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상임대표·나경채 공동대표·정진후 원내대표, 43차 상무위 모두발언
심상정 상임대표 “연동형 50%균형의석제, 현시점에서 미흡하지만 실천가능한 해법…새누리당 억지로 합리적 논의 못해”
“제도로 과반 보장받겠다는 새누리의 위헌적 발상…오래된 장물에 대한 재산권 주장하는 것”
“박 대통령이 강제처리 지시하는 쟁점법안, 하나같이 인권, 생존권, 공공성 심각하게 훼손”
나경채 공동대표 “미군 탄저균 페스트균 국내반입, 주한미군 특권적 지위가 근본 원인…통제 가능하도록 SOFA개정 이뤄져야”
정진후 원내대표 “선거제도 협상 결렬은 지금까지 부당하게 얻어온 기득권을 앞으로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 책임”
“정의당은 비례대표 축소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비례성 높이는 선거제도 도입되어야”
일시: 2015년 12월 21일 오전 9시
장소: 국회 본청 농성장
■심상정 상임대표
(선거구 협상 관련)
어제 여야 선거구 협상이 있었습니다. 먼저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에 대해서 직권상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여야가 합의로 처리해왔던 선거제도를 직권상정이나 다수의 힘으로 처리하려는 시도는 절차적 정당성과 결과의 정통성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그동안 비례 7석 축소 253석 안은 연동제 도입과 연계된 것인데도 언론에는 7석 비례축소만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분명한 대응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기본 전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253석을 말하는 것은 비례대표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새누리당의 불순한 시도로써 즉각 시정되어야 합니다.
연동형 50% 균형의석제는 현시점에서 미흡하지만 실천가능한 해법이라는 전문가들의 합의와 국민적 공감이 이뤄진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과반의석을 잃게 될 것이 우려된다는 새누리당의 억지로 합리적 논의조차 진행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과반의석은 국민의 신뢰를 통해서 국민의 투표로 확보해야 하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제도로써 과반의석을 보장받겠다는 것은 위헌적 발상입니다. 오래된 장물에 대한 재산권을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정당지지율 13%의 가치에 달하는 비례대표의 7석 일방적 축소는 영구히 양당독점정치를 보장하는 게리멘더링을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의당은 지금까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이 이번 정치개혁의 양보할 수 없는 과제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지켜왔습니다. 전면적인 기득권 축소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서 ‘50% 연동안’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정의당은 그 어떤 경우든 일방적인 비례 축소 시도를 단호히 막아설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양당이 천만 사표를 줄이는 선거제도 개편에 책임 있게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쟁점법안 관련)
박근혜정부의 입법부에 대한 오만과 월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예산정국에서는 예산안 처리에 대통령의 관심법안을 막무가내로 끼워 넣기 하더니 이번에는 법안을 선거구 문제와 노골적으로 연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제처리를 지시하는 쟁점법안들은 하나같이 국민 인권과 생존권,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들입니다. 특히 테러방지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일부 수정보완으로 통과시켜도 되는 수준인지 지극히 의심스럽습니다.
테러방지법은 그동안 인권 침해와 정치 개입으로 논란을 빚어온 국정원을 빅브라더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번 폐기돼온 법입니다. 국가테러대책회의 등 이미 테러방지를 위한 제도가 있는데 굳이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 모든 사회공공서비스 정책결정권을 기획재정부에 부여해, 의료와 교육 등 그나마 우리 국민의 삶을 지탱해온 공공영역을 축소하는 ‘공공분야 영리화법’입니다. 기업활력법 역시 사실상 ‘재벌활력법’과 다름없는 법입니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높습니다.
이들 쟁점법안은 일방적인 직권상정은 물론이고 양당간 주고받기 협상으로 처리돼서도 안 됩니다. 특히 노동5법은 다수 노동자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취급해야 합니다.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협의 처리해야 된다는 합의도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노동자 측과 충분히 협의과정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런 약속조차 일방적으로 어긴 채 상정된 법안은 국회의 심의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노동부 장관과 함께 박근혜정부의 노동정책을 책임지는 노사정위원장조차도 이 두 가지 법안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취업규칙 완화와 쉬운 해고에 대한 행정지침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의당은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안, 그리고 행정지침을 통한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안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강행처리 의도를 철회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와 같이 노동자들의 생존에 절대적 규정력을 갖는 규칙이나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사회적 타협기구를 구성해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충분한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탄저균 조사관련)
치사율이 80%에 이르는 탄저균이 비밀리에 국내로 반입돼 1000만이 사는 이 곳 서울에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미합동실무단의 공동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5차례나 탄저균이 반입돼 실험에 쓰였습니다. 페스트균 표본까지 같이 반입된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미군의 오만과 한국정부의 무능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탄저균은 100kg으로 300만 명의 목숨을 뺏을 수 있는 생화학무기입니다. 미국 스스로도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 등지에서 실험을 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처럼 위험천만한 탄저균을 그것도 살아있는 상태로 한국정부에 알리지도 않은 채 들여온 것입니다. 게다가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자 지금까지 딱 한 차례만 실험을 했다며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우리 국민과 정부를 우습게보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처사입니다.
정의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생화학물질의 국내 반입을 원천적으로 반대합니다. 아울러 미국정부의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하는 진정한 사과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정부 역시 관련한 SOFA 규정을 개정하고, 제대로 된 안보주권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조만간 한미연합사령관과 면담을 추진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 묻고 엄중히 항의할 것입니다.
■나경채 공동대표
15년 전 주한미군이 독극물인 포르말린을 한강에 무단 방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영화 <괴물>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이 사건 이후, 주한미군과 정부당국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또다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는 탄저균과 페스트균입니다. 주한미군은 2009년 이후 15차례나 탄저균과 페스트균을 국내로 반입해 생화학전을 대비한 실험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탄저균과 페스트균은 잘 알려진 것처럼 사람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병균입니다. 이런 병균들이 아무도 모르게 어떤 절차도 없이 국내에 반입되어 실험에 사용되었습니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었음에도 한국정부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은 무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근본적 원인은 결국 주한미군의 특권적 지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한 한미합동실무단은 재발방지대책으로 합의권고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주한미군이 합의권고안을 지키지 않아도 한국정부가 이를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게다가 관련한 책임자문책은 거론되지도 않았습니다. 15년 전 포르말린 무단방류사건때 관련 책임자가 형식뿐인 재판을 받고 다시 직위에 복귀했었을때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주한미군의 책임을 강화하고 법제도적 통제가 가능하도록 SOFA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랬을 때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미 간의 신뢰관계를 더욱 쌓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정진후 원내대표
(선거구 획정 협상 결렬 관련)
혼용무도(昏庸無道). 교수신문이 886명의 교수들에게 물어 발표한 올해의 사자성어입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어지럽다는 뜻입니다. 군주는 나라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현대의 군주인 정당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실정을 이렇게 짧고 정확하게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어제 양당 지도부가 선거제도 및 쟁점법안을 다루기 위해 다시 만났지만 협상은 또 결렬됐습니다. 새누리당은 결렬의 책임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 야당에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헌법재판소의 불평등한 선거제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로 시작된 이번 선거제도 논의의 핵심은 투표와 의석 배분의 비례성을 높이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자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새누리당이 40% 대의 득표로 과반 의석을 획득하는 것이 더 비정상적인 선거제도임은 분명한 일입니다.
정의당은 첫째, 비례대표 축소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둘째,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오히려 비례성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행 선거구에서 지역구를 7개 늘리고 비례의석을 7개 줄이면 비례성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정의당은 현재의 비례의석만을 축소하는 안은 수용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힙니다.
승자독식의 불공정한 선거제도와 경제체제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부당하게 얻어온 기득권을 앞으로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과 더 불평등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 삼권분립까지 무시하고 있는 청와대의 모습에 국민들은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이제라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이익보다 국민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펼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2016년에는 어지럽고 무도한 사회라는 오명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2015년 12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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