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한미 FTA 타결 관련 문성현 대표 대국민 호소문
'한미 FTA 타결 원천 무효'
피 끊는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들의 불복종 운동. 국민투표 운동 동참을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토록 국민 여러분께서 우려하고 반대해 왔던 한미 FTA가 결국 타결되었습니다.
한미 FTA가 타결된 4월 2일은 한일합방에 이은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입니다. 이 치욕스러운 소식을 접한 국민 여러분의 비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 또한 협상 타결을 접한 순간, 청와대 앞에서 비바람과 굶주림 속에서 26일 동안 단식농성을 했던 육체적 고통보다도 미국에 의해 초토화될 한국의 암담한 미래 때문에 더 큰 자괴감과 비통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협상 타결이 곧 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싸움의 시작일 뿐입니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나라의 운명이 직결된 재앙적인 상황을 앞에 두고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노동당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26일간의 단식농성을 접고 제 2의 투쟁에 나서려 합니다.
한미 FTA 협상은 애초부터 굴욕협상, 졸속협상, 불평등협상이었습니다. 국익과 경쟁력이라는 말만 반복될 뿐 도대체 어떤 국익이고 경쟁력인지 실체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 한 차례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지 않은 정부의 일방통행 협상이었습니다. 국가적 결정에 국민의 참여가 실종된 정부, 오직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참여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 정부에 다름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즉각적으로 타결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또한, 한미 FTA협상 체결 여부를 국민들에게 직접 묻는 국민투표운동을 전개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손해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협상 결과에 자신 있다면 국민투표를 수용해 국민의 의사로 협상 가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각 정당과 정치권에 촉구합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한미 FTA에 대한 찬성 및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더 이상 눈치 보기나, 원칙적 찬성이라는 기회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당론으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미국 의회는 앞으로 3개월간 협정문 조문 하나하나를 놓고 구체적 점검을 할 것입니다. 한국의 국회는 여태까지 통상절차법 하나 만들어 놓지 못한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미국 의회의 반의 반 이라도 역할을 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제안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 합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미FTA 담판을 요구하며, 26일째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노천단식농성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끝까지 대화 제의를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 보란 듯 협상을 타결 지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독재와 오만에 대항하기 위해 저는 오늘 부로 단식농성을 접고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협상에 따른 이해당사자와 피해당사자를 만나면서 한미 FTA 협상 체결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그 동안 저의 단식에 관심과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면서 한미 FTA 타결 무효 불복종 운동과 국민투표 운동에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피 끊는 심정으로 호소 드립니다.
2007년 4월 2일
민주노동당 대표 문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