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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평화무드 급진전, 언제까지 냉전타령인가
  글쓴이 : 정숙경     날짜 : 07-09-11 07:11    

  [자문위원 기고] 신냉전구도 주장에 대해  

청와대 등록일 : 2007-09-10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장  

요즘 일부 신문과 전문가들이 사설과 칼럼에서 한국의 외교안보적 좌표를 따지면서 ‘담장위에 선 한국’, ‘샌드위치’, ‘외톨이’, ‘한국 역할 부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런 논의의 흐름은 최근에 발간된 ‘뉴스위크’지에 실린 기사에 의해 크게 영향 받고 있다. 한국과 관련된 기사의 요지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국이 해양축을 구축하고 있는 한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소국들이 대륙축을 형성해 동북아 지역에 신냉전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한국은 어느 한편에 속하지도 못하고 중립적 자세를 취하면서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주에 다수의 논설과 전문가 칼럼들이 나왔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전반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면서 한미동맹의 약화, 한일관계의 악화, 우호적이지 않은 한중관계 및 한러관계를 적시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동맹을 강화하라는 동맹 지상주의적 주장도 있다.

전문가의 정세 안목, 냉전시대 단순논리 못벗어

신문은 그렇다 치고 한국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학자들이 일개 시사주간지의 기자가 쓴 기사에 솔깃하여 더불어 휘둘리는 모양새는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뉴스위크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 과연 이들이 그 기사나 꼼꼼히 읽었는지 의문이 갈 지경이다. 정세를 읽는 안목이 여전히 냉전시대의 단순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첫째, 동북아지역 구도가 해양축과 대륙축, 이런 단순한 대립구도로 짜여 가는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 지역에서 패권경합을 벌이고 있는지도 세세한 분석을 요한다. 무슨 선언 한번 하고 연합 군사훈련 한번 한다고 바로 패권다툼이라고 보기에는 지역구도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고 복합적이다.  미중관계가 협력적인 측면이 강하기도 하고, 중일관계도 갈등과 협력을 내포한 매우 복잡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둘째, 한국 정도의 국가가 균형을 유지하면 안 되는가도 묻고 싶다. 대외적 관계에서 자율적인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도 묻고 싶다. 반드시 어느 한편에 서서 동맹을 맺어야 안보가 확보된다는 논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우리 군대는 어떻게 되며, 외교는 어떻게 되나? 왜 미국 아니면 중국, 이런 구도를 설정하고 어느 한편에 서야 불안이 없어지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한국은 분명히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나?

셋째, 한미동맹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평가를 은근히 깔고 있는데, 어떤 근거로 그런 평가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참여정부 들어 한미동맹은 군사적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을 정리하고 이전보다 훨씬 포괄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동맹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불협화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인식적, 정서적 차원에서 한미관계가 예전 같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 현실적 각도에서 보면 한미관계는 아주 좋다.

넷째, 한국이 외톨이다, 중일 사이에 샌드위치다, 입지가 좁아졌다, 이런 평가나 주장은 한마디로 오류다. 한국의 위상이나 좌표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지 못한 전제나 인식론을 깔고 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나 인식이 나온다. 한미FTA를 타결했는데 외톨이란 말이 성립되며,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는데 입지가 좁아졌다는 주장이 말이 되나? 중일 사이에 왜 우리가 샌드위치란 말인가?  중국과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누르고 있다는 말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북핵해결, 북미정상화, 동북아평화, 남북회담…경천동지할 변화

동북아 정세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급변하고 있다. 북핵 비핵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도 매우 구체적으로 급진전되고 있다. 동북아평화안보체제 구축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도 앞두고 있다.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평화협정을 맺자는 합의까지 나왔다. 이런 경천동지할 합의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왔는데, 냉전 타령과 동맹 타령이나 하고 있을 것인지 참으로 아쉽다.  

2007.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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