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원내대표, 6/10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 전문
-정부, 여소야대 기피 경향
-정부 태도 변화가 국회 운영방식 결정 시금석 될 것
-선진화법 조건 법사위원장 역할 중요, 야당이 맡았어야
-與 법사위원장, 여소야대 국회 무색하게 할 것
-與 법사위원장의 독단 둘러싼 전쟁터 될 것
-김재원 기용? 새로운 방식 도입은 어려워진 듯
-김재원 기용, 변화 지적에 대한 대통령 답변, 똑같은 사람으로 바꿔
-반기문, 이런 식으론 안 돼, 세계인에 대한 도리 아냐
-반기문, 차라리 사퇴하고 여의도에 사무실 내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 20대 국회를 책임질 국회의장단 선출이 모두 마무리됐죠. 야당 출신이 전반기 국회의장에 오른 건 14년 만이라고 하는데, 어떤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또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이하 노회찬):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어제 의장단 구성되었는데, 어떻게 기대가 좀 되십니까?
◆ 노회찬: 네, 특히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신 정세균 의장이 굉장히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서 국회를 잘 조화롭게 운영하리라는 기대가 있고요. 그러나 국회는 국회의장 한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 각 당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가 중요한데, 그리고 또 정부가 어떻게 나오는가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 정부가 여소야대 국회를 굉장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게 아닌가, 총선 내에서 드러난 민심을 아직도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그런 국민적 의혹이 있는 만큼 정부의 태도 변화가 20대 국회의 운영방식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정세균 의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대선이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 그전과는 확연히 다른 국회를 만들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확연히 다른 국회, 어떻게 해야 확연히 다른 국회라고 보세요?
◆ 노회찬: 사실 확연히 다른 국회를 만들라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국회가 국민들의 아픈 곳, 가려운 곳, 막힌 곳을 뚫어주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것인데요. 그 안에 국회가 어찌되었건 각 당의 당리당략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만 쟁투를 벌여온 게 아닌가 하는 국민들의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수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 신율: 네, 그런데 그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닌 모양이에요?
◆ 노회찬: 네, 각 당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지 요구 자체가 까다로워서 그렇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신율: 네, 상임위원장 이야기도 좀 해보죠. 법사위원장, 이건 여당이 가지고 갔죠.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은 견제와 균형, 이런 차원 아니겠어요?
◆ 노회찬: 네, 사실 1당 독주를 막기 위해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다른 당이 가지도록 지금까지 해 왔는데요. 그러다보니까 이제까지 양당 구조에서는 여야가 나눠 맡는 식으로 되었는데, 사실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의장이 과거처럼 의장직을 이용해서 법안 통과를 강행한다거나 할 수 있는 여지가 대단히 줄어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국회선진화법이 없던 시절에 여야가 나눠 맡았던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방식을 선진화법이 있는 조건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선진화법이 있는 조건 속에서는 법사위원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고, 그런 점에서 지금 여소야대 국회임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원장을 새누리당이 맡게 된다면, 아마 법사위원장이 여소야대 국회의 성격을 무색하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20대 국회에서 법사위가 법사위원장의 독단을 둘러싼 전쟁터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기 때문에, 이미 여야 간에 합의가 되기는 했지만 대단히 유감스러운 합의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 신율: 그렇다면, 지금 말씀은 국회의장을 오히려 여당이 맡고,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았어야 옳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노회찬: 국회의장은 상징적인 의미이기 때문에, 여소야대 국회든 여대야소 국회든 제1당이 맡는 게 상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이 총선 민의를 인정하는 방식이고요. 그래서 국회의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제1당이 맡는 것으로, 사실 이번에 2년 임기의 국회의장인데 향후 2년 후에 어느 당이 제1당이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
◇ 신율: 무소속이 복당하게 되면 원내 1당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말씀이신 거죠?
◆ 노회찬: 그렇죠. 그래서 하반기에 새누리당으로 갈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갖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정리하고, 이제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는 것이 맞다고 보는 거죠.
◇ 신율: 그런 것을 국회법 같은 곳에 명문화 시킬 필요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노회찬: 이런 부분을 다 관례로 이제까지 해왔기 때문에..
◇ 신율: 그런데 그 관례가 해석에 따라 달라지니까 문제더라고요.
◆ 노회찬: 네, 그런데 제가 드리는 말씀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서 과거와 다른 국회운영방식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나누는 동기가 되었던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맞춘다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고, 국회의장은 그와 별개로 제1당이 맡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된다는 거죠.
◇ 신율: 그렇군요. 어쨌든 다음 주 월요일이 20대 국회 개원일인데요. 일단, 박근혜 대통령이 개원 연설을 할 거라고 보십니까?
◆ 노회찬: 네, 지난 번 19대 국회에서도 대통령이 참석해서 연설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어떤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저는 국회의원보다도 국회에 오셨기 때문에 국회가 대변하고 있는 국민들을 향해서, 대통령께서 지난 총선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서 앞으로 국회와 더불어서 앞으로의 남은 임기를 어떤 식으로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되고요. 그런 점에서 지난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들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에 보여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든지, 이런 시책들이 여소야대 국회를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닌가?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 그간의 정부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은 게 아닌가, 그런 의혹에 대해서 새로운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 신율: 그런데 김재원 전 의원이 정무수석이 되었는데, 그 새로운 자세와 김재원 전 의원의 정무수석 기용이 관계가 있을까요?
◆ 노회찬: 글쎄요. 이것만 가지고는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 신율: 그러면 왜 대통령은 김재원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기용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글쎄요. 제가 대통령 의중까지 살피기는 어렵습니다만, 아마도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은 여권 내에서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바꾸긴 바꾸되 거의 똑같은 사람으로 바꾼 게 아닌가 하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 신율: 네, 어쨌든 조금 더 긍정적으로 대야관계가 변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동의하십니까?
◆ 노회찬: 네, 국민들은 야당들과도 대화를 해라, 그리고 독불장군처럼 혼자 나서지 말고, 같이 협의해서 풀어가라는 게 대다수의 요구인데, 아직까지 대통령께서 그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보여준 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 신율: 네, 그리고 또 한 가지,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해찬 전 총리를 만나려고 하다가 불발되고, 그리고 반기문 총장이 기자회견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기자회견 과정에서도 거의 대선에 출마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또 김종필 전 총리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요. 이런 과정을 쭉 보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결국 대선에 출마할 거라고 보십니까?
◆ 노회찬: (웃음)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엔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쳐다보고 있는 중요한 자리인데, 한국 외교관 출신으로 유엔사무총장에 앉아서, 유엔사무총장 직위보다는 임기 끝난 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정치적 활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더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풍긴다면, 이것은 뽑아준 전 세계인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한국 정치인들 만나려고 하고, 한국 정치에 대해서 언급할 일이 계속될 바에는 차라리 유엔사무총장직을 빨리 사퇴하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내는 게 더 나은 거죠.
◇ 신율: 경쟁력은 있다고 보세요? 지금 지지율 1위 하던데...
◆ 노회찬: 과거에 예를 보더라도 지금 현재 지지율 1위라는 게, 그만큼 명망이 높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이상으로 검증된 바는 아직 없기 때문에요. 저는 뚜껑도 열어보지 않은 시험답안지인데 몇 점인가를 예상하기는 힘든 거죠.
◇ 신율: 그러니까 지금은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죠?
◆ 노회찬: 네, 그렇습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회찬: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였습니다.
2016년 6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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