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의원, 탈당 의 변 '분열' 아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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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치를 위해 탈당한 한 초선의원의 일기 ③
동양사상에서는 음양의 구분이 없이 혼돈된 상태에서 하늘과 땅이 나뉘는 것을 '개벽'이라고 합니다. 맑고 가벼운 기는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고, 탁하고 무거운 기는 아래로 내려가 땅이 되는 과정(淸輕者上爲天 濁重下者爲地)이 개벽입니다. '혼돈'된 상태에서 특성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주변의 반응이 혼란스럽습니다. 탈당을 열린우리당과 '위장이혼'이라고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청와대는 탈당 의원들을 한데 묶어 "한나라당 2중대"라고 부릅니다. 몇몇 언론사들은 '민생정치 준비모임'의 발족을 "탈당 의원들까지 분열됐다"고 표현합니다. '위장이혼'은 '대통합'을 사전에 막기 위한 용어입니다. "한나라당 2중대"는 탈당 의원들을 싸잡아 '보수'로 몰아가기 위한 용어입니다. "분열"은 과거 열린우리당의 혼란상을 답습한다는 이미지를 남깁니다. 어느 것도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혼돈 상태에서 차이에 따른 구분이 필요합니다. '민생개혁 준비모임'의 발족은 탈당 의원들의 '분열'이 아닌 '구분'을 의미합니다. 정책과 비전의 차이를 뚜렷이 나타낸 이후 국민에게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미봉보다 낫습니다.
지난 1월 초순 강봉균 의원과 '실사구시' 그룹의 '통합신당 정책비전 모색'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책'에 있어 강 의원이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지원'은 제가 생각하는 '비대칭적 상호주의'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경제정책에 있어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창출'을 주장하는 강 의원과 '고용 있는 성장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제 소신은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무작정 '기업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저쪽의 생각과 '글로벌 스텐더드를 맞추는 재벌기업규제가 필요'하다는 저의 생각은 또한 같지 않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 의원은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검토', '공급확대정책 중심', '보유세 강화 불필요', '10년 이상 실소수자 양도세 감면' 등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저는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전면 공개', '공급확대 우선정책 제고', '보유세 강화', '양도세 감면 반대'는 물론이고 '후분양제 실시', '토지공개념 실시' 등을 주장합니다.
요컨대, 강 의원과 제 사이에는 한반도 평화정책과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는 아주 많은 차이가 있고, 경제정책 면에서는 다소의 차이가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데 강 의원과 저의 차이는 선발 탈당 의원들과 '집단탈당 파' 사이의 간격과 비슷합니다. 저와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은 무엇보다 국민의 사회경제적 기본권 강화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르다고 해서 배척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개혁 근본주의'에 늪에 빠져 어떤 논의도 불가능했던, 그리고 민생과는 관련 없는 당권 다툼만이 계속됐던 여당 속에는 보여드리지 못했던 '정치협상'이 필요합니다. '정책중심'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되, 함께 손을 잡아야 할 주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로서 '정치협상의 전범(典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적 성격에 따른 탈당 의원들의 분화는 '분열'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물론 '위장이혼'도 아니고, '한나라당 제2중대'는 더욱 아닙니다. 통합신당을 지지하는 여론의 60% 이상은 개혁노선을 바탕에 둔 신당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점이야말로 우리에게는 희망입니다.
2007년 2월 9일 국회의원 최재천
200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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