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통령 연설, 문제도, 해법도, 희망도 없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13일 오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에 대해 “문제도, 해법도, 희망도 없다”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이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저출산과 미세먼지 문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등 오늘 대한민국이 당면한 중대과제에 대해서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과정에서 현 정부 경제·금융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에는 눈을 감았다”면서 “그런 현실에서 대통령은 또 다시 파견확대와 규제철폐를 최우선 개혁과제로 강변했다. 집요한 일관성에 놀라면서도 동떨어진 상황인식에 말문이 막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 관련국들은 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으로, 물 밑에서는 제재 이후 출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대화 절대불가만 외치다가는 외교적 고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심상정 상임대표의 해당 메시지 전문이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20대 개원을 맞아 국회를 찾으셨습니다. 오늘 연설에서 대통령은 앞으로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또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안타까움과 송구함도 내비쳤습니다. 이는 분명 전과 달라진 대통령의 모습으로 평가합니다. 아울러 대통령과 국회 지도자들과의 회동에 처음으로 정의당이 초대됐습니다. 특별한 변화입니다. 이것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비교섭단체를 투명정당처럼 여겼던 현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정의당에겐 의미가 있는 대통령 연설이었지만, 내용에 대한 평가는 평가대로 이뤄져야 합니다. 오늘 대통령의 연설은 문제도, 해법도, 희망도 없는 연설이었습니다.
먼저 오늘 대통령의 연설에서 핵심문제가 빠졌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또 저출산과 미세먼지 문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등 오늘 대한민국이 당면한 중대과제에 대해서도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부의 잘못과 책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송구하다 했지만, 실업, 전세난 등 국민들의 당면한 고통에 대해 이 정부가 왜 아무것도 못하는지 말이 없었습니다. 국회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겠다고 말했지만, 상시청문회법 거부권 행사, ‘임을 위한 행진곡’, ‘성과연봉제’ 등 정부의 합의 파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구조조정과 고통분담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진 과정에서 현 정부 경제·금융당국의 무능과 무책임에는 눈을 감았습니다.
문제 진단이 되지 않으니, 해법이 나올 수 없습니다. 보수정권 내내 이어진 노동유연화와 규제완화가 지금의 위험의 외주화와 하도급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속에서 매일같이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대통령은 또 다시 파견확대와 규제철폐를 최우선 개혁과제로 강변하셨습니다. 집요한 일관성에 놀라면서도 동떨어진 상황인식에 말문이 막힙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우리 국민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대통령이 역설한 문화사업과 벤처창업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그 두 가지가 대통령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반도 안보지형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북핵 관련국들은 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으로, 물 밑에서는 제재 이후 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대화 절대불가만 외치다가는 외교적 고립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대통령의 연설은 몇 가지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한 연설로 결론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 6월 13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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