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16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대표 “정의당, 새누리당 ‘5대입법’ 절대 수용할 수 없어. 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가 국민적 저항 어떻게 불러 일으켰는지 똑똑히 기억하길”
“정부, 북한의 위기 고조 행위 수수방관해선 안 돼. 조속히 당국 간 회담 열어야”
정진후 원내대표 “새누리당 5개 노동법안 발의, 기만의 극치이자 무도하기 짝이 없는 정치행태...아예 재벌 대기업의 법률 대리인이 되기로 작정한 모양”
일시: 2015년 9월 17일 09:00
장소: 국회 본청 217호
■ 심상정 대표
(새누리당 노동 5법)
어제 새누리당은 노사정 합의 하루 만에 근로기준법을 포함한 5개 법률 개정안을 ‘노동시장 선진화법’이라는 이름으로 발의했습니다. 선진국에선 3-4년에 걸쳐 진행하는 노동개혁을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자체가 비정상입니다. 더구나 소위 ‘선진화 법’은 지난 노사정 합의에 미치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반하는 내용들로 채워졌습니다.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 제한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려, 쉬운 해고로 늘어날 빈자리를 채우게 했습니다. 파견 노동자 허용 대상을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해서 재벌대기업의 사내하청 불법파견을 정당화 시켰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겠다는 사용자의 논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노동계가 강하게 폐기를 주장했던 안이고, 이번 노사정 합의에서 당사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대안을 마련하고 ‘합의’로 법안에 반영하기로 한 사안입니다.
또 노동시간은 오히려 늘리고 수당은 알뜰히 깎았습니다.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 현행 52시간 체제를 오히려 60시간 체제로 늘렸습니다. 또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은 반으로 줄였습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초과노동 사용 유인을 높이고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게 될 것입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노동개혁의 목표와도 역행하는 것입니다.
실업급여의 보장성 강화에도 꼼수가 숨어 있습니다. 실업급여의 수준을 조금 높이는 대신, 실업급여를 탈 수 있는 요건을 크게 강화시켰습니다. 조삼모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작 실업급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청년 알바와 단기 계약직 노동자는 자격상실의 직격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쉬운해고로 요약되는 노사정 합의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바로 엊그제 노사정 합의를 발표할 때는 입법안에 대해 노사정이 충분히 논의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들 역시 앞 다투어 노사정 타협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노동5법은 그들이 말하는 약속과 협의가 얼마나 쉽게 버려지는 헌신짝과 다르지 않은지 잘 보여줍니다.
정의당은 5대입법에 담겨 있는, 1800만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폐허로 만드는 내용들을 절대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새누리당은 96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가 국민적 저항을 어떻게 불러 일으켰는지 똑똑히 기억하기 바랍니다.
(북한 위기고조 행위 관련)
북한이 또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주 초 우주개발과 핵개발을 담당하는 두 명의 국장급 인사가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아직은 실제 도발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긴 이릅니다.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을 앞둔 정치 일정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관련국들의 관심과 대화를 얻어내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그러나 군사적 위협은 결코 대화를 부르지 못 할 것입니다. 더구나 말이 행동이 될 경우에 북한이 얻게 될 결과는 최악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로켓 발사든 핵실험이든 8.25 합의를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또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경고와, 여러 차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가져올 결과는 더 가혹한 제제와 압박 뿐 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부는 북한의 위기 고조 행위를 수수방관해선 안 됩니다. 아직은 엄포 수준이지만 실제 언제 위협으로 전환될지 모릅니다. 더 나빠지기 전에 예방적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다행히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이번 긴장조성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적 공조와 압박에 만족하지 말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안보문제는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지난 8.25 합의의 산물로 마침 우리는 ‘당국 간 회담’이라는 좋은 대화의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정부는 당국 간 회담 개최에 대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현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넘어서는 남북 관계 진전을 바라지 않고 있는게 아니냐 하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와 군사적 위협을 불식시키려면, 정부는 조속히 당국 간 회담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당국 간 회담으로 북한이 나쁜 길로 돌아가지 않게 설득하고 이끌어내야 합니다.
내달 20일부터 26일 사이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돼 있습니다. 남북 모두 모처럼의 만남을 학수고대 하고 있는 이산가족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일을 만들어선 안 됩니다. 전쟁의 위기에서 간신히 건져 올린 평화를 다시 수렁에 빠트려서도, 또 그렇게 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 정진후 원내대표
(새누리당 노동 5법)
새누리당이 어제 파견법과 기간제법을 비롯한 다섯 개 노동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습니다. 노사정위원회 본위원회에서 합의문이 의결된 지 꼭 하루만입니다. 기만의 극치입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약속을 믿고 합의문에 서명한 한국노총은 이번에도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새누리당은 마치 박근혜정부의 행동대원들이라도 된 것처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런 안하무인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무도하기 짝이 없는 정치행태입니다.
무엇보다 기간제 사용 연장과 파견 확대 등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내용들까지 멋대로 법안에 우겨넣었다는 점에 분노합니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대변자가 아니라 아예 재벌 대기업의 법률 대리인이 되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기간제ㆍ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두 배 연장하면 대한민국 노동자의 불안과 절망은 배로 늘고 노동권은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또 이른바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 확대는 사실상 제조업 전체로 파견을 확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 동안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철탑에 오르면서까지 막아내려던 불법 사내하청을 아예 법으로 보장하겠다니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오를 곳도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마치 백지수표라도 받아든 것처럼 흥청망청 권한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연대가능한 모든 세력과 함께 입법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정부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2015년 9월 17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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