업화 세력은 20% 정도로 축소되고, 80% 정도가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 그리고 글로벌 의식을 갖춘 지지층으로 변모된 것이다. 영남지역을 제외한 수도권과 중부권에서 이동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80% 중에서 탄핵을 후회하고 다시 박근혜 향수에 젖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즉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문재인)과 정의당의 지분은 여전히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안철수 후보가 최대치로 올랐을 때, 문재인 후보와 함께 35% 전후를 기록했었다. 즉, 산업화세력 20%를 제외하고, 민주당 + 정의당 지지층은 50% 미만이기 때문에 약 30%의 국민은 민주화 세력이면서 중도 우파적 성향을 지닌 지지층인 것이다. 이 30%층은 최대 40%까지 확장 가능하고, 그래서 하위의 산업화세력 20%까지 더하면 최대 60%까지 확장시켜낼 수 있다.

문제는 이 ‘4 :4 :2 ’ 구도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이다. 아니면, ‘1 :4 :3 :2 ’의 구도에서 ‘1 :4 :4 :1 ’ 구도를 만들어갈 것이냐의 문제이다.

이 구도를 만들어갈 주체는 현재로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외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주체들은 당장 발등의 불인 ‘영,호남 지역정서’에 함몰되어 있다. 또한 양대 정당구도에서 온존되어온 남북관계, 안보이슈에 발목이 잡혀있다. 그래서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햇볕정책과 호남적통론을 두고,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 보수 적통론, 안보이슈(한미동맹,사드배치)와 영남적자론을 두고 대립·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두 정당이 영호남 지역에 매몰되어 있으면 몰락할 것이 분명한 상태임에도, 마치 자신이 태어나 살고 있는 동굴을 나오면 죽을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혀있다. 시대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거나 이끌어갈 용기가 없이 영호남 지역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을 보자. 정의당을 보자.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영호남, 충청에서 모두 높은 득표율을 자랑했다.

이미 지역구도를 넘어선 것이다. 오죽하면, 대선 이전에 문재인 후보가 “영호남에서 모두 지지를 받는 국민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까지 했겠는가?

이미 그들은 노무현 정권 때 민주당을 깨면서 호남 지역구도를 탈출했었다.

정권 말기에 다시 호남으로 회귀하긴 했어도, 그 주체들은 결고 지역구도로 회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지역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었다. 나름대로 정치개혁에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그렇지 않다. 특히 바른정당은 새로운 보수, 개혁보수를 내걸고 새누리당과 영남 지역구도를 깨면서 나왔음에도 보수적자론, 영남대표론을 가지고 영남지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함으로서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했다.

그렇게 영남 지역주의에 머물려면 왜 새누리당을 깼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바른정당이 보수적자론, 영남 대표론으로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하자 일부 의원이 집단 탈당하여 자유한국당에 복귀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그로인해 수도권 중심의 젊은 유권자들이 반발을 함으로써 다시 한 번 지역주의극복을 위한 정치개혁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이 정치개혁이 살아남는 길은 오직 하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지역주의를 깨고 ‘죽기 살기’로 새로운 국민통합적이고 진보적 정치세력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듯이 지역주의를 극복한 새로운 중도 보수적 통합정당을 구축하는 길이다.

바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 영호남의 지역주의 동굴로부터 탈출하는 길이다. 왜 노무현과 진보진영은 해낸 것을 중도진영과 보수진영은 못해낸단 말인가? 그 지역주의 벗어나면 죽을 수도 있고 웅비할 수도 있겠지만, 그 동굴에 갇혀 있으면 결국 호남은 민주당에, 영남은 자유한국당에 흡수 통합되면서 한식에 죽든지, 청명에 죽을 뿐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미 국민들은 지역구도를 벗어나고 있다. 이제 지역주의는 기껏 유지되어봤자, ‘영남 자민련’ 정도 밖에는 없다. 영남에서도 민주당은 이미 많은 표를 흡수했고,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 영남주민도 대단히 많다.

또한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충청 이북과 수도권 주민들은 어떤가?

언제까지 광활한 수도권과 중원을 무주공산으로 만들어놓고, 텃밭에 안주하고 있을 것인가?

 

3. 대안을 만들 때이다

앞서 필자는 탄핵과 대선을 통해 산업화 세력 대 민주화 세력이 2 : 8의 구도로 전변되었고, 다시 산업화 대 민주화세력의 대결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런 점에서 시대가 변한 것이다.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선 4(민주좌파) : 4(민주우파) : 2(산업화)의 구도를 만들던지, 아니면 1(정의당) : 4(민주좌파) : 3(민주우파) : 2(산업화,자유한국당)의 구도를 ‘1 :4 :4 :1 ’구도로 변화시킬 구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혁보수의 길은 몽상가들의 ‘무지개빛 환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 첫 번째 단추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영호남 지역주의 동굴’에서 탈출하고 내년 지자체 이전에 합당, 또는 정책 및 선거연대라도 이뤄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보수적 이념과 노선을 정립하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진영과 좌파는 민주화운동을 거치며 수많은 인적자원을 수혈하면서 국민통합적 진보진영으로 거듭났다. 일부는 여전히 호남 중심의 민주당을 거론하지만, 이미 민주당은 호남중심을 거론할 수 없는 상태로 발전하였다.

그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민주, 진보진영으로 거듭난 것이다.

반면, 보수진영은 여전히 국가주의적 안보관, 국가주의적 산업화에 머물러 있다. 그것을 보수의 전부로 생각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거론하며 퇴행적 국가주의를 보수의 정통인냥 여겼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미 보수진영에서 국가주의적 이념과 자유주의적 이념이 공존하였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국가주의를 중심으로 밀어붙였다.

이제, 새로운 보수, 개혁보수가 나아갈 길은 새로운 이념을 형성하는 노력이다. 즉, 국가주의적 입장에서 시장주의적, 자유주의적 보수이념을 세우는 것이다. 안보문제, 남북관계에서도 시대 변화에 맞는 이론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보수노선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다. 언제부터 ‘정통보수의 길’을 걸어왔다고 ‘정체성’을 두고 전전긍긍하는가? 기껏, 지난번 유승민의원 파동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 가지고 싸운 것 아닌가?

필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보수 적자론을 가지고 싸우는 것도 우스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보수가 뭔지, 그 노선이 뭔지에 대해 제대로 정립하려고 노력한 적이 과연 있었던가?

그런 사람들이, 자유주의자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이 사단을 내나?

지금부터 필요한 것은 ‘민주 우파’로의 자기 정립을 분명히 하고, 그에 걸맞는 외교, 안보, 정치, 경제, 복지, 교육, 문화, 지자체 등의 문제를 새로 정립하는 것이다.

즉, 핵문제 해결의 방법뿐 아니라, 북미수교가 이뤄질 때 한미동맹은 어떻게 하나? 남북관계에서 압박의 기조는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경제노선과 복지노선은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것인가? 4차 산업혁명과 교육문제는? 글로벌 다문화시대 이민정책은? 문화정책은? 지금 같은 기초-광역-중앙이라는 지자체구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헌법과 권력구조의 문제는?

모든 것들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새로운 노선을 정립해야만 한다. 진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신대한민국의 주류로서의 민주우파의 상’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시 말해 바른 정당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대한민국이 어떤 대한민국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계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바른 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영남의 보수 적통론에 집착했다.

그로인해 중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했다. 하지만 지금도 영남에서의 보수 적통론은 미완성이다. 즉, 쓸데없는 고집을 피웠다는 것이다.

실제, 바른정당의 일부 의원들이 집단 탈당을 하고, 이에 대한 반발로 유승민후보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정작 영남에서의 지지층은 늘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수도권 젊은층이 유승민 후보를 응원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것은 유승민 후보의 영남 집착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바른 정당이 개혁 보수의 길을 걷기 위해선 영남보다는 충청이북, 특히 수도권의 젊은 보수층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지도부를 구성하고, 수도권과 중원의 젊은 층에서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할 때, 영남지방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젊은 지도부뿐 아니라, 민주화, 시민운동에서 탄생한 민주우파적 지도부, 미래 글로벌 사회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 지도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개혁 보수’의 상징‘을 만들어내고 스타성 있는 정치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보수, 민주우파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있는 보수세력을 형성할 때, 바른 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세 가지를 갖추고,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보수, 중도통합적인 정치활동을 벌인다면, 바른정당의 미래를 밝을 것이다. 왜냐하면 시대가 그것을 원하고 있고, 또 젊은이들이 그것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보수의 길은 정통보수의 길을 극복하는 것이다. 즉, 정통보수가 걸어왔던 국가주의적 안보관, 산업화 노선에서 민주적이고 자유주의적인 보수노선,시장주의적인 보수노선, 그러면서도 중도통합적인 제3의 길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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