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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국민의당 제42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글쓴이 : 발행인     날짜 : 16-06-03 20:06    

국민의당 제42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16.06.03) 국회 본청 216호 

 

▣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내일은 6월의 첫 주말이자 현충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이다. 6월은 붓꽃과 칡꽃이 예쁘게 피어나는 계절이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가 저절로 굵어질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라는 시구가 있다.

 

안보도 저절로 지켜질 리가 없다. 튼튼한 안보 속에는 장병들의 땀과 눈물 국민들의 세금, 그리고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들어있다. 나라를 위해 사망한 분들께 고개 숙인다. 전후방에서 고생하는 국군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훈련과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뒷받침이라면, 우리 안보를 좀먹는 최대의 적은 방산비리, 군납비리이다. 육해공군 모두 방산비리가 끊이질 않는다. 비리가 적발될 때마다 국민들은 실제 전투가 벌어졌을 때 제대로 된 장비로 우리 아들딸의 목숨을 지키고 국가를 보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전·현직 군 고위 간부들이 군납 업체들과 결탁해 이전투구식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결국 우리 장병 37만 명이 30년이나 된 구형 침낭을 써야만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현직 장성 6명, 대령 2명, 공무원 2명이 관련됐다고 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형 침낭으로 한겨울 작전 중에 장병들은 추위에 떨어야했다. 장군 계급장을 달았던 사람들이 한겨울에 작전을 해야 되는 젊은 병사들과 자식들을 군에 보낸 어머니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런 비리를 저지를 수는 없다.

 

1980년대 중반 아프가니스탄 전투에서 소련군 전차부대 지휘관이 진격 명령을 내렸을 때 탱크 20대 중에서 실제 움직인 것은 5대 불과했다고 한다. 겉으로는 멀쩡한 전차였는데, 핵심부품들을 빼서 팔다보니 껍데기만 전차지 실제로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장교들은 전차 부품을 팔아서 마약을 샀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압도적인 군 장비를 투입했지만 소련군이 결국 패배한 이유 중의 하나가 군 내부의 비리였다.

 

방산비리는 장병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전투에 승패를 가른다. 움직이지 않는 탱크, 먹통인 대포병 레이더, 포탄을 날리지 못하는 유도탄, 고속함으로는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 결국 방산비리는 안보를 좀 먹고 무너뜨린다.

국민의당은 방산비리, 군용물 납품 비리에 대해서 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 또 이런 비리와 관련된 재산상의 이익에 대해서는 가혹하다고 할 만큼 추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시 관련 법령을 손보겠다. 방산 비리를 막는 게 튼튼한 안보의 첫걸음이고, 조국을 지키다 희생된 용사들의 정신을 지켜나가는 일이다.

 

한 가지 덧붙이겠다. 과로로 숨진 40대 육군 상사 관련 재판 과정에서 과로의 원인 중 하나로 ‘대대장 이취임식’이 지적됐다. 작전과 훈련에서 강군이 나오는 것이지, 의전과 예우에서 강군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의전과 지나친 예우는 오히려 군의 전투력과 사기를 헤칠 수 있다. 군 당국은 병역 문화에 개선할 점은 없는지 잘 점검해주시길 바란다. 

 

2016 0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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