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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집값 안정 의지를 의심케 하는 알맹이 없는 부동산 대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제시하라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7-06-19 20:50    

[논평] 정의당 정책위원회, 집값 안정 의지를 의심케 하는 알맹이 없는 부동산 대책

-정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을 제시하라-

 

오늘(19일)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다.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 세종 등 총 40곳으로 늘어난 청약조정지역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이 10% 포인트 내려가며, 서울 전역의 분양권 전매 금지,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 대한 DTI 규제 신설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단지에서 시작된 부동산 과열 현상을 막고, 한편으로는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맞춤형 규제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LTV·DTI 개편, 청약제도·분양권 제도 전면 개선 등 핵심적인 처방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후분양제 도입 등과 같은 중장기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용도 담지 못했다. 결국 시장에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약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냄으로써 향후 집값 폭등을 용인하게 될 가능성만 높였다.

최근 강남 집값 급등은 강남 3구 등에 대해 청약조정지역을 도입하여 분양권 전매제한, 1순위 자격강화 등이 도입된 지난해 11.3대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 발표는 11.3대책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최소한 집값 폭등의 근원지인 강남에 대해서는 청약조정지역이 아닌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실시된 재건축 가능 연한 단축, 조합원 지위 양도, 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 무분별한 재건축 규제완화는 집값 불안정의 핵심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 조합원 공급주택 축소 외에 재건축 규제를 정상화시키는 내용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로 유예기간이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서 재도입 입장을 내놓지 않은 점은 재건축 시장이 투기의 온상으로 전락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만에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0.45%)이 2006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빚내서 집을 사라’며 집값 폭등을 부추겼던 정권이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내용이 확인된 적도, 발표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대선 공약에서 후분양제 도입,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핵심 내용이 빠졌고, 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에 대해서는 ‘단계적 도입’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놓았다. ‘이전 정부와 부동산 정책이 별 차이가 없구나’라고 시장이 해석한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 한해 LTV와 DTI를 예전 기준으로 되돌리는 수준 정도로는 투기 가수요를 잠재울 수도, 부동산 시장에 울림을 줄 수도 없다.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위한 정책들을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난 정부에서 경기 부양을 빌미로 무분별하게 풀어 놓은 규제들을 올바른 자리로 되돌려놓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재건축 규제 완화, 분양권 전매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 중과세·보유세 완화 등 이른바 ‘초이노믹스’라는 이름으로 완화된 부동산 규제들을 다시 정상화시켜야 한다.

아울러 오랫동안 쌓여온 부동산 시장의 적폐를 청산하여야 한다. 후분양제 도입과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공급자의 이익만 보장하는 비뚤어진 주택 시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세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전락한 임대차 시장을 선진화시켜야 한다.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임대차 등록 의무화 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이용하려는 구시대적 패러다임은 아직도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국민 모두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집값을 계속 끌어올려 기득권을 지키려는 토건 세력과 투기 세력의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016. 6. 19.

정책위원회 (의장 김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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