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탄압과 백골단 부활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역사의 수레가 80년대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 7월24일 서울 경찰청장으로 취임한 김석기 청장은 취임사에서 촛불시위가 법치주의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상황에 따라 무술 유단자로 구성된 경찰기동대를 앞세워 현장 검거에 주력할 것"이라 밝혔다. 오늘 30일에는 경찰기동대가 창설되었는데 이는 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체포전담조로 악명을 떨쳤던 '백골단'의 부활을 의미한다.
80년대 토끼몰이식 진압과 무자비한 곤봉세례로 많은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고갔던 백골단의 부활은, 국민의 안녕을 지켜야할 경찰이 도리어 국민을 상대로 합법적 폭력을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니다. 경찰은 지난 주말 촛불문화제에서도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수십 명을 강제 연행하였다. 또한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의 촛불집회조사에 대해서까지 법적 조치를 운운하며 '엠네스티가 국내에 입국한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밝혀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오늘까지 모두 1,045명이 체포되었으며, 13명이 구속되고 935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또한 경찰은 조계사에 농성 중인 광우병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총파업을 주도했던 민주노총 간부들을 검거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경찰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경찰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촛불 시민들이 범법자라면, 촛불의 정당성에 공감하는 80%에 가까운 국민들 모두가 범법자라는 말인가?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대다수 국민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정권이 성공한 예는 없었다. 국민은 국가의 적이 아니라 주인이다. 이제 구속자들과 수배자들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촛불의 정당성을 폄훼하고 질식시키려는 어떤 기도도 중단되어야 한다. 폭력진압을 통해 국민들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경찰기동대를 즉각 해체하고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난 20여 년 동안 민주주의를 일궈온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2008년 7월 3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윤준하·조한혜정·최재천·사무총장 안병옥
2008.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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