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이 여드레 남은 지금 검찰의 행보는 우리의 사법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져버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4대종단 성직자들은 함께 모여 현 시기 문제에 대해 심도깊이 논의하였다. 이에 민주후보들에게 유세중지, 국민운동 참여요청과 13일 종교인 촛불기도회등의 공통된 입장을 공표하기로 하였다.
<일시>: 2007년 12월 11일 오전11시
<장소>: 서울 성공회대성당옆 세실 레스토랑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4개 종단 성직자 긴급 기자회견>
이 땅의 평화와 상생의 질서를 염원하며 종교의 차이를 넘어 기도의 행진을 이어 온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4개 종단의 성직자들은 매우 안타까운 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바로 눈앞에 둔 지금 우리나라는 아주 깊은 어둠속에 빠져 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너무나 모순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도저히 침묵으로 지나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5일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찰의 발표는 그 자체로써 비이성과 비논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는 웬만하면 검찰의 발표를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이명박 후보가 거짓말쟁이거나 사기꾼이 되는 기묘한 모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검찰의 발표대로라면 이명박 후보는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회사의 명함을 뿌리고 다닌 사람이며 남의 회사를 자기가 세운 회사라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것이 진정 검찰이 말하려는 것입니까?
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부실 한 것인지에 대해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비단 그 것만이 아닙니다. 지난 8월의 도곡동 땅 소유자에 대한 검찰 발표와의 차이, 국민의 상식적 법 감정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이명박씨 측에 대한 수사 기피 그리고 김경준씨에 대한 위협과 협박의 증언들은 모두가 검찰 발표의 국민적 신뢰를 떨어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항간의 의혹대로 이러한 검찰의 태도가 유력한 대선후보의 눈치 보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이는 참으로 엄청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최소한의 상식조차도 부정하는 불법행위이며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의 하나인 법치주의를 그 기초에서부터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검찰의 일방적 태도가 용인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깊은 혼란과 무질서 속에 빠지게 될 것이 명백합니다. 앞으로 누가 법을 지키고 법의 결정을 존중하겠습니까? 힘이 법위에 있다면 이는 민주사회가 아니라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야만의 사회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종교인들은 각 당의 후보들에게 요청합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가 되는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개인적인 유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최소한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 요청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법치를 통한 민주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후보들에게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지금 국민들이 벌이고 있는 검찰의 부당함에 항의하는 국민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우리 종교인들은 오는 13일(목) 저녁 6시 광화문에서 종교인 촛불기도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는 검찰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국민행동에 우리 종교인들이 온 국민과 함께 참여한다는 의지의 표현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책임 있는 대선후보들이 이 자리에 오셔서 현재의 위기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가 힘을 합쳐 당면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는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국민여러분들에게도 사회의 잘못된 부패구조를 청산하는 일에 힘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보듯이 우리 사회의 부패구조는 우발적이거나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조직적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검찰의 행동도 분명히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
지금은 민주와 평화, 개혁과 진보를 바라는 모든 국민들에게 분명 위기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 국민들은 새로운 역사의 전진을 가져오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위기를 헤쳐 왔습니다. 지금은 어둠을 탓하기 보다는 작은 촛불을 함께 드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진실이 통하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작은 차이를 넘어 함께 손을 잡고 전진합시다.
2007년 12월 11일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2007.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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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빙메이커투 : 한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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