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허세욱 당원의 죽음에 부쳐 외 브리핑

개헌발의 철회/한덕수 조속한 비준동의 요청/정세균 후보중심 통합 발언

- 2007년 4월 16일 오전 10시 10분 국회 정론관

- 민주노동당 대변인 김형탁

[허세욱 당원의 죽음에 부쳐]

어제 유명을 달리하신 허세욱 당원의 죽음에 대해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감출 길 없다. 수술 경과가 좋다는 의사의 말에 다시 소생하실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끝내 숨을 거두셨다. 허세욱 당원의 죽음은 정부와 정치권에 그 책임이 있다. 정부의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 없었다면 이러한 안타까운 사태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정치권이 한미FTA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임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허세욱 당원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기필코 한미FTA를 저지해 낼 것이다.

허세욱 당원의 사망 이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문들이 있다. 대책위원회에 제때 사망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이나, 사망 후 곧바로 구급차가 시신을 실어간 것이나 의혹의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허세욱 당원의 장례는 가족들이 화장을 하겠다지만, 대책위 차원에서 별도의 장례절차를 가질 것이다. 기존의 대책위를 장례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명칭은 '한미FTA 무효!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동지 장례대책위원회'로 하기로 하였다. 장례대책위는 18일 사회장으로 발인하기로 계획하고 있다.

허세욱 당원이 사망한 시간이 11시 23분이다. 오늘 화장할 시간은 사망 24시간이 지난 11시 23분 이후가 될 것 같다. 화장장에 민주노동당의 간부들인 경기도당 김용한 위원장과 서울시당 이상규 사무처장 등이 가 있다. 만약에 유족이 허세욱 당원의 유골을 강물에 띄우면 강물을 떠서라도, 산에 뿌리면 산 흙을 퍼서라도 고인을 고이 보내드릴 계획이다.

[개헌 발의 철회]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 철회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표한다. 하지만 이번 개헌 파동 전 과정에 대한 평가는 냉정히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개헌 발의 철회에 대해 청와대와 정치권이 윈-윈한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헌 파동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폭만 넓혔을 뿐이다.

한미FTA타결 이후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굳건한 연대가 이번 개헌발의 철회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개헌파동의 최대 수혜자가 한나라당이 되었으니, 이것을 아이러니로 보아야 할지 예정된 수순으로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 국정운영의 중심이 없이 이벤트로 국정을 돌파하려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개헌이라고 하는 중차대한 문제를 원포인트 개헌이라는 편의적 발상으로 접근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중임제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에 흐뭇해 할 것이 아니라, 개헌을 해야 할 시대적 요청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한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한덕수 조속한 비준동의 요청]

한덕수 총리가 일부 국회의원들을 불러 한미FTA에 대한 비준동의를 조속히 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하였다.

독약인지 보약인지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에 좋으니까 빨리 마시라고 다그치는 형국이다. 국무총리쯤 되면 의원들에게 정부 협상단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철저히 살펴봐 달라고 주문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한덕수 총리에게 이런 것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나무에서 물고기 열리기를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겠지만, 혹시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다했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협상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국회의원들이다. 한마디 일침이라도 놓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정세균 후보중심 통합 발언]

정세균 의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론을 주장하였다. 소통합, 대통합, 후보중심통합 등 백안이 속출하지만 결국은 주도권 싸움이다. 그러니 내용도 정체성도 없다. 그저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손을 잡아 버리고, 자체로는 수장이 없어 호떡집에 불난 마냥 허둥지둥하는 모습으로만 비친다. 이제 노곤한 몸 그만 쉬고, 응원이나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20년간 지속된 착시 현상은 이제 그만 없어질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