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대표 외 6차 상무위 모두발언
이정미 대표 “정부의 부동산대책과 세법개정안.. ‘장타’ 필요한 시점에 아쉬운 ‘단타’ 그쳐”
“부동산 대책, 투기 불씨 남기지 말아야.. 보유세 강화 등 확실한 조치 필요”
“세법개정안, 연 12조 증세라는 대선 공약에도 못미쳐.. 5조 5천억에 불과” “전 정부의 대기업 감세-서민증세, 적극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반도 평화, 강대강 대결 부추겨서는 안돼.. 대화의지가 선행된 대북정책이 해법”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나라 본부장 “마필관리사 노동자 죽음, 마사회 적폐가 원인..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등 요구”
일시: 2017년 8월 3일 오전9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어제 발표한 정부의 부동산대책, 세법개정안은 경기의 판을 뒤바꿀 ‘장타’가 필요한 시점에 아쉬운 ‘단타’에 그쳤습니다.
(부동산대책 관련)
문재인정부는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놨습니다. 이번 대책은 이명박·박근혜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는 부양책과 확실히 선을 그은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 투기 근절과 기형적 주택시장을 바로잡을 대책으로서 여전히 미흡합니다.
지금 한국의 부동산시장은 ‘피자한판’을 논할 만큼 한가롭지 않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전세 값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경매시장은 물론 전체 주택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6·19대책이 나오고도 두 달 만에 집값이 이렇게 들썩이는 건, 애초 투기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미봉책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는 후분양제 도입과 분양원가 공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줄기찬 요구에도 지금껏 유보적 입장만 고수하더니, 이번 대책에도 빠졌습니다. 이번 부동산규제가 투기과열지구와 청약지구로 한정된 것 역시 아쉬움을 남깁니다. 양도세 중과세라는 당연한 조치가 포함된 것은 환영하지만, 보유세 강화 등 불로소득 환수라는 확실한 세제개혁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투기의 불씨는 남게 될 것입니다.
매매대상이 크든 작든 물건을 먼저 보고 선택해서 값을 치르는 게 시장논리입니다. 하물며 수억원대 아파트를 사고파는 일인데 완공도 안 된 채 분양권 딱지만 사고파는 현실은 정상이 아닙니다. 분양원가 공개를 미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건설사의 일방적 가격책정은 주택가격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모든 위험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뿐입니다.
단기대책에는 이미 면역이 돼 있는 부동산투기세력입니다. 집값안정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로드맵과 일관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개발호재에 기대는 주택정책을 이참에 폐기하고, 건설사와 투기꾼만 배불리는 정책에서 소비자중심의 제도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세법개정안 관련)
세법개정안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정부는 증세논의의 문을 열어 기대감을 키우더니, 국민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세법개정안을 내놨습니다.
이번 첫 세법개정안은 1차적으로 대선공약에도 못 미치는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연 12조2000억원의 증세방안을 공약한 바 있지만, 이번 세법개정으로 확보되는 세수는 연간 5조5000억원 수준입니다. 대선공약이었던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도 사라졌습니다.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벗어나, 부분적으로나마 증세로 방향을 튼 것은 환영할 만합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명박정부의 ‘대기업감세’나, 박근혜정부의 ‘서민증세’를 보다 적극적으로 바로잡을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 소득재분배 효과를 노리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과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 등의 방안이 담긴 것은 긍정적이나, 이명박정부가 마구잡이로 풀어놓은 법인세 규제를 정상화 하는 데는 크게 부족합니다. 법인세의 경우 이른바 MB감세 규모가 연간 8조원 수준인데, 이번 세법개정안은 연 2조원 증세에 그칠 뿐입니다.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도 그 대상을 대주주로 제한하는 등 증세대상을 지나치게 좁혀놓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증세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앞세워 구조적 저성장과 양극화를 넘어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재정의 선도적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추진에만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복지수요는 해마다 늘고 있고, 재정지출도 그만큼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같은 ‘부자증세’, ‘핀셋증세’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국한시킨 5~6조원 규모의 살림자금 마련으로, 정부가 내세운 ‘사람중심 경제’ 구현은 어림없습니다. 정부는 현실성 떨어지는 재원조달방안 외에, 세수의 자연증가분과 세출 구조조정에 기댄다는 언급도 내놨지만 너무 한가한 소리입니다. 그 정도로 우리의 대내외여건이 녹록치 않습니다.
정의당은 복지증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OECD 평균수준의 복지국가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보편적 누진증세가 필요합니다. 이참에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46%)가 세금을 내지 않는 비정상적 구조도 검토해야 합니다. 정부가 증세에 대한 국민공감대를 넓히는 데 보다 떳떳한 태도를 보이기 바랍니다.
(한반도 평화 위기 관련)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자, 중국이 강하게 맞받아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은 중국대로 한반도 안팎의 상공에서 폭격기와 무인공격기를 동원해 사실상의 무력시위도 벌였습니다. 일주일 전 정전협정 64주기를 무색케 하는 위태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럴수록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의 역할이 중요한 건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 점에서 국내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북한정권교체론’ 등 마구잡이 대북강경몰이가 나오는 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기조가 강경론이지만, 한편에서는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평화적 해법으로 상황을 쥐고 가야할 우리가 강대강 대결을 부추겨서야 되겠습니까. 대화의 여지를 닫아버린 대북정책은 한반도 안보정세를 파국으로 이끌 뿐입니다. 이는 지난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누차 확인된 사실입니다.
마침 대통령의 휴가복귀 첫 일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노력이 후퇴해선 안 됩니다. 정의당은 대화의지가 선행된 대북정책만이 한반도의 유일한 해법임을 재확인합니다.
■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
(마필관리 노동자 죽음)
잇따른 마필관리 노동자들의 죽음과 마사회의 적폐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5월 27일 “말보다 못한 인생”이라며 자결한 마필관리사 고 박경근님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 8월 1일 또 한분의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 이현준 조합원은 겨우 37년을 살았을 뿐입니다. 연 이은 사망으로 이어진 집배노동자들의 처지와 마찬가지로 마필관리사들 역시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인력부족에 시달려 왔습니다.
마사회는 전 현명관 회장 시절, 최순실과 정유라 승마 특혜 지원과 차은택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공기업 경영 평가에서 최고등급 A를 받았습니다. 화상경마장 사태로 주민들과 장기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체 어떤 공공적 기능이 있어서 최고등급을 받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현 이양호 회장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이후 황교안 체제에서 임명된, 이른바 ‘알박기 낙하산 1호’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마사회의 다단계 착취구조와 전근대적인 적폐는 은폐되었고, 결국 마필노동자의 죽음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기재부는 공기업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경영평가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평가지침을 수정했고, 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를 일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정의당과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에서는 더 이상 마사회의 죽음의 질주를 막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과 함께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책임자 처벌, 마사회장 해임 건의를 주장합니다. 어제 민주당에서도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만큼 다른 야당도 적극 공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로자살도 명백한 산재입니다. 오래된 적폐를 청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2017년 8월 3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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