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중앙일보의 미래가 걱정스럽습니다
'적의'만 가득...사실과 근거는 없는 사설에 대해
정구철 국내언론비서관
대통령의 인터넷매체 회견에 대해 오늘 중앙일보가 '반성이 없는 4년, 남은 임기가 걱정이다'는 사설을 썼습니다. 반성 없이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것입니다. 그 많은 매체 가운에 "왜 하필 인터넷 매체만 골랐는가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질문자들을 다그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 사설은 대통령에 대한 '적의'만 가득할 뿐 사실과 근거는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대표를 자처하는 언론사가 '정서'와 '감정'으로만 사설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런 글을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게재하는 중앙일보의 무모함이 두렵기도 합니다. 사설 제목 그대로 중앙일보의 미래가 대단히 걱정스럽습니다.
먼저 "왜 하필 인터넷매체를 골랐는가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부분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길게 논박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지난 1월로 기억합니다. 개헌발의 직후 대통령과 중앙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도 참석했습니다. 직접 1면에 간담회 관련 기사를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어떤 언론도 "왜 하필 중앙언론사 국장단이냐"는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왜 하필 인터넷 매체냐'...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부적절한 표현
"인터넷매체를 골랐다"는 표현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언론상황에서 대통령이나 정부가 특정한 매체를 고를 수 있습니까. 또 '짜고 치는 화투판'처럼 질문이나 내용을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습니까. 제가 거론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번 회견을 주최한 인터넷신문사 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질문자를 다그쳤고 질문자들은 침묵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대통령의 반문에 대해 질문자들은 '자기 의견'을 분명하게 얘기했습니다. 중계를 보았다면 그렇게 말 할 수 없습니다. 전 국민이 함께 보았습니다. 무엇을 보고 침묵했다고 하는 것입니까.
개헌에 대해 대통령이 역으로 물은 것에 대해 한 질문자는 '국민의 공감대와 공론화 과정의 부족'을 얘기했습니다. FTA에 대한 역질문에 대해서도 "외국 기업들이 들어왔을 때 서비스업 등 우리 산업에 있어 구조적으로 위기감기 생기고 이로 인해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한 패널이 분명하게 답변을 했습니다.
다그쳤다고요? 대통령은 차치하고 패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욕적 표현입니다. '대한민국 기자'들이 대통령의 반문에 위축될만큼 그렇게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십니까. 중앙일보 기자들이 그렇지 않은 것처럼 인터넷매체 기자들도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에 대해 행정수도 공약, 재신임 투표 등의 사례를 들어 '위헌 대통령'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대통령이 개헌을 얘기하니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반론할 가치를 느끼지 않지만 중앙일보 내부의 진지한 토론을 위해 행정수도 부분만 언급하겠습니다.
중앙의 논리라면 행정수도 구상 밝힌 박대통령도 '위헌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이 1977년 서울시 연두 업무보고에서 행정수도 구상을 밝혔을 때 우리 언론은 대부분 지지와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밀 서울 분산 위한 대수술' '서울 중심적 위치는 불변...뉴욕과 같은 격' '박대통령의 일대 영단' 등이 대체적인 기사의 흐름이었습니다.
중앙의 지적대로라면 박정희 대통령은 '위헌 대통령'이고 당시 이를 지지했던 언론은 '위헌신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당시 행정수도를 찬성했던 언론사의 모든 기사에 대해 그 진의를 의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의 전체를 전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한 측면만 전달하는 것도 오보입니다. 맥락과 정황을 무시하면 왜곡입니다. 그런 점에서 중앙일보 사설은 오보이면서 왜곡입니다.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7-03-01 19:02:43 카빙뉴스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