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민주노동당 심상정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4월 23일 저는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합니다.
지난 3월 7일 당내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저는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대통령, 시대를 교체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 했습니다.
이제 저는 그 약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거침없이 그리고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대통령 만들어내는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습니다.
출마 선언 이후 지금까지 저는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로 전국을 누볐고 수많은 국민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제가 곳곳에서 목도한 것은 환호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한계였습니다. 국민은 냉정했고, 서민은 쉽게 손을 내어놓지 않았습니다. 정책이 부실해서도 아니고, 비전에 동의하지 못해서도 아닙니다. 여전히 국민에게 민주노동당은 대통령 만들어내기에는 미덥지 못한 당이었습니다.
당을 바꾸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아무리 좋은 비전도 국민속에 뿌리내릴 수 없습니다.
진정한 진보만이 강한 정당을 만들고, 강한 정당만이 시대교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강한 민주노동당을 만들 수 있는 후보만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심상정이 민주노동당의 쇄빙선이 되겠습니다. 당의 한계를 하나 하나 허물어 가겠습니다. 당에 부쳐진 모든 고정관념을 근본부터 바꿔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가난한 서민의 희망까지 막아버린 얼어붙은 냉정의 바다, 그 빙벽을 깨나가며 진보의 품, 희망의 영토를 넓히겠습니다.
경제면 경제, 평화면 평화, 모든 영역에서 당의 능력과 대안이 신뢰받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대통령 만들어 내는 강한 정당,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겠습니다.
한미 FTA 저지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대통령, 보수세력, 보수언론의 3각 동맹이 한미 FTA를 이 나라에 강요하고 있습니다. 시들어가는 미국 신자유주의의 낡은 모델을 수입명품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걸쳐야 좀 있는 티 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3각 동맹세력은 한미 FTA를 먹고사는 문제라 했습니다. 그러나 한미 FTA는 먹고사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미 FTA는 먹는 사람만 먹고, 사는 사람만 사는 문제이며 냉혹한 신자유주의가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한미 FTA는 단순히 미국의 요구에 밀려 준비 없이 시작해 '미국에 퍼주기'로 끝난, 여러 졸 속협상 중 하나가 아닙니다. 한미 FTA는 대한민국 사회의 미래를 규정하는 가늠자입니다. 서민이 무너진 나라에 경쟁력이 있을 리 만무합니다. 한미 FTA가 이대로 확정될 경우, 한국경제는 쇠락하는 미국식 경제모델에 흡수될 것입니다. 양극화는 심해질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보루인 사회 공공성은 약육강식의 먹이가 될 것입니다.
한미 FTA는 앞으로 이 나라에서 누가 먹고 살 것인가를 가르는 전선입니다. 먹고사는 부자와 못 먹고 못 사는 서민의 새로운 100년 전쟁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사회에서 떵떵거려온 사람들이 한미 FTA에 환호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 입니다. 한미 FTA 아래로 보수와 기득권이 결집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대통령, 보수세력, 보수언론의 3각 동맹입니다.
한미 FTA를 둘러싼 대립에는 중간지대, 회색지대는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절망 100년이냐, 희망 100년이냐를 둘러싸고 부자의 편과 서민의 편으로 확연하게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이야 말로, 한미 FTA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입니다. 보수 동맹세력에 대한 국민심판의 장입니다.
저는 이 순간부터 한미 FTA 심판 대장정에 나설 것입니다.
서민 절망 100년의 새로운 시작인 한미 FTA의 실체를 국민에게 고발하고, 이 나라의 근본을 다시 세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것입니다.
한미FTA 심판 대장정을 통해, 아무리 일해도 못 먹고, 못 사는 서민의 힘을 모아내겠습니다. 반대 여론을 압도적 다수의 여론으로 돌려놓겠습니다. 저는 한미 FTA 반대의 중심에 민주노동당을 세울 것입니다. 단순히 한미 FTA 반대 정당이 아니라, 이 나라의 근본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신뢰받는 정당, 민주노동당이 한미 FTA 저지를 주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제2의 6월 항쟁으로 새나라의 기틀을 세우겠습니다.
저는 한미FTA심판 대장정을 통해 한미 FTA 찬반 국민여론을 바꿔놓음으로써 제2의 6월항쟁을 앞장서 조직할 것이며 12월 대선에서 한미FTA 삼각동맹 세력을 기필코 심판하겠습니다.
국회에서도 싸우고, 거리에서도, 현장에서도 싸울 것입니다. 한미 FTA 반대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이 제시하는 새로운 나라의 대안과 비전에 대한 국민의 긍정이 국민운동의 동력이 되게 하겠습니다.
죽음을 부르는 한미 FTA 저지 국민운동으로 제2의 6월 항쟁을 조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힘을 기반으로 국민투표를 이끌어내고 이번 대선에서 보수의 시대, 신자유주의의 시대를 종식하는 시대교체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 나라의 근본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름만 바꿔 내리매기는 정권교체, 신자유주의 보수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서민 살리고, 가난을 구하는 역성의 정치, 시대교체의 정치를 이루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노선을 바꾸겠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여러분. 나라의 근본을 바꾸는 대장정, 보수의 50년 삭풍에 얼어붙은 이 나라의 재건을 위해 심상정과 함께 쇄빙선이 되어 주십시오.
새로운 나라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