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FTA 반대 시민단체 보조금지급금지 외 브리핑
노무현 대통령 적반하장/FTA 협정문 열람/ 낡은정당 위장전술/ 론스타 등록세 회피 승소
- 2007년 4월 11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정론관
- 민주노동당 대변인 김형탁
한미FTA 반대 시민단체 보조금지급금지 - 단체 연좌제인가
정부가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에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지침을 내렸다. 명목은 불법·폭력시위전력이 있는 단체들이라고 하고 있지만, 이 지침이 작년 11월에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한미FTA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목을 조이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조치는 시민단체들을 관변단체로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보조금을 받고 싶으면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의 전력을 문제 삼아 보조금지급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발상은 '단체 연좌제'에 다름아니다.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정부의 지침을 내세워 이 신판 연좌제를 도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 중에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의 지침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손안대고 코푸는 식으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 지침을 빌미로 그간 마음에 들지 않던 시민단체들을 이번 기회에 길들이기 하려 할 것이다.
시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그것으로 시위를 불법으로 몰아 처벌하는 것은 이 나라가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단체 보조금을 활용해 단체의 자유로운 목소리를 통제하겠다는 치졸한 방법까지 동원하니 도대체 이 정부가 어디까지 갈려고 하는지 그 끝을 모르겠다.
○ 노무현 대통령의 적반하장 -지지성명 강요 당장 취소하라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기관과 산하단체, 심지어 민간 상장기업에까지 한미FTA를 찬성하는 지지성명을 요구한 것은 국민들과의 의사소통에 있어 정부가 얼마나 일방적인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현상이다.
이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자 대통령이 정부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변하는 데에 이르면 할 말이 없다. 정부가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산하단체와 민간기업들까지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지지성명을 요구하는 것은 군사정권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한미 FTA는 아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스스로도 토론해보자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대통령은 전혀 토론할 생각이 없이 독선과 오기로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한미FTA가 오기로 밀어붙일 사항인가. 정부는 지지성명 강요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
○ 협상문 열람 - 이해당사자, 전문가 열람 가능해야
한덕수 총리가 한미FTA특위 위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협상 영문본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개를 거부했던 정부가 이런 조치를 한데 대해 이나마 라도 감지덕지해야 하는가. 그러나 협정문이 비밀의 방에 숨겨져 있는 고문서도 아닐텐데, 왜 이런 식으로 밖에 접근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협상이 타결된 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흘러나오는 이야기 외에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협정문이 그 사이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면 빠르게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추가협상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현실의 상황을 보면 협정문이 계속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
협정문은 이해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의 검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협정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선전만 있다. 대통령이 반대의 근거를 대라고 했으면 당연히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내용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대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논리모순이다. 또한 협정문이 2,000쪽에 달한다는데 의원 혼자 열람하고 분석하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조치이다. 정부는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의 분석이 가능한 조치를 당장 내려야 한다.
○ 중도개혁신당추진협의회 구성 관련 - 낡은 정당의 위장전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며 탈당을 불사하고 다시는 서로 만나지 않겠다고 등 돌렸던 당사자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제 '중도개혁신당추진협의회'로 뭉치겠다고 한다.
대의도 없고 명분도 없고 심지어 정치 도의마저 찾아 볼 수 없는 범여권 이합집산에 당사자를 제외하고 실낱 같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듯이 또다시 대선을 앞두고 둥지를 틀기 위해 또다시 모여드는 정치낭인들의 행보는 제 아무리 통합신당이라 포장을 해도 낡은 정당의 위장전술이며 통합교섭단체 구성은 국고보조금을 노리는 한탕 세력에 불과하다.
결국 소통합이냐 대통합이냐 기득권 싸움을 한들 결국 도로 민주당,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가는 수순은 뻔하다.
국민 혈세를 국고보조금이라는 이름으로 갈취하려는 기회주의 세력, 대한민국 정치 질을 한 단계 낮추고 정치 불신에 부채질하는 세력은 한국 정치권에서 시급히 퇴출되어야 할 세력일 뿐이다.
○ 론스타 등록세 회피 승소 - 재판부는 조세정의 실현의 의지가 있는가
투기펀드 론스타가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론스타는 스타홀딩스라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폐업한 강남금융센터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리고 곧 법인명과 사업의 목적을 바꾸었다. 이는 새로운 법인을 만든 것이어서 법인설립 5년 이내에 중과세하는 법에 따라 252억원의 세금을 부과했으나 론스타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론스타는 스타타워매각으로 28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강남금융센터가 폐업한 뒤 5년이나 지나 2001년 사업자등록을 다시 하고, 바로 두달 뒤에 론스타가 주식을 매입하였다는 사실은 세금회피가 목적이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재판부 스스로도 조세정의에 어긋난다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론스타에 면죄부를 준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판례를 통해서도 정의를 실현해야 할 재판부가 법망을 교묘히 피해나가는 이런 행위를 인정해 준 것은 재판부가 조세정의 실현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