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고리1호기 폐로 결정 후일담 2 – 경제성 논리가 통(通)하다

본의원은 지난 후일담에서 고리1호기 폐로가 안전성보다 신뢰성을 앞세운 전략의 승리라고 평한 바 있다. 그런데 고리1호기 폐로의 마지막 분수령은 ‘경제성’이었다. 사실상 고리1호기 여론의 최종 향배는 경제성 논리가 어떤 식으로 판가름되느냐에 따라 달려 있었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 재수명연장을 위해 두 가지 논리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나는 안전성, 다른 하나는 경제성이다. 마침 월성1호기 수명연장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 한수원은 고리1호기 경제성에 대해서도 내심 자신감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그렇다면, ‘고리1호기 재연장이 우리에게 정말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까?’라는 이 원초적 질문에 대해 본의원의 고민이 거듭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본의원은 물리학과 출신이라 주위에 조언을 주실 수 있는 지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인들의 조언과 도움으로 경제성 분석 자료가 나온다고 한들, 이 자료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는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다. 왜냐면 고리1호기 경제성 자료 발표 주체는 전문성과 객관성, 신뢰성이 확보된 기관이 우선이었다. 그래야 국민들과 지역주민들이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본의원은 국가 예결산 심의를 지원하는 국회예산정책처로 달려갔다. 하지만, 예정처는 고리1호기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예정처 설득을 시작했고, 필요한 자료를 대신 구해주기도 하였다. 결국, 수개월 노력 끝에 국회예정처로부터 고리1호기 경제성 분석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었다.

예정처의 고리1호기 경제성 자료의 결론은 <1차 수명연장(07년-17년) 약3400억원 손실, 2차 수명연장(17년-27년)에는 1000억 이상의 이익>이었다. 곧바로 보도자료를 뿌렸고, 1차 수명연장 약3400억원 손실 부분에 대해 언론과 여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수원이 경제성 있다고 기존에 분석한 내용과 무려 5천억원 이상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반대 논리도 제기됐다. 2차 수명연장의 경우 1000억 이상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리1호기는 재수명연장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의원은 수명을 2차 연장하더라도 월성1호기처럼 계속운전 심사 기간을 고려하면 오히려 2283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때 결정적으로 한수원의 고리1호기 재연장 시도의지가 꺾이게 되었다.

실제로, 지난 6월 16일 한수원이사회에서는 본 의원이 제기했던 ‘고리1호기 운전을 재연장하더라도 경제성 없다’는 분석과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고리1호기가 국내 최초로 폐쇄되는 역사적 시점이었다.

한 마디로, <신뢰성으로 시작한 전략이 경제성 논리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본의원이 제기했던 신뢰성, 경제성 논리가 고리1호기 폐로에 주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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