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정진후 원내대표, 19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대표 “공천제도 아닌 선거제도 논의에 집중해야…문재인 대표, 권역별 비례대표제 관철 위한 복안 책임있게 밝혀야”
“휴대폰 프라이머리에 담긴 반-정당민주주의적 발상에 반대”
“집회·시위 관한 제한 및 처벌 강화하겠다는 경찰, 법치 질서 확립은 권력에 먼저 적용되어야”
정진후 원내대표 “안심번호 도입을 마치 큰 개혁인양 내세우는 건 잘못된 선거제도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행동“
■심상정 대표
(김무성-문재인 회동에 대하여)
엊그제 김무성, 문재인 양당 대표가 전격적으로 만나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형식도 내용도 모두 유감입니다. 선거제도라는 민주주의의 근간에 해당되는 문제를 다루는데 양자 비밀 회동은 좋은 형식이 아닙니다.
또 합의 내용 역시 유감입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이자 시대적 요청이라 할 선거제도에 대해선 조금의 진전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굳이 양당의 공천제도는 절충해 내놓았습니다. 정치개혁은 뒷전이고 당내 권력투쟁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 빅딜을 공언했던 문재인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법제화를 내주고 받은 게 무엇인지 보이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한 복안이 무엇인지 책임있게 밝혀야 합니다.
안심번호를 내세우고, 정치신인 보호를 말했지만, 결국 두 대표 합의의 핵심은 휴대폰 프라이머리입니다. 김무성 대표가 줄곧 밀었던 오픈프라이머리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매특허라 할 모바일 선거를 절충해 낸 것입니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도, 모바일 선거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큽니다. 인지도 싸움으로 귀결될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과 다선에 유리한 제도입니다. 또 정당 구성원이 당에 헌신하고 단결할 유인을 낮춰서 당의 기반을 허약하게 만듭니다. 모바일 선거의 단점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안심번호는 착신전환과 역선택을 어렵게 만들 뿐이지, 열성 지지층의 과다대표와 동원선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합니다. 여론조사가 아무리 기술적으로 개선이 된다고 해도 투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휴대폰 프라이머리 도입은 민주적 정당활동을 여론조사로 대체하려는 발상입니다. 그러나 공직후보자 추천은 양도될 수 없는 정당 본연의 임무입니다. 공천은 비단 당의 이름으로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확정하는 행위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젊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서 공공을 위한 인적자산으로 육성하는 기나긴 과정 역시 공천에 들어갑니다. 또 당선 이후 해당 정치인이 국민의 이해와 요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 또한 공천입니다.
이대로 휴대폰 프라이머리 도입된다면 과거 잘못된 정치개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지구당 폐지’ 2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정당은 변동성이 더 커져, 보통 사람의 삶에서 유리된 채 명사정당으로 빠르게 퇴행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시민의 토론과 참여도, 이를 위한 정당의 역할도 모두 여론조사로 대체되는 극단적인 청중 민주주의로 빠져들 것입니다. 정당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말은 사실 이제 놀고 먹겠다는 선언에 다를 바 없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라 공천을 안 하겠다면 국고보조금도 안 받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정의당은 휴대폰 프라이머리에 담긴 반-정당민주주의적 발상에 반대하며, 결코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선거구획정위가 최종 획정안을 제출할 시한까지 채 보름이 남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공천제도는 각 당이 알아서 하십시오. 또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은 농촌선거구를 위해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 헛된 시도는 이제 중단하기 바랍니다. 비례대표 축소 시도는 헌법적 가치에 반하며, 헌법재판소 판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입니다. 농촌지역 의원들이 낸 헌법소원이 이미 기각되었습니다. 농촌대표성을 조금도 포기할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김무성 대표는 의원정수 확대를 논의하는 게 보다 현실적일 것입니다.
양당 대표에게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개별 정당의 공천제도가 아니라 선거제도 논의에 집중해야 합니다. 정당민주주의에 반하는 휴대폰 프라이머리가 아니라, 독일식 비례대표제와 같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고 공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 실현을 검토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선거제도 개혁 논의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3당 회담을 촉구합니다.
(경찰 법치질서 확립대책에 관하여)
경찰이 집회·시위에 관한 제한과 처벌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폴리스라인’ 침범 시 현장 검거, 자정 이후 집회 금지 추진, 처벌을 현행 2배로 강화하는 법 개정 추진 등 입니다. 경찰은 ‘구조개혁 완수와 경제 재도약을 위해 법질서 확립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책의 근거를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국민의 집회·시위를 원천봉쇄하겠다는 발상입니다. 법치를 앞세우며 집회·시위를 통제해 국민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는, 철 지난 공안통치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정부는 법치질서라는 명목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이명박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법치를 강조하며 각종 집회·시위에 불법 딱지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행보에 반대하는 집회는 불법이 되기 일쑤입니다.
법치 질서 확립은 권력에 먼저 적용되어야 합니다. 법치주의는 권력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권력 행사에 원칙과 한계를 정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법치주의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흉기로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국민에게 위압을 가하는 경찰 측의 공무집행에 위법성은 없었는지 먼저 돌아볼 일입니다.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며 집회를 과잉 진압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법에서도 최루액은 ‘현저한 위해의 발생을 억제하는 경우에만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노동법 같은 민생현안에 대한 반대목소리에 대화와 타협 대신 공권력부터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집회·시위는 정부의 부당한 권력행사에 저항하도록 헌법이 국민에게 보장하는 기본 권리입니다. 보호해야 합니다. 정부 뜻과 다르다고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 민주주의 근간은 흔들립니다.
■정진후 원내대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연휴 중 부산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공천제도와 관련한 합의를 하였습니다.
정당의 공천과정에서 상향식과 민주적인 절차를 도입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의 민의를 왜곡하는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일입니다. 국민의 민심인 득표율과 그 결과인 의석 점유율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훼손하는 일입니다.
국민공천제를 하든 안심번호를 도입하든 정당 자율적으로 도입하고 법률적인 보완만 국회에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안심번호를 도입하는 것을 마치 큰 개혁이라도 되는 양 내세우는 것은 잘못된 선거제도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게임의 룰을 정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공정한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양당 대표만 참여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지금 양당이 논의해야 할 것은 국민의 지지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가지는 ‘기득권 내려놓기’입니다. 더 이상 왜곡된 선거제도를 호도해서는 안 됩니다.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3당 대표를 포함한 6자회담 개최를 수차례 요청하였습니다. 6자회담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절차 및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촉구 드립니다.
2015년 9월 3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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